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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원자금 잔고 부풀리기 대출, 형사책임 갈리는 기준은

    [지평과 함께 하는 법률칼럼]⑦ 김선국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

    기사입력시간 2026-08-13 11:23
    최종업데이트 2026-08-13 12:1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최근 병원 개원을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기자금 한도 등을 부풀린 혐의로 브로커와 다수의 의사들이 경찰 및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배포한 지난 7월자 보도자료에 의하면, 검찰은 병원, 약국 개원 명목으로 약 1970억 원의 신용보증기금 보증서를 편취한 대출브로커 A를 구속 기소하고, 공범으로 송치된 다수의 의료인들에 대해서는 불기소했다.

    대출브로커 A에 의해 이용당하거나 범행에 소극적으로 가담하였음을 확인하고, 대출금 변제의 1차 책임자가 의료인인 점, 대부분의 피해를 변제한 점, 일부 의료인들은 A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여 사건의 실질에 따라 의료인들을 선처하였다는 설명이다.
     
    신용보증기금의 예비창업보증은 의사 등 전문자격을 보유한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10억 원의 범위에서 i) 자기자금 한도, ii) 소요자금 한도, iii) 사업성 평가 점수별 한도 중 적은 금액을 한도로 보증서를 발급해 주는 제도이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이른바 '잔고 부풀리기'이다. 자기자금이 부족한 의료인의 계좌에 브로커가 일시적으로 자금을 입금하고 이를 토대로 잔고증명서를 발급받은 다음, 이를 실제 자기자금인 것처럼 신용보증기금에 제출해 보증한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 사건에서는 위조된 잔고증명서뿐 아니라 허위 의료기기 매매 계약서까지 이용해 자기자금 및 소요자금 한도를 부풀린 것으로 조사되었다.
     
    신용보증기금을 기망해 보증서를 발급받은 것으로 평가되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고,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인 경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다.
     
    의료인의 형사책임과 관련해서는 브로커가 주도한 대출 구조를 의료인이 얼마나 알고 있었고, 이에 어느 정도 가담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다. 구체적으로 허위 자금증빙의 의미를 알고 있었는지, 허위ㆍ위조 자료의 작성ㆍ제출을 인식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 개별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대출금을 모두 변제해 피해가 회복됐는지 여부도 중요한 판단 요소이다.
     
    결국 같은 브로커를 통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법으로 대출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모든 의료인의 형사책임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브로커의 범행에 이용되거나 소극적으로 가담한 것인지, 허위자료 작성ㆍ제출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인지, 대출금을 실제 개원 목적으로 사용하고 피해를 회복하였는지에 따라 사건의 결론은 달라질 수 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