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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내야 하는 의사들

    분쟁 늘고, 통제도 심한 팍팍한 의료생태계

    기사입력시간 2016-05-19 07:17
    최종업데이트 2016-05-19 08:39

    KBS2 '태양의 후예' 한장면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내가"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태양의 후예'에서 유시진(송중기) 대위가 드라마 마지막 편에서 한 말이다.
     

    의료분쟁은 늘고, 정부의 의료기관 통제도 갈수록 심하고, 경쟁은 더 치열한 의료생태계에서 의사들 역시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내야 한다.
     
    며칠 새 벌어진 일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다.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19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의사들을 상대로 한 의료분쟁 조정 신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환자가 사망하거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장애등급 1급 등에 해당하면 분쟁 조정이 자동 개시된다.
     
    현재는 의료기관이 조정에 불응할 수 있지만 법이 개정되고, 앞서 언급한 사유에 해당하면 분쟁조정절차가 자동(강제) 개시된다는 의미다.
     
    그러자 벌써부터 의사들이 중환자, 응급실, 고난이도 수술처럼 의료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진료를 기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치료'를 해내야 하는 게 의사다.
     

    수가는 낮고,  비급여도 통제
     
    저수가로 인한 손실을 만회해 주던 비급여 시장은 갈수록 줄고, 실손의료보험에 대한 정부의 통제도 더 강화된다.
     
    18일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건강보험공단, 심평원,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보건사회연구원, 보험연구원은 실손의료보험제도 정책협의회를 열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상, 비급여 부문 과잉진료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TF를 구성해 금년 말까지 개선방향을 광범위하게 논의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의료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그 어려운 경영을 계속 해야 한다. 
     
     
    의료기관간 생존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건소까지 진료영역을 점점 확장하고 있다. 
     


    복지부는 전국 보건소에서 건강증진사업으로 '모바일 헬스케어'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모바일 헬스케어'란 환자가 아니더라도 건강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ICT(정보통신기술)와 검진결과를 활용해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9월부터 전국 10개 보건소에서 건강위험요인이 있는 1천명을 대상으로 내년 2월까지 스마트기기와 모바일 앱을 활용,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건강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후 전국 보건소에서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건강증진사업은 보건소가 마땅히 보다 전문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만 일반 진료기능을 민간의료기관에 넘기기는 커녕 오히려 강화하고 있어 의사들 입장에서는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따라서 동네 병의원들은 점점 덩치를 키우고 있는 보건소에 맞서 환자를 지켜야 하는 그 어려운 일도 해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