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과 병의원 간 환자를 의뢰·회송하는 진료정보교류 사업을 전문병원과 요양병원 등으로 확대해 환자가 적재적소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의료전달체계도 확립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대한병원협회가 30일 주최한 '제10회 병원 의료정보화 발전 포럼'에서 연세대의대 김성수 교수(사진)는 지난 1년간 실제로 진료정보 교류를 통해 병·의원과 환자를 의뢰하고 회송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진료정보교류를 위한 의료정보시스템 구축사례'를 발표했다.
진료정보 교류란 의료기관 간 환자를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진료하고, 불필요한 검사 등을 줄이기 위해 환자의 전자의무기록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진료정보교류는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환자 안전을 위해 필요하며, 정부는 진료정보 교류 활성화가 대형병원과 병·의원 간의 올바른 의료전달체계 확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8년 분당서울대병원이 진료정보 교류 표준모델을 개발해 시범사업을 시작했으며, 작년 5월에는 복지부 주도 아래 분당서울대병원과 연대 세브란스병원, 경북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13개 거점(대형)병원과 병·의원 4749개가 협력해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환자를 의뢰받고, 필요하다면 이 환자를 다시 회송할 수 있는 협력병원 15개를 지정해 지난 6월부터 진료정보교류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세브란스병원은 진료정보 교류를 통해 670건의 환자 의뢰를 받았으며, 210건의 회신서를 협력병원에 보내 양쪽 의료기관이 환자의 정보와 상태를 공유하고 진료를 이어왔다.
김성수 교수는 "세브란스와 협력한 각 병·의원에서 1주일에 적게는 1건에서 많게는 5건까지 의뢰하고 있으며, 이번 달에는 56건의 의뢰와 40건의 회신이 있었다"면서 "개원가에서는 환자를 자신의 병원에 등록해 유지하는 장점 등을 만족해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김성수 교수는 "이제까지 대형병원에서는 돈이 된다면 환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도가 높아 일반 종합병원이나 의원, 기타 의료기관에서 볼 수 없는 환자를 진료하는 구조로 가야 하며, 진료정보 교류를 통해 환자를 회송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따라서 진료정보 교류를 일반 병·의원 뿐 아니라 전문병원, 요양병원 등으로 확대해 이들 의료기관이 환자의 상태에 맞춰 자신들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의뢰·회송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성수 교수는 "이러한 진료의뢰·회송 시스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물론 인센티브 모델을 개발해 의료기관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의뢰·회송이 단순히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가 아님을 시사하는 차별점을 발굴해 이를 인센티브로 연결시키고, 대형(거점)병원인 상급종합병원이 협력병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협력 병의원과 상급종합병원이 내린 진단이 다르거나,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하다 회송을 보낸 환자를 1차 의료기관에서 진료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들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런 문제점 역시 앞으로 협력 의료기관 간 더욱 많은 교류를 통해 표준화하는 작업을 거치며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