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6월 말까지 전공의 사직 수리는 물론 복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9월 전공의 추가 모집에 사직 전공의들의 지원을 허용할지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일부 전공의가 정부와 수련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대해 “잘못된 법 해석”이라며 이러한 태도가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책임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2일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 서울정부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이 중대본 브리핑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복지부, 정부·수련병원 대상 손배 소송에 "책임 망각한 것, 적극 대응"
이날 조 장관은 중대본 회의에서 “9월 하반기 수련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7월부터 수련병원별 전공의 결원을 파악하고 전공의 모집 절차를 진행해야 하지만 아직도 명확히 의사결정을 해주지 않은 분들이 많다”며 “오히려 일부 전공의는 환자, 병원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잘못된 법 해석으로 정부와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권 필수의료지원관도 “정부와 수련병원 모두 전공의들의 복귀와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태도는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책임을 망각한 것이다. 정부는 수련병원과 협력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지부는 일부 의사 커뮤니티에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와 전임의에 대한 신상을 공개해 복귀를 방해하는 행동이 발생했다고 알렸다.
권 지원관은 “정부는 지난 3월에 집단행동을 조장하고 병원 복귀를 방해할 목적으로 복귀자 명단을 공개한 전공의를 수사 의뢰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어제 신속히 수사 의뢰했다”며 “개인의 자유로운 권리 행사를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방해하는 불법적 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정부는 앞으로도 불법적 행위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중대본은 지난주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주요 병원이 휴진을 중단하거나 유예하는 결정을 내린 것과 달리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 고려의대와 충북의대 교수 비대위가 각각 집단휴진을 결의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권 지원관은 “정부는 대형병원의 집단휴진이 계속돼 환자들의 불편이 지속되는 지금의 상황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비대위 차원의 휴진 방침이 있더라도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의사로서의 본분을 다 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민과 환자에게 불편과 두려움을 안겨드려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의료계에서는 국민, 환자, 그리고 의료계 자신을 위해 집단행동을 멈추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미복귀 전공의 9월 추가 모집 허용 검토 중…의사국시 연기는 '미검토'
브리핑 질의응답에서는 6월 말까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의가 나왔다.
권 지원관은 “미복귀 전공의는 6월 말 기준 복귀 현황을 고려해 대책을 검토 중에 있다.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9월 추가 모집과 관련해서는 의료계에서 관련 규정을 개정해 달라는 요구가 있어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 결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수련병원들은 전공의들은 사직 시점에서 1년이 지나야 동일 과목 및 동일 연차에 지원할 수 있는데, 전공의들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9월 추가 모집에 해당 규정을 유예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권 지원관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취소와 9월 추가 모집 등 전공의 복귀를 위한 여러 의견이 의료계에서 제기되고 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대책을 통해 전공의가 얼마나 돌아올지에 대해서는 정부의 수련환경 개선 노력에 대한 믿음, 의료개혁 특위에서의 논의가 종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공의들이 조속히 복귀해 본인의 커리어를 이어가고, 현 의료개혁 논의를 함께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또 최근 전공의 복귀율이 낮은 수련병원은 전공의 정원을 줄이는 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며 “정부는 복귀한 전공의가 정상적으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보호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와 소통을 묻는 질문에 권 지원관은 “정부는 전공의가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리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에서도 전공의와의 소통을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 내부 의견을 모으려는 노력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도 의료계와의 소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단체들이 하루빨리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의료개혁 논의를 같이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대생 국가고시 시험 연기 계획은 여전히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