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당뇨병치료제의 처방이 확대되면서 의료계에서는 부작용 우려와 함께 신중 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대한당뇨병학회는 7일 성명서를 통해 SGLT2 억제제는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심혈관 질환, 심부전, 신장 보호 등에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으나, 일부 부작용 위험이 있어 의료진의 신중한 처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SGLT2 억제제는 최근 대규모 임상 연구 결과에서 심혈관 질환, 심부전에 대한 이득과 신장 보호 등 효과를 입증했으며, 치료 지침에서 권고수준이 높아졌다. 이에 2형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심부전, 신부전 환자에게 처방이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SGLT2 억제제는 생식기 감염, 당뇨병케토산증, 근감소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신중한 처방과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에 학회는 ▲생식기 감염과 요로 감염 ▲탈수와 당뇨병케토산증 ▲과도한 체중감소와 근감소증 ▲노인 2형당뇨병 환자에서의 사용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SGLT2 억제제 치료는 생식기 감염, 특히 진균 감염(주로 칸디다 종 감염)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으며, 약 3-5배 정도 그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생식기 진균 감염 병력이 있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환자에게는 회음부 위생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미한 감염이 있는 환자와 치료에 잘 반응하는 환자의 경우 SGLT2 억제제를 유지할 수 있으나, 중증 감염이 있는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중단을 고려하며, 이후 치료를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물지만 SGLT2 억제제 치료가 회음 괴저(Fournier gangrene)를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므로 조기에 진단하고, 광범위 항생제를 빠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낭과 항문 주위에 압통과 발적이 발생할 경우 회음 괴저의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SGLT2 억제제 치료가 요로 감염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확실한 근거는 부족하지만, 급성 신우신염과 요독증 치료 중에는 SGLT2 억제제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학회는 탈수 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도 신중 투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학회는 "SGLT2 억제제는 약물의 기전상 체내의 포도당과 수분 배출을 촉진한다. 특히 이뇨제를 복용 중인 환자에서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며 "인슐린 분비 능력이 현저히 저하된 환자(1형당뇨병, 유병 기간이 긴 2형당뇨병 등)에게 사용 시 당뇨병케토산증의 발생 위험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SGLT2 억제제와 관련된 당뇨병케토산증은 고혈당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 즉 정상혈당당뇨병케토산증(euglycemic diabetic ketoacidosis)도 많아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며 "환자의 임상 증상에 따라 필요 시 케톤체를 확인해야 할 수 있다. 음식 섭취가 어려운 상황, 과도한 음주, 급성 질환, 외상, 수술 등이 동반될 경우 케토산증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SGLT2 억제제 사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추후 치료를 재개해야 한다"고 전했다.
과도한 체중 감소와 근감소증도 우려했다. 학회는 "SGLT2억제제 치료는 대상 환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약 2-3 kg 정도의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마른 고령 당뇨병 환자에서의 사용은 주의가 필요한데, 이러한 환자에서 SGLT2억제제 치료 시 근감소증과 과도한 체중감소 사례가 보고됐다"고 했다.
학회는 "SGLT2억제제의 작용 기전상 체중감소와 더불어 근감소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글루카곤 분비를 강화해 근육 단백질 분해를 촉진하고 이에 따른 근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노인에서 근감소증이 있거나 체질량지수가 정상범위보다 낮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SGLT2억제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적응증에 따른 치료 시 나이가 비뇨생식기 감염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노인에서 비뇨생식기 감염은 비정형적으로 발현하므로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며, 급성 질환이 동반된 경우 음식과 수분 섭취가 젊은 환자에 비해 감소할 수 있어 체액 고갈의 위험이 증가하고,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며 "노인 환자에게 SGLT2억제제를 처방할 때는 보다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