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2030년까지 바이오와 케미컬, U-헬스케어에 40조 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은 5배, 케미컬의약품 생산시설은 2배 확대하며, 의료데이터와 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해 신사업을 개척할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은 16일 인천시청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30년까지 셀트리온그룹의 성장 로드맵을 담은 중장기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서 회장은 "지금까지 셀트리온그룹은 영업이익의 40%를 연구개발(R&D)이나 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2030년까지 영업이익의 40%를 예상했을 때 30조원을 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국적 바이오 벤처 투자사로부터 10조원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면서 "화이자의 작년 매출은 55조 원, 영업이익이 16조 원 정도였다. 계획대로 R&D를 하고 나면 매출로는 화이자를 뛰어넘지 못해도 영업이익에서는 육박할 수 있어 의미있는 도전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셀트리온그룹의 비전은 2030년까지 약 40조원의 재원을 투자해 글로벌 의약품 시장 선두주자로 나서고 4차 헬스케어 산업까지 진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직간접적으로 약 1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글로벌 헬스케어 유통망을 구축해 한국을 세계 바이오∙케미컬 의약품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인천과 충북 등 시∙도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 기반의 산업 밸리를 조성, 원부자재 국산화∙오픈이노베이션 사업 등을 통해 바이오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동반성장 및 상생 협력을 도모하면서 업계 앵커기업으로서의 역할도 할 예정이다.

중장기 사업 계획은 크게 ▲인천 송도를 거점으로 25조 원을 투자하는 바이오의약품 사업 ▲충북 오창을 중심으로 5조 원을 투자하는 케미컬의약품 사업 ▲한국을 거점으로 글로벌 대상 10조 원을 투자하는 U-헬스케어 사업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눌 수 있다.


2030년까지 바이오시밀러 20개·바이오신약 10개·케미컬의약품 50개 파이프라인 계획

셀트리온은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향후 총 25조 원을 투자해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이미 20개 정도 파이프라인이 있다. 3개는 출시됐고, 1개는 올해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2개는 임상3상, 4개는 임상 준비 단계에 있다. 신약도 면역치료제 중심으로 5개를 개발하고 있고, 2030년까지 10개를 개발할 예정이다"면서 "현재 20만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목표로 가려면 100만 리터는 돼야 한다. 생산시설을 지금의 5배로 키울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2세대 바이오시밀러 20개 이상을 개발하고 신규 치료 기전을 도입한 신약을 확보하는데 16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바이오의약품 원료의약품 1500배치(100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확충할 예정이다.

3공장은 20만 리터 규모로 송도에 짓고, 추가로 중국에 20만 리터 규모의 생산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서 회장은 이를 위해 중국 정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 안에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 회장은 "중국 정부에 미국과 일본, 유럽, 한국에서 승인된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추가 임상 없이 허가받을 수 있도록 허가절차를 간소화하는 것과 최대한 가격을 맞추는 대신 의료보험에 등재해줄 것 2가지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면서 "대신 중국에 지을 공장에서는 중국 내수 판매용을 생산하고, CMO 시설로 활용해 전세계에 판매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40만 리터 규모의 공장 위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오래된 제품은 가격이 많이 낮아지는만큼 원가를 낮출 필요가 있어 제3국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어 연간 1억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완제의약품 생산 환경을 구축하는데 5조원, 여기에 글로벌 유통망 확충 및 스타트업 지원에도 4조원을 투입한다. 특히 글로벌 유통망 구축은 2019년까지 유럽, 2020년까지 아시아 남미 등 기타지역, 그리고 2021년까지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과 캐나다에 직판 체계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케미컬의약품 사업은 충북 오창에 위치한 셀트리온제약을 주축으로 펼친다.

