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10년 사이 의사와 간호사 등 보건의료 직종 사이 임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 간호사는 2010년 의사 임금의 23.7% 수준을 받았지만 10년 뒤엔 20.6% 수준으로 낮아졌다."
갈수록 의사와 의사 제외 보건의료 종사자들의 임금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소병·의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등 의료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려해 직종별 표준임금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19일 오후 '지역 중소병의원 보건의료 노동문제 개선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개된 대구지역 중소병·의원 보건의료 노동자 900여 명의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동일 조사에 비해 이들의 노동환경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몸이 아픈데도 출근한다'고 답했고, 그 이유의 대부분이 '대체인력이 없어서'였다. 또한 10명 중 3명은 '산업재해를 자비로 처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경력 10년 차와 신입의 임금 격차가 소멸되는 '임금의 하방 평준화' 현상이 만연해 있었으며, 최저임금 인상분만 기계적으로 반영하는 보상 구조, 수습 3개월간 임금의 90%만 지급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전 직종의 이직 사유 1위가 '낮은 급여'이고 이직 의향자 중 상당수가 '직종 자체를 떠나려 한다'고 답했다.
조사결과 전 직종이 '대체인력 풀' 사업에 대해 84점 이상의 높은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근속연수 임금 기준 마련'을 87.9점으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외 건강보험 수가 체계와 연동한 표준 임금 가이드라인 마련, 소규모 의료기관에 대한 인력 지원 체계 확립, 5인 미만 의료기관 사업장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보건의료 현장을 더 이상 보건의료 노동자 개인의 희생에 맡겨선 안 된다. 특히 중소병의원이 5인 미만 사업장에 속하며, 노동권 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는 현실은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직종별 표준임금체계 마련, 대체인력제도 확대 등 법과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날이 보건의료인들 사이 임금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보건의료노조 김경규 전략조직위원장은 "2010년과 2020년을 비교해 보면 의사 평균 임금은 1억3800여만 원에서 2억3000여만 원으로 증가한 반면 간호사 임금은 의사 임금의 23.7%(3200여만 원)에서 의사 임금의 20.6%(4700여만 원)로 차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간호조무사 평균임금은 의사 임금의 13.1%(1800여만 원)에서 의사 임금의 12.2%(2800여만 원)이 됐다"며 "10년간 의사와 다른 의료진 간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특히 간호조무사는 의사 임금의 12% 수준에 불과한 극심한 불평등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대형병원 중심의 병원 자본 형성과 중소병원 경영난이라는 이중 노동시장 구조, 의사를 정점으로 하는 병원의 직업별 위계 구조가 결합돼 나타는 현상"이라며 "중소병원에선 간호사 부족으로 간호조무사가 실질적 간호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작은 병·의원은 근로기준법과 노동법 위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숙련 배제와 자존감 저하가 만연하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손연정 선임연구위원은 대책으로 일부 중소 의료기관만 탓할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연구위원은 "중소 병·의원의 노동문제는 개별 사업장의 예외적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로 이해해야 한다.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제외, 취약한 관리·감독, 인력 충원의 어려움, 수도권과 지방,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격차가 결합돼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은 의료기관에서도 최소한의 노동기준이 준수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지원 체계 마련을 병행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며 "임금체계 개편과 숙련 보상 강화가 필요하다. 중소 병의원에선 경력이 축적돼도 임금 상승으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경향이 크다. 직종별 표준 임금체계와 경력 인정 체계 구축이 핵심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