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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례없는 의료대란에 전 세계 관심 주목 한국…내년도 IHF 세계병원대회 개최 확정

    전 세계 90개국 2000여 명 참석 기대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한국 의료 문제…의료인력 불균형 문제는 전 세계 공통 관심사

    기사입력시간 2025-02-05 12:48
    최종업데이트 2025-02-0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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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으로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의료 공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내년도 IHF(국제병원연맹) 세계병원대회 개최를 확정지었다. 

    한국의 국제적 신뢰와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도 의료인력의 불균형이 큰 관심사인 만큼 한국에서의 개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대한병원협회가 병협 대회의실에서 제49차 IHF(국제병원연맹) 세계병원대회 한국 개최 확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IHF 세계병원대회는 홍콩·싱가포르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한국이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으며, 2026년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코엑스 마곡 르웨스트에서 개최된다.

    IHF는 1929년 설립된 세계 최대 병원 관련 국제기구로 전 세계 60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으며, 2500여 개 병원이 준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회원국을 순회하며 세계병원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박승일 병협 부회장 겸 국제학술위원장(서울아산병원장)은 "한국은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IHF 세계병원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이는 세계 의료계가 한국 의료의 위상과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며 한국 의료계의 국제적인 신뢰와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다"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번 대회는 단순히 학술적인 교류의 장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 병원이 보여준 혁신적인 성과와 선진적인 의료 시스템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로 만들 예정"이라며 "어려운 의료계 상황에서도 대한민국 의료계가 다시 한 번 단합해 세계 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올해 한국에서 개최될 대회는 세계 90개국에서 약 2000명의 병원 및 의료 관계자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 의료행사 유치를 통한 의료관광 및 산업 활성화, 의료기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국제 시장 진출 촉진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지난해 2월부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 공백 사태 속에서도 한국이 세계병원대회 개최지로 선택된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IHF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왕준 병협 부회장 겸 KHC조직특별위원장(명지병원 이사장)은 "해외에서도 한국의 사태에 대해 관심이 굉장히 많다. 전공의 1만 3000명이 일시에 사라졌다는 사실 자체는 물론 의료 공백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잘 버티고 있는 것에 대해 놀란다"며 "그들이 이처럼 관심이 많은 이유는 각 나라마다 의료인력의 불균등성 문제에 대한 고민이 크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필수의료와 같이 힘든 일은 안 하려고 하는 문제가 공통적으로 발생한다. 각 나라마다 처지는 다르지만 인력 문제는 공통적 이슈이기 때문에 공감을 갖고 있다"며 "그들에게는 타산지석을 삼는 차원에서 한국의 갈등과 고통을 일종의 실험처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 의료인력의 서울, 수도권 유출 문제처럼, 세계적으로 보면 국가마다 해외로의 인력 유출에 대한 고민이 크다. 유럽에서는 영국, 동부권 의사들이 더 유망한 나라로 이동하고 있다. 또 해외의 유능한 의사들이 미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처럼 세계 안에서도 의사인력의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한국에서 열릴 세계병원대회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병협에서 오랫동안 개최 추진을 위해 노력했고, 세계병원대회의 참석 대상은 전문의나 병원 경영자, 행정 업무자이기 때문에 대회 개최를 계속 추진했다. 의료대란이 장기화되면서 병원들이 업무 과다로 참석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고민했다. 다만 내년 가을까지 의료대란이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전세계인들에게 한국 의료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나라 병원이 얼마나 저비용 고효율로 운영되고, 환자 안전 등에 대해 얼마나 큰 발전이 있었는지, 여기에 IT가 어떻게 접목돼 운영되고 있는지, 병원들이 ESG 경영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저개발 국가에 가르쳐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한국에서 개최되는 제49차 세계병원대회의 2026년 학술 세션 및 초록 접수 일정은 올해 12월 발표될 예정이며, 여기에는 본회의 및 분과 세션 포스터 발표, 사전 마스터클래스, 초청 포럼 워크숍, 네트워킹 기회, 한국 병원 및 헬스케어 관련 기업 방문 등이 포함된다.

    이 부회장은 특히 "IHF는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아젠다로 삼아 제네바에 지속가능성센터(Gnenva Sustainability Centre)를 꾸렸다. 지속가능성 센터는 환경 문제를 비롯해 저탄소, 회복력 있는 지속 가능한 의료 전환을 이끄는 병원 경영을 지원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등 지속 가능한 대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들어 일반 기업들에서만 강조되던 지속가능성이 WHO와 함께 ESG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병원 내 폐기물 문제 등 이슈가 되고 있다. 한국도 한국에 대회를 유치하면서 해당 센터와 협력해 한국형 모델의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적용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