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종근당이 국내 전통 개량신약, 제네릭 제약사에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바이오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종근당 오춘경 부사장은 11일 열린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Driving CKD Engine Into New Era(새로운 시대를 가는 종근당)를 주제로 R&D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종근당은 오랜 역사를 지닌 국내 전통 제약기업으로 합성화합물, 제네릭, 개량신약 분야에서는 최고 위치에 안착해 있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지난 1972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중앙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를 통해 독자적인 원료와 완제품 연구개발을 위한 전기를 마련한 데 이어 우수인력 양성,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연구소는 신약연구소와 기술연구소, 바이오연구소인 효종연구소 등이 있으며, 신약연구소는 암, 신경, 면역, 대사 질환 등의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기술연구소는 새로운 약물전달 기술을 이용한 신제제를 연구하며, 효종연구소(바이오)는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항체 신약, 바이오시밀러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종근당은 자체 연구개발을 토대로 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R&D 파이프라인 확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효종연구소를 중심으로 바이오로의 기업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이다. 일환으로 GSK 등 미국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연구개발을 총괄해온 오 부사장도 종근당으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종근당의 대표 플랫폼 기술인 HDAC6 선택적 저해제가 있다. HDAC6는 HDACs 패밀리 중 클래스 IIb에 속하며 다른 HDACs와 달리 세포질에 위치한다. HDACs는 세포 내 단백질들을 탈아세틸화하는 효소를 뜻한다.
HDAC6는 단백질 탈아세틸화 외에도 유비퀴틴화된 단백질(ubiquitinated protein)과 결합해 이를 분해하는 기전에 관여한다.
종근당 효종연구소는 효능과 독성 측면에서 HDAC6 선택적 저해제의 우수성을 인지하고 신경, 암, 면역 등의 질환 치료를 목표로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HDAC6 저해제의 기본 구조를 바탕으로 각 질환에 맞는 최적의 약물을 도출하는 기술을 구축했다.
실제 이를 활용시 신경세포의 축삭 수송(axonal transport) 손상 개선을 통한 인지 능력과 운동성의 개선이 가능하고, 소포체 스트레스 증가를 통한 암사멸 유발 기전을 통해 항암신약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항염증 효과도 있어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도로 활용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약효 지속 서방형 주사제 플랫폼 기술 리퀴스탈(Liquistal)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약물을 포함한 액상제형이 피하주사 후 체액과의 접촉을 통해 젤로 전환되는 기술로, 이를 통해 1회 주사만으로도 1주일~수개월까지 약효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종근당은 이들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바이오 R&D 파이프라인을 다양하게 구축하고 있다.
오 부사장은 "2세대 빈혈치료제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인 네스벨(CKD-11101)이 첫 바이오시장의 도전이다. 현재 국내에 이어 일본에서도 허가 후 출시한 상태"라며 "유럽에서는 자가면역질환, 샤르코마리투스(CMT), 이상지질혈증 등의 임상시험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DAC6 억제제(inhibitor) 기반의 CMT치료제인 CKD-510는 현재 유럽 임상2상 단계에 있으며, 같은 계열인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CKD-506도 유럽에서 임상2상을 하고 있다. 해당 질환 외에도 다양한 적응증으로 임상을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와 함께 CETP 억제제(inhibitor)인 이상지질혈증 치료신약 후보물질 CKD-508는 영국에서 임상1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KD-508의 작용기전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 에스터(CE)와 중성지방(TG)의 운반을 촉진하는 CETP의 활성을 억제해 저밀도콜레스테롤(LDL-C)을 저하시키고 고밀도콜레스테롤(HDL-C)을 상승시켜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1상임상 키데이터를 다음달 발표할 예정이며, 키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 전략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오 부사장은 "효종연구소와 함께 글로벌로의 도약을 위해 미국 퍼듀대학 안에 랩실(연구실)을 만들고, 미국 임상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며 "HDAC6 억제제 계열인 CKD-510역시 미국에서 임상2상을 준비중이며, CKD-506는 폐섬유화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으로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엔셀에 전략적 투자를 통해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개발(CDMO)을 담당하도록 했으며, 최근 가톨릭의대 옴니버스파크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연구실도 오픈하는 등 인프라 확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종근당의 체질개선은 비단 글로벌 시장진출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충족 의료 수요에 대한 기여의 일환이기도 하다.
오 부사장은 "암, 신경계질환, 면역계질환 등이 치료 만족도와 의약품 치료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구체적으로 당뇨병성 신경증,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 퇴행성 시력, 폐암, 만성신부전증, 골관절염, 골다공증, 간암, 자궁암, 파킨슨병, C형간염, IBD, 등이 있다"면서 "세계 제약시장 역시 2020년 기준 전체 9440억 달러 규모로 항암제 17%, 면역조절 11%, 감염 11% 순인데, 오는 2026년 기준 1조4490억 달러 규모로 커지는 것은 물론 항암제가 22%로 최다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저분자 화합물, 항체치료제에서 앞으로 유전자·세포치료제가 신동력이 되며, 주요 질환은 면역, 항암과 희귀·유전병, 노인성 질환 등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첨단 약물도출 기술과 인간 유전정보 빅데이터, 유전자 조작 기술 등이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오 부사장은 "세계 의약품 시장 성장은 항암제와 면역억제제, 피부질환치료제 등이 주도할 것이며, 세포·유전자치료제 기반의 희귀의약품 성장도 가속화할 것"이라며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기 위해 종근당은 최초, 최고 기업이라는 전통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바이오분야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약개발은 플랫폼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고, 전문인력과 자본(펀딩) 등 3가지 요소가 있어햐 성공할 수 있다"며 "종근당은 기존의 합성신약, 개량신약, 제네릭은 물론 항체의약품, 바이오시밀러 등의 연구개발 경험을 기반으로, 오랜기간 준비해온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의 가시적인 효과도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