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림프종, 급성골수백혈병 등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는 물론 이식편대숙주질환, 아토피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억제제를 동시에 개발 중인 바이젠셀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약 994억원의 자본으로 연구시설 구축과 설비 도입, 글로벌 임상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바이젠셀 김태규 대표이사는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과 경쟁력을 설명하고 코스닥 상장에 따른 향후 사업 비전과 전략을 밝혔다.
바이젠셀은 지난 2013년 가톨릭의대에서 암질환을 타겟하는 맞춤형 면역항암제와 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면역억제제를 연구개발하는 세포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설립됐으며, 2017년에는 보령제약이 전략적 투자자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바이젠셀을 이끄는 김 대표는 20여년간 면역학을 연구해온 전문가로서 가톨릭의대 교수와 조혈모세포은행장, 세포치료사업단 운영위원, 산학협력단장 등을 맡고 있으며, 한국수지상세포연구회 회장, 대한면역학회 상임이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전문가, 질병관리본부 골수분과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손현정 임상개발본부장, 조현일 연구개발본부장 등 전문인력이 15년전부터 원천기술 연구를 해오고 있으며, 전체 직원 77%가 R&D 인력이며 대부분 석박사로 구성돼 있다.
3개 플랫폼과 6개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림프종치료제는 2024년 출시 예정
바이젠셀은 현재 ▲맞춤형 T세포 면역항암치료제 바이티어(ViTier, VT) ▲범용 감마델타T세포 면역항암치료제 바이레인저(ViRanger, VR) ▲면역억제치료제 바이메디어(ViMedier, VM) 등 3종의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바이티어(ViTier) 플랫폼은 사람의 혈액에서 채취한 T세포를 항원 특이적인 살해 T세포(CTL)로 분화∙배양해 맞춤형(자가) 면역항암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술이다. 현재 이를 통해 NK/T 세포 림프종 'VT-EBV-N', 급성골수성백혈병 'VT-Tri(1)-A', 교모세포종 'VT-Tri(2)-G' 등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있다.
NK/T 세포 림프종(VT-EBV-N)은 현재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 2019년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23년 임상(2상) 완료 후 2024년 조건부 품목허가를 취득해 조기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자주도임상(임상 1상)을 진행해 VT-EBV-N 투여 후 5년(2010년~2015년) 이상의 장기관찰을 진행한 결과, 안전성 뿐만 아니라 유효성도 검증됐다. 기존 치료군(화학요법, 방사선요법)의 무재발 생존율이 26%(2년)인 반면, VT-EBV-N 치료군에서 무재발 생존율은 90%, 전체 생존율은 100%(5년)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암에서 5년 이상 무재발 생존은 완치를 의미한다.
또한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 신약으로 개발 중인 VT-Tri(1)-A는 최근 임상1상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아 올해 말 임상1상을 진입하며, 교모세포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VT-Tri(2)-G는 전임상시험을 완료하고 내년 임상1상에 진입할 계획이다.
바이레인저(ViRanger) 플랫폼은 동종 면역반응이 없는 γδT세포(감마델타T세포)를 이용한 범용 면역세포치료제로 개발하는 기술이다. 현재 바이젠셀은 감마델타T세포의 대량 증식 및 배양보조세포를 이용한 장기 배양 원천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기술력에 특정 암을 표적하는 Chimeric Antigen Receptor(키메릭 항원 수용체) 전이 기술을 접목해 보다 강화된 감마델타T세포-기반 세포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고형암과 혈액암을 겨냥한 범용 치료제 VR-CAR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며, 오는 2025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높은 조직 침투력으로 고형암 치료에 적합하며, 기존의 CAR-T 치료제는 사이토카인폭풍 등의 부작용 문제가 심각했으나 VR-CAR는 안전성이 매우 높다"면서 "다양한 종양세포에 대한 독성이 낮으면서 장기적 배양이 가능한 점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메디어(ViMedier)는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제대혈 줄기세포 유래 골수성 억제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플랫폼으로, 골수성 억제세포 대량생산 기술을 활용한 범용 면역억제 세포치료제로서는 세계 최초로 인체 적용 임상(First-in-Human Trial)을 승인받았다.
바이메디어를 통한 파이프라인 중 이식편대숙주질환(GVHD) 치료제로 개발하는 VM-GD는 임상 1/2상 시험 계획(IND)를 승인받고 올해 안으로 임상시험을 진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VM-AD는 전임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에 임상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업성은? 2024년 55조원대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41조원대 면역억제제시장 공략
바이젠셀은 이 같은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적응증을 타깃하는 파이프라인을 구성할 수 있어 사업 확장성이 높다는 입장이다. 맞춤형 치료제과 범용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모두 확보하고 있어 다각적이면서 상호보완적인 사업화 전략도 추진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8년 193억 달러에서 연평균 16.4%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4년 480억 달러(약 5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해당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는 2024년 NK/T 세포 림프종 치료제 VT-EBV-N 출시를 시작으로 바이티어와 바이레인저의 각 파이프라인 개발을 순차적으로 완료하면서 제품 라인업과 적응증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cGMP를 구축해 생산과 품질관리를 추진하는 한편, 관계사 보령제약와의 협력으로 공동 연구개발과 사업화, 국내 맞춤 치료제 공급과 적응증 확장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동시에 중국, 일본 시장과의 공동임상을 통해 시장도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면역억제제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해 오는 2024년 361억 달러(약 41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바이메디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골수성 억제세포 임상시험을 시행 중에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라며 "적응증별 글로벌 기술이전(라이선싱 아웃)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등 시장 확대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개발에 대한 전략적 투자와 독자적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강화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다"면서 "상장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향후 임상, 기술이전 등의 성과를 창출하면서 세계적인 면역세포치료제 선도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IPO 공모로 임상시험∙연구개발 가속화, cGMP 구축 등 투자 확대
한편 바이젠셀의 총 공모주식수는 188만 6480주로, 100% 신주모집이다.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4만 2800원부터 5만 2700원이며,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약 994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 자금은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된다. 특히 ▲기술 고도화 및 임상시험을 통한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 및 연구개발 확대 ▲cGMP 시설 구축 및 주요 설비 도입 ▲사업화 전략 및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운영 등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는 오는 6일과 9일 양일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실시해 11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2일과 13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8월 말 상장 예정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기준 4037억원~4971억원 규모다. 바이젠셀은 기술특례를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며,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과 KB증권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