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이 폐쇄된 가운데 이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대학병원 한 곳의 응급시설이 통째로 마비되면서 근처 병원으로 환자가 몰려 응급의료시스템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코로나19 29번째 확진환자는 15일 오전 11시 24분쯤 고대 안암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확진 환자가 병원에 머문 시간은 14시간 정도로 실제 응급실 노출 시간은 3시간가량이다. 접촉 의료진과 직원은 45명으로 모두 자가 격리 중이다.
성북구 재난관리과 관계자는 17일 “큰 병원 응급실 하나가 폐쇄됐기 때문에 다른 병원들에서 충분히 응급 환자 과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악의 상황에는 응급환자 이송 대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대안암병원 관계자도 "현재 의료진은 자가 격리 중에 있고 응급실도 폐쇄된 상태라 병원 내 큰 혼란은 없다"며 "그러나 대형병원 응급실이 폐쇄되면서 주변 병원들에서 응급환자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구급대원들의 우려를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실질적으로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공백을 매울 수 있는 근처 대학병원은 서울대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3곳이다. 각 병원들은 아직까지 응급환자 과밀화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지만 충분히 이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경희대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우려할만한 응급실 과밀화 현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저녁시간대에 응급환자가 몰리는 점을 감안한다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응급환자가 좀 늘긴 했지만 고대안암병원 응급실 폐쇄 영향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유행으로 경증환자 수가 크게 줄어 환자 수용에는 문제가 없다"며 "그러나 추가적인 응급환자 수요가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17일 기준) 한양대병원은 응급실 일반병상 27개 중 13개 병상이 사용가능하며 경희대병원은 응급실 일반병상 18개 중 3개, 서울대병원은 35개 응급실 일반 병상이 모두 사용 중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성북소방서 119구급대도 응급 환자 이송을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성북구 소방서 관계자는 "구급상황 관리센터를 통해 병원 당 수용 가능한 병상 수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다. 이외에도 긴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훈련을 통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