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올해 2월과 4월에 나란히 1호, 2호 허가를 받은 디지털 치료기기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목적으로 허가됐다. 해당 연구들을 진행하고 또 처방을 맡게될 정신건강의학과가 바라보는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의 전망은 어떨까. 수면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소프트웨어 형태의 디지털 치료기기 사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동시에 의사와 환자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인지행동치료의 디지털화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수면의학회 김석주 이사장(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은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 에임메드의 ‘솜즈’와 웰트의 ‘웰트아이’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올해 디지털 치료기기 1호, 2호가 전부 불면증으로 허가됐다”라며 “디지털 치료기기가 들어오고 후속으로 보험급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디지털 치료기기라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거친 근거 중심이어야 하고, 겉보기가 아닌 실질적으로 의사가 처방하고 환자가 지불할 용의가 있는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했다. 웰니스 성격의 디지털 치료기기는 근거가 부족하고 실제로 시장에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김 이사장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는 시점에서 수면건강, 슬립테크 기술이 많이 부각될 것으로 본다”라며 “올해 남은 기간동안 디지털치료제 이슈가 많을 것이라고 보고 학회 차원으로 모니터링과 전문가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석주 이사장이 바라보는 수면건강의 중요한 문제는 한국인의 수면 부족과 수면제 남용 문제가 있다. 사회적으로도 빛공해가 심한 편이며 교대근무자가 많고 학생들의 등교시간도 이른 편이다. 하지만 불면증에 필요한 인지행동 치료는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에 따라 디지털로 대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 이사장은 “디지털 치료기기의 효과성은 의심하지 않는다.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은 것도 근거를 갖고 확실히 가겠다는 의미다”라며 “다만 미국 페어테라퓨틱스가 파산한 것을 보면 보험제도를 뚫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불면증 1,2호가 무너지면 후속으로 나오는 다른 질환들의 디지털 치료기기도 힘들어질 수 있고, 처음부터 의사와 환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수가가 너무 높거나 의료 보험 보장이 되지 않으면 환자 부담이 커서 보급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수가가 너무 낮으면 국내의 디지털 치료제는 더 이상 개발되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합리적인 수가와 의료보험 적용에 대해서도 건의했다.
김 이사장은 “인간의 감정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아서 생각이나 행동을 바꾸는 것이 인지행동치료다”라며 “그러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할 때는도 의사와 환자의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환자의 상태가 바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디지털 치료기기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환자의 신뢰 역시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올해 내내 디지털 치료기기가 떠오르는 가운데, 수면의학회도 학회 차원으로 꾸준히 모니터링을 하고 대국민을 위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학회는 전문가 지식을 일반사회에 알리기 위해 작게는 개원가, 넓게는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라며 “당장 경제적인 유인을 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수면건강을 위해 필요한 것을 발굴하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