총 5조원이 투입될 케미컬의약품 사업 부분에서는 의약품 수명 주기를 고려해 약 50여개 파이프라인을 운영하고, 라이선스 인 및 자체 개발을 통해 신약 제품도 개발한다. 이 같은 연구개발에 4조원을 투자하며, 생산설비도 현재 50억정 규모에서 연간 100억정 규모로 확충하면서 별도로 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U-헬스케어에 공격적으로 투자…"제약시장과 비교할 수 없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U-헬스케어 사업은 총 10조원을 헬스케어 사업 전반에 활용 가능한 플랫폼 개발 및 의료데이터∙인공지능에 집중 투자한다.

서 회장은 "고령화로 헬스케어 비용이 늘면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이 수술을 받거나 MRI를 찍을 사람만 병원에 오게하고 단순한 치료는 원격진료, 특히 인공지능(AI)에 의한 원격진료로 가기위해 빅데이터를 만들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작년부터 북유럽 몇 개 국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가지 않으려면 간호사가 왕진을 해야하기 때문에 간호사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고, 진단장비도 포터블 형태로 보급돼야 한다. 실제 실현되는 것이 2025년이 될지 2030년이 될지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이 시장은 제약시장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큰 시장이 될 것이다. 그래서 10조원을 공격적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료 빅데이터 수집 및 활용 사업에 약 4조원을 투입해 환자-진료-처방-유통의 과정을 4차 산업과 연계하는 바이오 e-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진행한다. 맞춤형 진료 및 정밀 진료에 필요한 의료 데이터 수집을 위한 진단기기의 개발 생산에도 약 6조원을 투자하며, 직판 네트워크와 연계 가능한 신사업 플랫폼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투자로 11만명 일자리 창출 효과 기대…앵커기업으로 스타트업 육성에도 힘쓸 것

셀트리온그룹은 의약품 사업 실현을 위해 약 2000여명의 R&D 인력을 신규 채용하고, 바이오∙케미컬의약품 공장 확충에 따른 생산시설에도 약 8000여명의 채용이 필요해 총 1만여명의 직접 고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원부자재 국산화 및 4차산업 진출과 관련된 업종 전반에 걸친 10만여명의 간접 고용효과까지 고려하면 총 11만명이 넘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셀트리온그룹은 송도 바이오밸리 조성 및 앵커기업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해외 생산 소모성 자재의 생산설비를 송도에 유치해 국내 고용 창출 및 투자 유치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주요 원부자재의 국산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적극적인 cGMP 노하우 기술 전수로 협력업체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정부와 학교와 연계해 R&D 및 공정전문가 육성에도 힘쓴다. 

향후 셀트리온 중심의 스타트업 지원 및 상생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펀드도 구축해 바이오밸리 산업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또, 회사가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자해 구축한 글로벌 유통 시스템을 국내 제약사의 수출 활로 개척에도 활용해 국내 의약품제조 산업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서 회장은 "한국에서 힘들게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기술자와 과학자가 많은데 이러다 결국 포기하게 된다. 미국과 유럽에서 사업에 실패하면 망신은 당할 수 있지만 패가망신은 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패가망신을 한다. 그래서 출발을 두려워한다"면서 "우리나라의 많은 앵커기업들이 자기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을 직접 키우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들이 현재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미래에셋증권과 5대 5로 자금을 내 2000억 원 펀드로 투자하고 있다. 2025년까지 그 규모를 5000억 원, 2030년까지 2조 원  정도로 증액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바이오밸리는 셀트리온그룹과 인천시와 더불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도 이야기를 시작한지 오래됐다. 셀트리온그룹이 투자 계획을 밝힌만큼 삼성그룹도 준비되는대로 계획을 곧 발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반도체산업도 중요하지만 바이오도 중요한 산업이니 공격적으로 투자해서 두 앵커기업이 이 산업을 만드는데 공조해주길 바란다. 삼성에서도 조만간 투자계획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서 회장은 "셀트리온그룹은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국가의 헬스케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것이다"며 "전 세계 인류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환자의 삶의 질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기업을 만들어간다는 창업 정신과 기업 철학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