[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전문의 자격시험이 불과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공의들의 전문의 시험 준비 기간 확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혔다.
 
대전협은 시험 준비기간 문제로 전공의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병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휴가를 신설한 병원들의 사례를 제시하는 간접적 방법과 수련규칙 준수 여부를 문제 삼아 직접 압박에 나서는 방법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26일 서울시의사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26기 정기대의원총회에서 마지막 연차 전공의들의 시험준비 기간 확보를 주요 논의 안건으로 다뤘다.
 
그간 수련병원들은 관행적으로 마지막 연차 전공의들이 전문의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휴가를 당겨쓰도록 허용해줬고, 이를 통해 전공의들은 최소 1개월 이상 전문의 시험 준비에 매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연차는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날’ 발생한다고 판결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올 들어 대법원의 판결을 근거로 일부 수련병원이 전공의들에게 연차를 당겨쓸 수 없다고 공지한 것이다. [관련 기사=레지던트 3·4년차 전문의 시험 준비 어려워지나...일부 수련병원, 연차 당겨쓸 수 없다 공지]

대전협은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한 직후 보건복지부, 대한의학회 등과 관련 사안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왔으나 병원들을 강제할 방안을 내놓진 못했다. 특히 복지부는 전공의들의 의견에는 동의하면서도 여러 현실적 이유들로 인해 각 수련병원들에 전문의 시험 준비 시간을 보장하란 내용의 공문을 보내달라는 대전협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현재 이 문제는 사실상 개별 수련병원들의 ‘재량’에 맡겨진 상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병원들은 기존처럼 전공의들의 시험 준비를 위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부 병원은 시험 준비를 위한 연차 당겨쓰기를 허용하지 않겠단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소속 전공의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 이대목동병원 대의원은 “병원은 현재 각 과별로 (시험준비를 위한 휴가 허용을) 재량껏 하도록 하고 있는 상태인데, 일부과는 원리원칙대로 15일만 허용하겠다는 과도 있다”며 “전문의 1차 시험이 2월 1일로 예정돼 있는데 최소한 1월에는 공부를 할 수 있게 대전협이 조속하게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대전협은 최소 한 달가량의 시험준비 기간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다양한 방안들을 동원해 수련병원들을 압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전협 조승원 부회장은 “지금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특별 휴가를 신설했다. 남아있는 휴가와 특별 휴가를 더해 30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병원이 자체적으로 휴가를 신설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들이 이런 방법을 활용해준다면 전공의들이 이전과 동일하게 시험준비 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내용을 대전협이 공문 등을 통해 전달해 (각 병원 전공의들을) 도울 수 있다”며 “그런 대안을 제시했음에도 병원이 연차 일수만큼만 허용한다면 해당 병원이 수련규칙 등을 지켰는지 여부 등을 따지며 병원을 압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차원의 공문이 병원들에게 더욱 압박이 될 수 있단 한 대의원의 제안에 대해서는 다음달 중으로 대안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복지부는 시험준비 기간을 보장하란 내용의 공문 발송은 어렵다는 입장인데, 수평위가 서울아산병원이나 서울대병원처럼 특별 휴가를 신설하는 건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라도 공식화해주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대한의학회나 수평위의 확인을 받아 요구할 수 있도록 12월 중에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