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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가인하 피할 수 없지만 시간은 벌었다"…복합제 차수·기업특례 등 구체화

    1차 재평가 2027년 4월부터…생동 기준 보완·과거 인하폭 큰 품목 2차 조정 가능

    기사입력시간 2026-09-03 05:50
    최종업데이트 2026-09-03 05:50

    보건복지부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 공고 중 일부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기등재 의약품 약가를 단계적으로 낮추는 정부의 재평가가 본격 시행을 앞둔 가운데, 시행시기가 늦춰지고 복합제 차수와 기업특례 등 세부 적용기준이 구체화됐다. 기존 53.55% 산정률을 최종 45% 수준으로 낮추는 큰 틀은 유지됐지만, 일부 제약업계 의견이 반영되면서 업계에서는 대응할 시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1일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을 공고했다. 공고에는 재평가 대상과 1·2차 분류, 약가 조정방법, 기업특례 등이 담겼다. 

    공고에 따르면 재평가는 1·2차로 나눠 진행한다. 2012년 12월 1일 당시 동일한 투여경로·성분·제형 제품군에 복수 제품이 등재된 품목 등이 1차 대상이다.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2차 재평가 대상으로 분류한다. 

    단 1차 대상 중 일부는 2차로 조정될 수 있다. 2014년 대비 동일제제 최고가격이 큰 폭으로 낮아진 제품이 대상이다. 제약사가 안정적 공급 필요성 등을 입증하면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동일제제 전체를 2차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공고에는 큰 폭을 판단하는 구체적인 수치 기준은 제시되지 않았다.

    1차 약가 조정은 2027년 4월부터 시작한다. 일반기업 제품은 4년에 걸쳐 51%, 49%, 47%, 45% 수준으로 순차 조정한다. 2차는 2030년 10월부터 같은 방식으로 4년에 걸쳐 조정한다.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별도 특례를 둔다. 혁신형은 2년차에 49% 수준까지 조정한 뒤 4년간 추가 인하를 유예한다. 준혁신형은 3년차에 47% 수준까지 조정한 뒤 3년간 유지한다. 두 유형 모두 7년차에는 45% 수준으로 조정된다. 

    최종 재평가 기준가격은 2026년 9월 1일 동일제제 최고가의 45/53.55%다. 이후 최고가가 바뀌더라도 원칙적으로 9월 1일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동일제제 최고가 자체가 인상되면 인상된 금액을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약가인하가 수익성뿐 아니라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 채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당초 추진했던 신사업 계획까지 조정해야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제약업계 A 관계자는 "약가인하는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 타격을 주기 때문에 연구개발이나 인프라 투자, 채용 축소를 비롯해 당초 진행하고자 했던 각종 신사업 기획을 변경할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산업 성장의 동력 약화나 상실이라는 우려를 안고 있었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정부와 협회 및 산업계의 지속적 논의를 통해 산업계의 의견이 정책 세부사항에 다수 반영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했다.

    제약업계 B 관계자는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는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의약품의 합리적인 약가 체계 마련이라는 취지에서 필요한 정책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제약사 입장에서는 품목별로 약가와 생산·공급 계획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시행 시점이 조정된 점은 기업들이 재평가 기준을 면밀히 검토하고 품목별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중견 제약사와 혁신형 인증을 준비하는 기업도 시행시점 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말 혁신형 신규 인증과 2027년 4월 약가 조정 사이에 시간이 확보되면서 인증 결과와 재평가 대상 품목의 영향을 함께 검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약제 상한금액 재평가 계획 공고 중 일부

    품목별 기준요건도 실제 약가 인하폭을 결정하는 변수 중 하나다. 기준요건은 자체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또는 임상시험 수행 입증자료와 등록 원료의약품 사용 입증서류 제출이다.

    두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해당 연차의 조정가격을 적용한다. 하나만 충족하면 조정가격의 80%,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64%를 적용한다. 기업특례를 받더라도 기준요건 미충족에 따른 20%씩 추가 인하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기준요건 미충족 상태로 등재된 품목도 재평가 기간에 충족 사실을 입증하면 약가 조정에 반영할 수 있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검토가 완료된 자료만 인정한다. 조건부 충족이나 별도 유예는 적용하지 않는다. 

    복합제 재평가 방식도 업계가 주목하는 변화다. 업계에서는 구성 단일제의 등재시기를 연동하면 비교적 최근 출시된 복합제까지 1차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에 복지부는 이번 공고를 통해 복합제를 구성하는 성분의 재평가 차수를 따르지 않도록 했다. 단일제 차수 분류와 동일하게 후발의약품 등재시점을 기준으로 1·2차를 구분한다는 방침이다.

    약가도 구성 단일제 가격과 연동하지 않는다. 개별 단일제의 조정금액을 합산하지 않고 복합제 동일제제 최고가를 기준으로 조정한다. 

    B 관계자는 "복합제에 대해 구성 단일제와 연동하지 않는 등의 기준이 제시된 만큼, 실제 적용 과정에서 품목별 특성과 시장 상황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사는 변경된 기준에 따라 품목별 약가와 사업성을 검토하고 안정적인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부기준 조정으로 업계 부담이 일부 줄었지만 약가인하 자체의 영향은 남아 있다. A 관계자는 "약가인하 자체는 피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 혁신과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의 논의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