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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 "3상 비교임상해야 올해말 출시 '게임클로저'가능"

    SK·셀리드·제넥신·유바이오·진원생명과학 등 요청에 정부도 공감...비용은 2~3곳 선정 지원

    변이대응 가능성과 보관 용이(상온 또는 기존 백신 저온) 등 후발주자 강점 제시

    기사입력시간 2021-02-02 15:08
    최종업데이트 2021-02-14 20:54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들이 후발주자로서 강점을 살려 '저비용·고효능·안전' 백신을 만드는 데 한창이다. 백신 효능이 6개월~1년간 유지돼 2022년, 2023년 등에도 접종이 이뤄지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기업들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코로나19 백신을 출시하려면, 3상에 비교임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임상 비용 일부를 정부가 선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셀리드·제넥신·유바이오로직스·진원생명과학 등은 2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이광재 국회의원이 공동 개최한 '미래와의 대화, 코로나 클린국가로 가는 길: 국산 백신 로드맵, 코로나19 백신 자주권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진 =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개발 전략 백신 자주권 토론회 영상 갈무리.

    현재 합성항원백신을 개발 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과 글로벌 백신 생산 위탁 등 투 트랙 방식으로 백신 공급전략을 세웠다. 자체 개발도 두 개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중간 결과에 따라 더 나은 1개를 선정, 대규모 3상임상에 돌입할 방침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이상묵 전략기획실장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출시가 가능하다. 빨리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게임클로저' 백신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위탁생산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등 두 가지 제품이며, 이들의 상업화 물량 생산 준비를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백신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임상3상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다. 특히 참여이원을 모집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며 "면역원성(ICP) 허가심사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 백신들과 비교 임상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앙IRB제도 도입과 국가차원 변이바이러스주 연구 지원도 이어져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범정부지원단에 이미 요청했고, 정부 역시 긍정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데노바이러스벡터백신을 개발 중인 셀리드의 강창율 대표 역시 비교임상 도입을 적극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 = 셀리드 코로나19백신 작용 기전 설명 백신 자주권 토론회 영상 갈무리.

    셀리드 강 대표는 "셀리드가 이미 암치료 백신 연구 플랫폼을 오랜 기간 개발해왔고, 이를 코로나19 백신에도 도입한 것이다.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된 플랫폼"이라며 "특히 면역증강제 없이 단 회 투여만으로도 중화항체 반응, T세포 반응을 유도할 수 있으며, 어떤 플랫폼 보다도 효과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것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사 규모가 적어 2상부터 LG화학과 협업하기로 했다. LG에서는 대량생산과 해외 진출 등에 협력하고, 고대구로병원 등 많은 대학병원들이 임상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전통적인 임상시험 방식을 적용하면 가장 명확한 증명이 가능하지만, 많은 대상자가 필요하다. 게다가 위약 사용시 윤리적인 문제도 발생 가능하다"면서 "임상시험 기간을 대폭 축소하기 위해서는 외국 백신과의 비교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청에 적극 요청할 예정이다. 이렇게 하면 적은 대상자로 신속한 결과 도출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행정적인 심사제도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사전검토 제도를 활용해 더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자체적인 공장을 완공했으나 GMP 인증 절차와 시간도 문제인데, 이에 대해 사전검토제, 신속심사 등을 적용해달라"고 촉구했다.

    SK와 같이 합성항원 백신을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 백영옥 대표도 비교임상의 장점을 밝히면서, 해당 제도 도입시 이르면 내년 초 국내 허가까지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백 대표는 "현재 자사가 개발하는 유코백-19백신은 코로나19와 같은 리포좀 운반체를 사용하고, 자체 면역증강제를 사용해 면역반응을 빠르게 하는 한편, 일반 백신들처럼 냉장보관만으로도 운송이 가능해 현재 유통시스템을 그대로 사용가능하다"면서 "무엇보다 RBD 항원을 채택해 적은 양을 사용하면서 다른 질환의 발병이 적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하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적은 양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강점을 살려 최근 영국, 남아공, 브라질 등의 변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양을 늘려서 추가 임상을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백 대표는 "현재 제품 타임라인은 은평성모병원에서 백신 투여를 준비하는 단계다. 저용량 25명, 고용량 25명을 투여할 예정이며 4~5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라며 "만약 임상3상에서 선진국 백신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비교임상제도를 도입하면 오는 11월에 조건부허가를 받아 내년초 국내허가 신청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한 "비교임상 도입과 함께 유망 제품에 대한 임상비용을 추가로 지원해야 하며, 동시에 2021년에 2022년, 2023년 물량을 사전 구매해 개발자의 투자 부담도 감소시켜달라"고 당부했다.

