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발전으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환자를 진료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의사에 대한 보수적 분위기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도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며, 여의사가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을 병행하면서 남자 의사와 동등하게 경쟁하고 공정하게 평가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인숙 의원(바른정당)이 주최하고, 한국여자의사회와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가 주관한 '여의사, 근대 사회변화의 주체로 서다' 토론회에서 한국여자의사회 신현영 국제이사는 "근대 의료의 주역인 여의사의 현실 상황은 아직 근대 이전 상태"라고 꼬집었다.
신현영 이사는 "현재 전체 의사 중 24%가 여의사며, 향후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의료계는 여성에게 보수적인 분위기"라면서 "이러한 상황은 향후 저출산이나 경력단절 등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가 발전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특히 신현영 이사는 젊은 여의사들이 직업전문성을 유지하기란 매우 어렵다는 점을 피력했다.
여의대생(여의전원생)과 여전공의, 여전문의가 당면한 현실적 과제에 대한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보고서(2012)에 따르면 모두가 결혼, 임신, 출산, 육아시기에 대한 고민을 똑같이 했으며, 여전공의들은 수련기간 중 출산, 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불임, 출산휴가기간 미보장 등을 우려했다.
여전문의 또한 출산, 육아로 인한 사회적 활동의 제한, 근무시간 외 자기개발, 연구 제한, 양육에 대한 부담감과 아이를 잘 돌보지 못하는 엄마라는 죄책감 등이 현실적인 고민이라고 답했다.
신현영 이사는 "하물며 여의사는 회식자리에서 임신 준비로 술을 마실 수 없다고 말하기조차 힘든 상황으로, 육아휴직을 쓰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 것, 임신을 했더라도 방사선이나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여의사에 대한 배려가 형평성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여의사 성추행, 전공의 혼숙 당직실, 여자 샤워실 및 산모를 위한 시설 부재, 전공의 선발, 교수 임용 및 승진 과정에서의 차별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여의사가 당면한 현실이라고 언급했다.
신현영 이사는 "2013년 한국여자의사회가 여의대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여자이기 때문에 원하는 과에서 받아주지 않는 것과 결혼·임신·육아 등으로 수련에 집중하지 못하거나 학업이 중단될 것을 걱정한다고 답한 비율이 74.4%에 달했다"면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먼저 신 이사는 여의사가 임신·출산으로 인한 전공 선택과 승진·임용 등에서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하며, 임산부 보호를 위해 장시간 근로를 금지하거나 출산과 관련해 의료기관이 자체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현영 이사는 "임산부가 과로하지 않도록 근로시간을 규정해야 하며, 출산휴가 의무화 준수 및 여의사가 맘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육아시설 등을 구비해야 한다"면서 "출산 후에는 남편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 신 이사는 "의사협회 등 의료계에서 여성할당제를 도입해 여성들의 참여를 높여야 하며, 국가적 차원에서도 여의사가 일과 가정의 양립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