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5세 미만 영아에서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매우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 인구집단에서는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어 성인 폐렴 위험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폐렴은 환절기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 중 하나로 국내 상병 원인 및 사망원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 심각성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루이빌의대 Julio Alberto Ramirez 교수는 13일 열린 프리베나13 백신 클래스에서 최근 진행한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 발병률 및 질병 부담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는 2014년 6월부터 2016년 5월까지 2년간 루이빌 지역 9개 병원에 입원한 18세 이상 성인 18만 6384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다.
그 결과 65세 이상 성인에서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 발생률은 연간 10만 명 당 2.212명으로 전체 평균 발생률 대비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 그룹과 만성질환자 그룹에서도 평균보다 높은 발병률을 보였는데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 그룹은 8.9배 높았다.
또 지난 20년간 65세 이상 인구집단에서 폐렴 발병률에 대해 진행된 연구 중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여, 기존에 위험성이 과소평가 되고 있고, 재평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Ramirez 교수는 "이 연구는 미국에서 최초로 진행된 전수조사"라면서 "미국에서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에 의한 입원 비용이 연간 266억 6000만 달러(한화 약 30조 원)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만큼 폐렴의 발병 위험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미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정희진 교수(대한감염학회 성인예방접종위원장)는 "통계청 자료를 보면 매년 입원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사망자도 늘고 있는 트렌드를 보인다"면서 "심평원 청구 자료를 분석했을 때 특히 연령이 증가하면서 폐렴 발생이 급격히 많아진다"고 말했다.
18~49세의 비교적 젊은 층이라도 안심하기 어렵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연령 자체가 위험 요인 중 하나라면 젊은 성인에서는 기저 질환이 위험 요인으로 폐렴 위험을 7.24배 증가시킨다.
정 교수는 "국내에서도 지난 10년간 폐렴 위험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으나 그 심각성에 대해 저평가되어온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은 사망률도 12~14%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만큼 선제적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폐렴구균이 전체 폐렴 원인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등 폐렴 위험군에서는 효과적인 백신 전략이 중요하다"면서 "건강이나 영양 관리 등을 강화하고, 백신을 접종하고, 환자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3가지 전략이 맞물려야 국가 차원에서 질병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성인에서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13)과 23가 폐렴구균 다당질백신(PPSV23) 2종이 있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이전에 폐렴구균 백신 접종 이력이 없는 65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18세 이상 면역저하자에서 PCV13을 우선 접종하고 23가 백신을 추가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