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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발사르탄 판매중지 해제 품목 다시 판매중지 '뒷북 비판'

    대만·중국 등 해외 정부당국에서 지난 3일 주하이 루둔사의 품목 회수조치

    업계 "정부, 서툴고 늑장 대응 문제"…식약처장 사퇴 및 보상안 마련 등 촉구

    기사입력시간 2018-08-07 05:57
    최종업데이트 2018-08-07 07:50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중국 제지앙 화하이(Zhejiang Huahai Pharmaceuticals)사에 이은 제2의 불순물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 대해 추가 판매 및 제조 중지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의 이번 대응에 대해 업계에서는 뒷북의 연장선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달 전 판매정지 됐다가 해제된 품목이 다시 판매중지 목록에 올랐고, 해외에서는 해당 품목들에 대해 이미 회수조치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지난 6일 대봉엘에스의 일부 품목에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돼 이 원료의약품을 사용한 22개 국내 제약사의 59개 품목에 잠정 판매 및 제조 중지 조치를 내렸다. NDMA는 앞서 화하이사에서 제조한 발사르탄 제제에서 발견된 불순물이다. 동물 실험에 근거해 인간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대봉엘에스가 중국의 주하이 룬두(Zhuhai Rundu Mintong Pharmaceutical)사로부터 수입한 발사르탄(Valsartan) 조품(Crude, 원료 중간체)에서 잠정 관리 기준 0.3ppm을 초과하는 NDMA가 검출됐다. '조품’이란 그 자체가 약리 활성을 가진 물질로, 화학적인 기본 구조의 변화 없이 단순히 순도를 높이기 위한 정제 공정이나 결정화 공정 등의 처리 공정을 거쳐 최종 원료의약품이 되는 상태의 원료를 말한다.

    그러나 업계는 식약처의 서투른 대응과 해외 조치에 따른 늑장 대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8월 3일 중국 주하이 룬두사의 발사르탄 제제 사용에 관한 발표 전문

    제약업계에 따르면 룬두사는 지난 3일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했다. 이 업체의 2018년 상반기 매출액 대비 발사르탄 판매량 비율은 5.90%를 차지했다. 현재는 판매를 중단한 상태며, 이 회사에서 생산한 373개의 발사르탄 약물에 대해 자가 테스트를 수행했다. 테스트의 정량 기준치는 0.08ppm이었고, 검사 결과에서는 제한치인 0.6t 미만으로 적은 양의 NDMA이 검출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쪽에서 룬두사의 발사르탄 문제가 3일날 발표됐다"며 "현재 식약처는 화하이사 때처럼 외국 정부당국의 대처를 급급히 따라가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한 중소 제약사 관계자는 "이번에 추가로 판매정지된 품목 중 한 달 전 제지앙 화하이사의 발사르탄 사태 발생 당시 판매중지 조치가 내려졌다가 이틀 만에 판매중지를 해제한 품목도 포함됐다"고 했다.

    한국휴텍스제약의 엑스포르테정 10/160mg, 엑스포르테정 5/160mg, 엑스포르테정 5/80mg 등 3개 품목이었다. 식약처는 지난 7월 7일 이 3개 품목에 대해 판매중지 조치를 내렸다가 이틀 뒤인 7월 9일 오전 '제지앙 화하이'에서 제조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며 판매중지를 해제했다.

    이 제약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화하이사에서 수입한 원료의약품인지 확인하지 않고 판매중지를 내린 것이 섣부른 판단이었다"며 "일단 잠정 판매중지를 내렸다면 조치를 해제하는 부분에 있어 더욱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련 단체들은 보상안, 정책 개선 등 정부의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성명을 통해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과연 어떤 약을 믿고 처방을 해야 할지 일선 의료기관의 혼란이 야기된다"며 "정부의 책임감 있는 대책 마련도 없어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의협은 "지난달 발암원료가 포함된 고혈압약 복용을 중지하고 새로 처방받은 약이 이번에 또 금지됐다면 더 이상 국민들이 의약품을 신뢰하고 약을 복용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국민에게 안내하고,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이전과 같이 이번 사태에 대한 후속조치를 일방적으로 일선 의료기관에만 전가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이번 사태의 후속 조치로 복제약 생동성 실험, 약가 구조와 더불어 식약처의 전면적 개편과 식약처장의 즉각적인 징계 및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의 한 약사는 "문제가 된 발사르탄 제제들을 교체하고 이제 한숨 돌리나 했다"며 "환자들의 반발과 비난을 또 우리가 모두 감당해야 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또 "발사르탄 제제만이 아니라 전체 수입 원료의약품을 점검해서 품질관리에 대한 첫 단추부터 바로 끼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약국을 운영해 온 10여년 보다 최근 한 달이 정신적으로 더 괴롭고 힘들다. 식약처에서 보상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