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대한간호협회는 경상북도 지역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전담병원들을 직접 살펴본 결과, 아직까지 감염예방 장비가 상당수 부족해 간호사들이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9일 밝혔다.
또한 간호사를 위한 식사와 휴식을 위한 공간도 열악한 수준으로 현장 간호사들의 안정적이고 지속적 근무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협은 지난 6일 경북 소재 코로나19 전담병원들을 방문해 현장에서 고생하는 간호사들을 위로하고 지원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확인했다.
우선 현장 방문 결과 감염예방 장비가 부족해 간호사들이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간협에 따르면, 경북 소재 코로나19 전담병원인 A병원은 지난 7일 이전까지 이동식 음압기가 설치된 병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간협이 정부에 해당 병원의 이동식 음압기 설치를 건의해 지난 7일자로 10대가 긴급 설치됐으나, 아직까지도 추가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방호복, 체온계, 혈압계, 전동식호흡장치(PAPR) 등도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협에 따르면 실제로 상당수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에 따르면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시간이 원래 기준인 2시간이 아닌 3~4시간인 경우가 허다하다. 방호복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입고 확진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다.
B병원 간호사는 "격리병동 근무 중 가끔 방호복이 찢어질 때가 있다"며 "그럴 경우 서둘러 병동 밖으로 나오긴 하지만 감염에 대한 공포보다 근무가 끝나지 않았는데 많지 않은 방호복을 또 한 벌 갈아입어야 한다는 미안함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그는 "체온계는 종류를 떠나 무조건 부족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전동식호흡장치(PAPR)가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들의 휴게, 휴식 공간 역시 열악한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C병원 간호사는 "장례식장은 현장 간호사들의 기숙사나 다름없다"며 "손으로 속옷과 양말 등을 빨아 장례식장 테이블에서 말리는 등 불편함이 많지만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있어서 위안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그나마 장례식장은 방바닥이라 낫다. 현재 운영하지 않는 내시경실이나 산부인과 등을 숙소로 이용하는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확진 환자의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격리병동 간호사들의 잡무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가뜩이나 부족한 간호사 인력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소재 D병원 간호사는 "격리병동에 투입된 간호사는 기본적 간호는 물론 식사와 화장실 청소 등 환자의 모든 것을 돌봐야 한다"며 "최근에는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휴대폰으로 과일과 영양제, 과자, 완제된 음식 등을 비롯해 마스크팩 등을 주문하는 확진환자의 택배까지 떠맡고 있다"고 말했다.
간협은 코로나19 전담병원 방문을 통해 드러난 간호사 지원방안을 보건당국과 지자체 등에 전달하고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등 현장 간호사 근무여건 개선에 총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간협 신경림 회장은 "이번 경북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고생하는 간호사들을 만나보니 고마움과 안쓰러움에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격리병동에서 확진환자와 24시간 함께 있는 의료인은 간호사다. 정부와 지자체는 잠도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먹고 오로지 환자 간호에만 매달리는 간호사들에게 제대로 된 감염 예방 장비, 식사, 휴식 공간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전담병원 확인 방문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반드시 바로 잡겠다"라며 "현장의 간호사들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국가적 의료재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