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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 예비명단 갑자기 60~74세 고령층만 가능? 현장 의료기관은 '대혼란'

    의료기관들 "일반인 예약 취소로 폐기 생길 우려" 질병청 "네이버·카카오 앱으로 등록, 9일까지 기존 예약자 유예"

    기사입력시간 2021-06-03 11:45
    최종업데이트 2021-06-03 11:45

    사진=의료계 관계자 제보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A의료기관은 자체적으로 전화를 받아 코로나19 백신 잔여량에 대한 접종 예비명단을 채우고 있었다. 단골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쳐서 전화 예약을 받다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A의료기관은 지자체로부터 오는 4일 이후에는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받는 예비명단은 60~74세 고령층만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얼마간 힘들게 받았던 예약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1~2일 코로나19 백신 위탁의료기관들에 공문을 통해 기존 예비명단 대상자 접종을 3일까지 종료하고, 4일 이후부터 예비명단 또는 당일 현장 접종은 60~74세 고령층만 예약·접종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추진단은 의료기관 예비명단으로 60~74세까지만 가능하고 일반인 예약 접종은 3일까지만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4일부터는 네이버, 카카오 신속예약시스템을 적용해 일반인 잔여량 신청은 모바일 앱으로 일원화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유는 코로나19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에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SNS로 백신 접종을 예약할 경우에 고령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추진단은 “올해 상반기 주 접종대상자는 코로나19 치명률과 위중증률이 높은 고령층인 만큼 최대한 고령층 대상자가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라며 “또한 5~6월 우선접종 권장대상인 고령층 사전예약기간 이후에도 접종 기간 내 현장예약 및 및 당일 접종이 가능하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추진단은 “특히 고령층의 경우 카카오, 네이버 앱을 이용한 잔여백신 신청이 어려워 접종을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예비명단을 활용해서라도 고령층 접종을 시행해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특히 사전예약이 되어 있지 않은 고령층을 예비명단으로 접종할 경우 기존 접종대상자 명단에서 삭제하고 기타로 접종 내역 등록 가능하다고 적극적으로 안내하도록 했다. 얀센 백신 접종 시행기관에서는 고령층 접종 예비 명단으로 얀센 백신 잔여량 접종도 가능하다는 것도 안내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하루 최종 개봉 바이알에서 발생하는 잔여량은 네이버, 카카오 당일신속예약서비스를 활용해 접종해주길 바란다. 미접종 폐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당부한다”며 예약 미비로 인한 접종 폐기량에 대한 주의도 당부했다.  

    이에 대해 일선 의료기관들로부터 대혼란에 빠졌다. 우선 A의료기관처럼 4일 이후 확정된 예비명단 일반 예약자들에게 갑자기 취소 통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앱을 통한 예약시스템도 아직 불안정해 자칫하면 폐기하는 백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의원 원장은 “의료기관에 자율권을 주면 알아서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정말 폐기량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 평소 단골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이 맞을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진행되면 오히려 잔여량을 제대로 소진하지 못하고 예약 부도가 생기거나 예약자를 구하지 못해 폐기하는 백신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B의원 원장도 “백신 접종에 큰 이득이 되지 않지만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백신 위탁기관을 신청했지만 실질적인 이익이 없다”라며 “일찌감치 제대로 된 공지도 하지 않고 하루아침에 지침이 바뀌면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일반 예약자들에게 예약 취소를 하면서 재안내를 해야 한다. 가뜩이나 백신 예약으로 업무 마비 상황에서 이중으로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질병관리청은 일반인 예약자가 포함된 예비명단은 9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사용가능하다고 강조했지만, 현장에서 예비접종에 대한 혼란은 여전한 상태다. 

    질병청은 “4일부터 의료기관에서 잔여백신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희망자를 접수받아 예비명단으로 접종대상자를 관리하는 방식보다 의료기관이 예방접종시스템에 당일 잔여 백신량을 등록해 카카오, 네이버 앱을 통해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잔여백신 발생과 접종 희망자의 연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의료기관과 접종 희망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희망자가 선택해 당일 예약하도록 하는 방식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질병청은 “기존에 위탁의료기관에서 이미 마련한 예비명단은 잔여백신 예약서비스 시범운영이 끝나는 9일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사용 가능하다”라며 “다만 앱을 이용하기 어려운 60세 이상 연령층은 기존 방식과 같이 예외적으로 의료기관에 전화로 예비명단에 이름을 등록해 잔여백신 발생 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