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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승혁 회장 “한의사, 미용기기 사용 도 넘었다…의료기기업체에 공문 보낼 것”

    [인터뷰] 미용비만재생의학회, 한의사 피부미용 시술‧기기 사용 근절 캠페인 진행

    기사입력시간 2026-05-26 13:41
    최종업데이트 2026-05-26 13:41

    대한미용비만재생의학회 홍승혁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계와 한의계 간 직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한의사의 피부미용 시술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레이저, 필러, 보톡스 등 이른바 ‘미용 시술’ 영역을 둘러싸고 직역 간 경계와 합법성, 환자 안전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히며 사회적 쟁점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한미용비만재생의학회 홍승혁 회장은 이런 흐름에 대해 “단순한 직역 갈등을 넘어 환자 안전과 의료체계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는 문제”라고 진단한다. 이에 학회는 학술적 내용을 중심으로 한의사의 불법의료행위를 막기 위해 직접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한의사의 미용 직역 침탈 저지 캠패인’을 통해 한방 현대 미용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겠다는 게 학회의 계획이다. 그 시작으로 홍 회장은 최근 지하철역 앞에서 한의사 불법의료행위를 알리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한 직접 주요 미용의료기기 제조·수입·유통 업체에 공문을 발송해 환자안전 기준에 동참하는 기업을 공개적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메디게이트뉴스는 홍승혁 회장을 만나 한의사의 피부미용 시술 논란의 현주소와 쟁점, 그리고 제도적 보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대한미용비만재생의학회 홍승혁 회장과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Q. 현재 한의사의 피부미용 시술과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한다면.

    이 문제를 '의사 대 한의사'라는 프레임으로 보지 않는다. 학회는 학술단체다. 우리의 관심은 오직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안전한 시술이 이뤄지고 있는가다. 레이저, HIFU, RF 등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는 조직에 열 손상을 가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안전한 시술을 위해서는 피부 해부학, 조직의 열반응, 합병증 대처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학회는 단순히 미용 시술을 넘어서 이런 시술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가는 학술단체다. 그 입장에서 보면, 한의사들의 에너지 기반 기기 시술은 이러한 부분에서 큰 문제가 된다. 의사와 학회가 여기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다.

    Q. '한의사 불법 의료행위'의 기준은 무엇이라고 보나.

    기준은 현행 의료법과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이 정의한 의료행위, 즉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행위로서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에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 시술이 정확히 해당한다.

    한의사들은 지속적으로 진단용 초음파 기기 등을 예시로 들며 의료기기 사용 범위를 넓히려 한다. 하지만 의료용 레이저(IPL, 프락셔널, 피코 등), 보톡스·필러 주사 시술, HIFU·RF 등 에너지 기반 기기 시술은 본질이 다르다. 조직 손상 가능성이 있고, 부작용 발생 시 즉각적인 의학적 처치가 필요하다. 절대 한의사들에게 쉽게 맡길 수 없는 영역이다.

    Q. 환자 안전 측면의 위험성은 무엇이 있나.

    우선 시술 자체의 위험이 크다. 학술적으로 피부 두께, 멜라닌 함량, 혈관 분포는 부위별·개인별로 다르다. 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에너지를 전달하면 화상, 색소 침착, 반흔, 조직 괴사가 발생한다. 필러의 경우 혈관 내 주입에 의한 피부 괴사, 심하면 실명까지 보고돼 있다.

    합병증 대처 능력이 부재한 것도 문제다. 혈관 폐색 시 히알루로니다제 즉시 투여, 감염 시 적절한 약물 처방 등 응급 대응이 가능해야 한다. 이 체계가 없는 환경에서의 시술은 환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학회에 축적된 학술 데이터와 임상 보고를 보면, 이런 위험은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현실이다. 

    Q. 한의계의 미용 시술 허용 주장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한의학의 고유 치료 영역은 인정한다. 그러나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는 현대 물리학과 의공학의 원리로 작동한다. 핵심은 '누가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교육과 수련을 거쳐야 안전하게 할 수 있느냐'다. 

    의과대학 및 전공의 수련 과정에는 해부학, 생리학, 약리학, 기기 관련 실습이 체계적으로 포함돼 있다. 학회는 이 교육 체계의 차이를 과학적 사실로서 지적하며, 환자 안전을 우선시한다는 관점에서 절대 한의사에게 현대 미용 의료기기가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홍승혁 회장은 한의사의 현대 미용 의료기기 사용의 문제를 알리기 위해 지하철역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Q. 한의사의 현대 미용 의료기기 사용이 많아져도 단속·규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가장 큰 문제는 시술 현장의 증거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고발이 접수되더라도 일선 경찰이 시술이 이뤄지는 바로 그 순간에 현장을 잡아내기가 매우 어렵다. 미용 시술은 밀폐된 공간에서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고, 시술 전후 기기를 치워버리면 물리적 증거가 남지 않는다. 환자도 자신이 받은 시술이 불법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피해 신고 자체가 드물다.

    결국 현행 단속 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학회가 직접 나서서 기기 유통 단계에서부터 관리하고, 대국민 교육을 통해 소비자 인식을 높이는 등 다른 경로의 노력을 병행하려는 것이다. 

    Q. 직역 간 갈등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해법이 있다면.

    가장 확실한 해법은 각 직역이 자신의 면허 범위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행하는 것이다. 단순하지만 이것이 원칙이 돼야 한다.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한 침습적 시술과 보톡스·필러 등 전문의약품의 사용, 처방은 명백히 의사의 면허 범위 안에 있는 행위다. 

    이 경계가 지켜지면 갈등의 대부분은 발생하지 않는다.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이 경계를 넘기 때문이다. 학회는 학술단체로서 이 경계의 과학적·의학적 근거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겠다. 각 직역이 면허 범위를 존중할 때 환자도 안전하고, 의료 체계도 건강하게 유지된다. 

    Q.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직역별로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필요하다. 현재 법률상으론 직역 간 영역을 흑백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존재한다. 이런 부분은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면허 범위를 넘는 의료행위들에 대해선 확실히 제재해야 한다.  

    Q. 학회가 진행하려고 하는 캠페인을 소개해달라. 

    이 캠페인의 본질은 직역 방어가 아니라 환자 안전을 위한 미용의료 질서 확립이다. 먼저 대국민 교육을 진행하려고 한다.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의 작동 원리와 왜 전문 수련이 필요한지를 소비자 눈높이에서 알릴 예정이다. 학회가 가진 학술적 역량을 교육 콘텐츠로 전환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다.

    이후 주요 미용의료기기 제조·수입·유통 업체에 공문을 보내 적법한 자격을 갖춘 의료인에게만 기기가 공급되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한다. 환자 안전 기준에 동참하는 기업을 공개적으로 확인하겠다. 이는 유통 단계에서부터 안전 책임을 함께 나누자는 제안이다.

    셋째로 현장 데이터와 부작용 사례를 학술적으로 정리해 관계 당국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려고 한다. 과학적이고 안전한 시술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 원칙을 세우는 것이 학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