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의료노조가 의료 공급자들에게 노동기본권 교섭에 응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노조는 7월 14일까지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가 노동기본권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고용노동부, 국회 등과 협조해 시정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향후 2차, 3차 교섭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의료단체들은 노조의 교섭 요청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5일 오전 '보건의료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노동기본권 교섭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나순자 노조위원장은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남녀고용평등법, 모자보건법 등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 병원·의원노동자들에게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교섭을 하자는 요구에 의협과 병협은 이를 거부할 어떤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에 속한 10.5%의 의료인력을 제외한 보건의료 종사자들에게도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라는 취지다.
이날 노조 측은 교섭 명분이 될 수 있는 4058명을 대상으로 한 '중소병원·의원 노동자 노동조건 실태조사'도 발표했다. 노조는 지난 4월부터 해당 실태조사를 준비해왔다.
조사 대상은 직종별로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등 의료기사가 65.5%, 간호직이 23.6%인데 조사결과, 실수령 연봉이 2000만원대인 경우가 35.1%(903명)으로 나타났다. 2000만원 미만 연봉은 1% 수준으로 39명이었다.
지난해 최저임금(1984만원~2272만원)을 고려했을 때 1.4%(53명)가 이보다 적은 임금을 받고 있었으며 서울시 생활임금 기준(2411만원~2868만원)보단 13.1%가 적은 연봉을 받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또한 5인 미만 1차의료기관의 경우 52.5%가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었으며 5인 이상 의료기관은 38.3%가 고용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외 주말근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한 이들은 40.7%였고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각각 15%, 20%였다.
나순자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두곳에 교섭 요청을 보냈지만 아직도 공식적 답변을 받지 못했다.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오늘 토론회 참석에도 응하지 않은 점에 유감"이라고 말했다.
유나리 전략조직국장도 "의협과 병협이 7월 14일까지 노동기본권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향후 2차, 3차 교섭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그래도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용노동부와 국회, 지자체의회 등 협조를 요청해 기정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는 노조의 의료계단체 교섭 요청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토론회 직후 본지 통화에서 "노조의 교섭 대상은 의료계가 아니라 정부와 사용자"라며 "의료계단체가 노조와 협상 교섭 대상인지에 대해선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