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최근 5년간 의사 징계처분 건수를 전수 조사한 결과 실제 성범죄에 대한 의사 징계가 모두 경징계에 그치고 있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또한, 면허 취소 처분에 대한 재교부 역시 너무 쉽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5년 이후 의사에 대한 자격정지, 면허취소 등 징계처분 자료에 따르면 전체 1854건의 징계처분 중 자격정지 1개월 이하의 경징계는 450건으로 전체 징계처분 가운데 24.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징계 사유별로 살펴보면 1위는 리베이트와 관련된 사안으로 총 761건을 기록했다.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진료기록부와 관련된 사안이 308건으로 2위였고 진료비 거짓청구(238건), 비의료인에게 의료업무를 하게 한 경우(130건), 환자를 직접진찰하지 않은 경우(71건) 등이 뒤를 이었다.
성범죄로 인한 징계는 지난 5년 동안 4건에 그쳤는데 징계는 모두 자격정지 1개월에 그쳤다.
맹 의원은 “이 중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한 경우를 포함해 진료 중 환자를 강제추행하거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전 수면상태에 있는 환자 음부에 손가락을 넣은 유사 강간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맹 의원은 환자 안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거나 의사가 마약류 진통제를 스스로 투약한 사안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판단, 자격정지 1개월에 그친 사례 역시 다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사례 중에는 사용기한이 지난 마약류 주사액을 환자에게 사용한 경우 등 음주 후 봉합수술과 대리수술도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면허가 취소된 의사에 대한 재교부 사례 역시 2015년 이후 53건이 있었다. 면허 재교부가 불허된 사례는 2015년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산부인과 의사 시신유기 사건', 단 한 건에 그쳤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의료법상 결격사유에 근거해 2014년 면허가 취소된 해당 의사는 복역을 마친 이후 2017년 면허 재교부를 신청했다. 복지부는 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의원회의 심의를 요청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최근까지 면허를 재교부해주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다만 현행 의료법에 면허 재교부를 명백히 거부하는 조항이 없고, 면허재교부 금지기간이 최대 3년으로 정해져 있어 해당 의사의 지속적인 민원제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이는 현행 의료법이 의사 면허 재교부에 대해 ‘면허 취소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改悛)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면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복지부는 의료법의 ‘개전(改悛)의 정’을 판단하기 위해 재교부 신청자에게 개전의 정 확인서를 받고 취소기간 중 무면허 의료행위를 했는지 면허취소 사유가 어떤지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기준이 없어 실제로는 대부분 면허 재교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에 대한 자격관리는 보다 엄격할 필요가 있다”며 “의사 징계 처분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를 통해 성범죄 등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가 드러난 만큼, 국민들이 납득하고 안심할 수 있는 보다 강화된 자격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의료법 개정 등 복지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