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윤영호 교수 연구팀은 전국 20~4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자산 가치(Health Asset Value, HAV)’에 대한 인식과 활용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개인의 건강을 질병 유무가 아닌 유전·의학·행동·사회·환경 등 다양한 요인이 결합된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한 주관적 평가와 연간 소득을 결합해 개인의 건강자산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20~40대 직장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 추정 의향, 건강 관리 유용성, 평가 프로그램 이용 의향,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 참여 의향, 비용 지불 의향 등 5개 항목에 대해 4점 척도로 동의 정도를 물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4%가 건강자산 평가가 ‘실제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 참여 의향은 79.8%, 경제적 가치 추정 의향과 평가 프로그램 지속 이용 의향은 각각 76.1%였다. 실제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63.4%였다. 이는 2021년 일반 국민 대상 조사에서 5개 항목 모두 66.0~85.8%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결과와 일관됐다.
연구팀은 신체·정신·사회·영적 건강 및 전반적 건강에 대한 자기평가, 학력·소득 등 사회경제적 특성과 건강자산 평가 태도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정신건강과 영적건강이 건강자산 평가 태도와 유의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정신건강 우수군’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건강 개선 프로그램 비용 지불 의향이 1.42배 높았다. 봉사활동이나 종교, 명상 등을 통해 삶의 의미를 느끼는 ‘영적건강 우수군’은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 인정 정도가 1.45배, 평가 유용성 공감 정도가 1.42배, 비용 지불 의향이 1.51배 각각 높았다. 반면 신체건강, 사회건강(대인관계·사회활동 상태), 전반적 건강 상태는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사회경제적 요인의 영향도 확인됐다. 대학 이상 학력자는 맞춤형 건강 개선 활동 참여 의향이 2.21배 높았다. 소득이 높은 직장인은 건강자산의 경제적 가치 인정 정도가 1.36배, 체계적 평가의 건강 관리 도움 인식 정도가 1.53배, 평가 프로그램 지속 이용 의향이 1.98배 높았다. 성별, 연령, 회사 규모(대기업·중소기업)는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윤영호 교수는 “직장인의 근무 환경은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와 기업은 근로자의 건강을 단순한 복지 비용이 아니라 투자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다차원적 건강자산 측정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건강 프로그램 개발과 계층 및 지역 간 건강 불평등 해소 정책 수립에 근거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