    DNA 백신을 개발 중인 제넥신 우정원 사장도 대규모 3상 임상시험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정부차원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사진 = 제넥신 코로나19 백신 설명 백신 자주권 토론회 영상 갈무리.

    우 사장은 "현재 변종 예방을 위해 기존 제넥신 코로나19백신을 19N으로 바꾸고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제넥신과 함께 국제백신연구소, 제넨바이오, 포스텍 등이 협업 중이며, 500명 가까이 투여한 현재 상당한 안전성을 증명했고 T세포 반응 유도도 매우 강력하게 나타났다"면서 "상온에서도 같은 효과를 유지해 보관과 유통(운송)도 용이한 것이 특징"이라고 자사의 백신을 소개했다.

    우 사장은 "3상을 하려면 임상참가자가 수만명이 필요해 해외 임상이 불가피하다. 1, 2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해외 협력을 추진 중"이라며 "수천억원의 비용이 드는 만큼, 현재 진행되는 국가과제 지원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 추가적인 임상 지원이 필요하며, 환자(대상자) 등록과 승인 과정 등의 절차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넥신과 함께 DNA백신 개발에 나선 진원생명과학 역시 임상시험에 대한 비용 지원을 요청했다. 정무성 연구소장은 "현재 개발 중인 GLS-5310(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변이에 대비할 수 있고, 냉장보관시 5년간 품질이 유지되는 등 안정성도 갖추고 있다. 변이 대응을 위해 스파이크 항원의 성분을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글로벌 진출을 위해 미국 등에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소장은 "국내 승인 준비에 있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 문제다. 국가 감염병 위기상황에서 백신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이 신속하고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량 생산설비 구축, 생산 비용을 고려해 개발자금 역시 선지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지원이 일부 이뤄지고 있으나 이마저도 지원받는 기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것도 애로사항"이라며 "최종 선정 이후 발생한 비용만 지원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의 경우 연구비 25% 이상을 현금매칭해야 해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개선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묵현상 단장(코로나19백신개발사업단장)은 "5개 회사 모두 요청한 부분이 비슷하다. 우선 임상3상을 ICP 대리지표로 비교임상 방식으로 하자는 의견이 가장 많았는데, 이는 사업단과 정부도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들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묵 단장은 "더욱이 면역 대리지표를 만들기 위해서 백신개발 글로벌기업들이 ICP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이전까지 이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어려움을 토로했는데, 최근 세계적 동향이 바뀌고 빌게이츠재단과 CEPI 등이 움직이면서 빠른 시일내 진행되지 않을까 한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또한 "IRB 관련 제안도 나왔다. 현재 병원마다 기준이 달라 공동, 위탁, 상호인정 방식의 IRB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라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식약처가 노력 중이며, 위탁IRB는 아주대병원의 참여로 일정 부분 해결됐고, 공동IRB도 정부 주도로 추진 중이다. 다만 상호인정은 어려울듯하다"고 설명했다.

    묵 단장은 "결국은 비용 문제로 귀결된다. 현재 사업단에서 1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지원했으나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다"면서 "올해 680억원의 임상 지원을 예산으로 받았고, 이에 대해서 백신을 개발하는 5개 회사에 배분할 예정이다. 이는 3상을 하기에는 택도 없는데, 다행히도 정세균 총리께서 3상 시점에 우수한 백신 2~3개를 선정해 집중 지원하겠다는 기조다. 개발자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묵 단장은 후발주자의 '고효능, 안전성, 저비용'이라는 강점과 변이대응 추가 가능성, 백신 효과 기간(6개월~1년)에 따른 추가 접종 필요성 등을 고려해 국회, 정부 등이 글로벌 3상임상까지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한다면 국내 백신의 경쟁력이 대폭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