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의 셈법이 바빠지는 가운데, 초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도를 견인했던 '의대 증원' 의제가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구 예측에서 민주당에 뒤지고 있는 것은 물론 비례선거에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이끈는 '조국혁신당'이 빠르게 따라붙으면서 다수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미디어토마토가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어느 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는지' 묻는 124차 정기 여론조사를 공개한 결과, 민주당 44.9%, 국민의힘 39.0%, 개혁신당 3.6%, 새로운미래 2.7%, 녹색정의당 1.6%로 조사됐다.
2주 전 같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44.5%, 국민의힘이 41.2%였던 것과 비교할 때 여당 지역구 지지도가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큰 변화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비례대표 투표는 어느 정당에 하겠는지'를 묻는 질문에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 31.7%, 조국혁신당 29.4%, 더불어민주연합(민주당 준위성정당) 18.0%, 개혁신당 5.5%, 새로운미래 4.2%, 녹색정의당 2.9%로 조사됐다.
2주 전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미래가 39.4%, 민주연합이 25.1%, 조국혁신당이 21%였는데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총선 판국이 흔들리는 배경에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둘러싼 의료계의 반발을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유권자 1002명(전화면접조사)을 대상으로 '의대정원 확대 관련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정부안대로 증원 추진' 47%, '규모·시기 조정 중재안 마련' 41%, '증원 말아야' 6%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 49%, '잘하고 있다' 38%로 정부의 잘못을 지적한 응답이 더 많았았다.
앞서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9~10일 전국 유권자 1000명(전화면접조사)에게 필수의료 공백 장기화에 대한 책임을 물었을 당시에는 응답자의 41%가 '정부와 의료계 모두', 37%가 '의료계'라고 답했지만,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단 19%에 불과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의료계가 강대 강으로 대치하면서 애초 의대 증원에 찬성해 온 여론도 중재안이 필요하다는 여론으로 선회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끝까지 정원 2000명을 고수하고 대학별로 배분하는 게 아니라 원점재논의를 통해 의료계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