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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들이 한약 검증해야 하는 나라

    "넥시아 생명연장 의문···정부가 나서라"

    기사입력시간 2015-11-04 11:59
    최종업데이트 2015-11-04 14:15



    환자들이 한약의 효과를 검증할 수밖에 없는 웃지못할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환자단체넥시아검증위원회'가 1년간 조사한 결과, 말기 암환자의 생존연장과 고가 한방 암치료제 '넥시아'의 연관성을 단언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가 넥시아 효능에 대한 과학적·임상적 검증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백진영 한국신장암환우회 대표는 4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의 넥시아 기자회견에서 "신장암 환자들은 넥시아로 생명을 연장했다는 발표 이후 기존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넥시아 치료를 시작했지만, 치료효과를 보지 못하고 거의 사망했다"면서 "넥시아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정부의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넥시아는 최원철 단국대 부총장이 지난 1996년 옻나무 추출액을 원료로 개발한 이후 10년 이상 효능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환자단체는 정부에 객관적 효과 검증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면서 "이에 따라 환자단체 스스로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넥시아 치료로 장기 생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말기 암환자 10명을 인터뷰한 결과, 생명연장과 넥시아의 효과를 연관짓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최원철 부총장의 박사 학위 논문에 소개된 급성 림프구성백혈병 환자 4명과 동영상 인터뷰 형태로 소개된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 1명은 표준적인 현대의학 치료를 모두 또는 상당 부분 끝낸 후 넥시아를 복용했기 때문에 넥시아 치료로 5년 이상 생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고환암 환자 1명 또한 넥시아 단독 복용 후 두 번이나 재발했고, 표준적인 현대의학 치료 후 넥시아를 단독 복용했기 때문에 이 사례를 넥시아 치료만으로 장기 생존했다고 단언하기 힘들다.
     
    다만, 나머지 4명은 현대의학 치료에 실패한 후 넥시아 단독 복용만으로 장기 생존한 경우로, 넥시아 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소세포폐암 환자는 1년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를 했으나 종양은 계속 커져 추가적인 항암치료를 거절하고 넥시아를 단독 복용한 경우로, 넥시아의 효과를 배제할 수 없는 것.
     
    안 대표는 "그러나 이들 4명은 넥시아 치료를 받은 말기 암환자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해 일반화하기 힘들다"면서 "복지부와 식약처가 나서서 과학적 임상적 검증을 하는 것만이 지난 10년간 계속된 넥시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산하에 넥시아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또 최 부총장으로부터 현재까지 넥시아로 치료 받은 말기 암환자들의 자료를 받아 한국보건의료원구원에서 후향적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넥시아의 양방 버전인 '아징스75' 관련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넥시아 효능에 관한 과학적 결론을 내야한다고 촉구했다.
     
    안 대표는 "환자단체는 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등 이익단체의 분석결과를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면서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정부와 그 산하 연구기관에서 주도해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