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데 간 의사들' 첫 번째 기사의 열화(?)와 같은 독자들 성원에 힘입어 파일럿 딱지를 떼고 2편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리즈 두 번째 주인공은 의료 기술(의료 시스템 말고)의 끝판왕인 미국에서 근무하는 강현석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다.
그는 연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공보의를 마친 후 미국에서 전문의를 취득했다.
질문량이 상당해, 인터뷰 바로 들어간다.
Inpatient team과 함께(가장 왼쪽이 강현석 전문의)
#미국 진출 과정
메디게이트뉴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터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요. 우선 이것 먼저 물어보고 시작하겠습니다. 선생님은 본인 2세가 미국에서 자랐으면 좋겠나요?
-음. 어려운 질문이군요.
사실 반반인데요, 미국에서 교육받고 싶었던 제 과거를 생각하면 그게 좋을 것 같지만, 아이가 한국적인 정서를 가졌으면 하는 욕심도 있어서, 완전히 미국 사람이 되는 것은 좀 싫기도 합니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미국 사회에 융화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는데, 좀 거창한 꿈 같네요.
메디게이트뉴스: 잘 알겠습니다. 의대 입학부터 현재까지 걸어온 본인 과정 소개 부탁합니다.
-의대 입학할 땐 기초의학에 주로 관심이 많았고요, 실험실에서 일하는 동경 같은 게 있어서 Lab Scientist를 꿈꿨죠.
본과 2학년 때 미국 MD Anderson 암센터 실험실에서 두 달을 지낸 후부턴, 그곳의 Physician Scientist(의과학자)의 삶이 아주 좋아 보여 목표를 그쪽으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의대 졸업 후 공보의를 바로 마치고 미국 PhD에 지원했는데, 모두 물먹어서 좌절했어요.
관광객으로 존스홉킨스병원을 방문했던 때(2005.01)
그러다 한국에서 다시 임상하기로 맘먹고, 인턴 시작하기 전에 잠깐 놀자는 생각으로 미국엘 갔는데, 현지에서 레지던트 하던 선배를 보고 맘을 다시 바꿨습니다.
MD Anderson 때 인연을 맺은 선생님께 부탁해 Observer(참관인) 한 후에 뉴욕의 한 병원에 레지던트를 지원해 마쳤고요.
아틀란타에서 혈액종양내과 펠로우를 한 뒤에, 지금은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조교수로 근무 중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미국 병원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Physician Scientist로서 삶이 너무 부러웠어요.
한국에도 연구 잘하시는 선생님이 계시지만, 진료를 겸하다 보면 환자에게 치이면서 개인 시간이 없는 게 학생 눈에도 보였거든요.
근데 미국의 Physician Scientist는 1주에 한 번 외래 보고 입원환자도 가끔 보면서 나머지 시간은 실험실에서 보내더라고요.
그게 다 외부 펀딩 때문에 가능하단 걸 너무 늦게 깨닫긴 했지만요.
메디게이트뉴스: 언제 다시 한국에 돌아오고픈 충동을 느끼셨나요?
-첫 2~3년은 종종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특히 인턴(미국에선 수련 1년 차를 인턴이라고 부른다) 시절엔 영어도 못 알아듣고, 말도 버벅거려서 맨날 바보 취급당했고요, "내가 여기까지 와서 도대체 왜 이런 수모를 겪나…"라는 자괴감이 들지 않은 날이 없었죠.
업무나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빈도는 줄었지만, 결혼하기 전까진 외로워서 한국에 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요즘엔 학교는 학교대로, 집에선 아들 때문에 바빠 그런 생각할 틈이 없네요(웃음).
인턴 시작하기 직전 오리엔테이션 때(2007.06)
#미국 진출 때 고려 사항
이번 시리즈 두 번째 주인공은 의료 기술(의료 시스템 말고)의 끝판왕인 미국에서 근무하는 강현석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다.
그는 연세대 의학과를 졸업하고 공보의를 마친 후 미국에서 전문의를 취득했다.
질문량이 상당해, 인터뷰 바로 들어간다.
Inpatient team과 함께(가장 왼쪽이 강현석 전문의)
#미국 진출 과정
메디게이트뉴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터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요. 우선 이것 먼저 물어보고 시작하겠습니다. 선생님은 본인 2세가 미국에서 자랐으면 좋겠나요?
-음. 어려운 질문이군요.
사실 반반인데요, 미국에서 교육받고 싶었던 제 과거를 생각하면 그게 좋을 것 같지만, 아이가 한국적인 정서를 가졌으면 하는 욕심도 있어서, 완전히 미국 사람이 되는 것은 좀 싫기도 합니다.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미국 사회에 융화할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는데, 좀 거창한 꿈 같네요.
메디게이트뉴스: 잘 알겠습니다. 의대 입학부터 현재까지 걸어온 본인 과정 소개 부탁합니다.
-의대 입학할 땐 기초의학에 주로 관심이 많았고요, 실험실에서 일하는 동경 같은 게 있어서 Lab Scientist를 꿈꿨죠.
본과 2학년 때 미국 MD Anderson 암센터 실험실에서 두 달을 지낸 후부턴, 그곳의 Physician Scientist(의과학자)의 삶이 아주 좋아 보여 목표를 그쪽으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의대 졸업 후 공보의를 바로 마치고 미국 PhD에 지원했는데, 모두 물먹어서 좌절했어요.
관광객으로 존스홉킨스병원을 방문했던 때(2005.01)
그러다 한국에서 다시 임상하기로 맘먹고, 인턴 시작하기 전에 잠깐 놀자는 생각으로 미국엘 갔는데, 현지에서 레지던트 하던 선배를 보고 맘을 다시 바꿨습니다.
MD Anderson 때 인연을 맺은 선생님께 부탁해 Observer(참관인) 한 후에 뉴욕의 한 병원에 레지던트를 지원해 마쳤고요.
아틀란타에서 혈액종양내과 펠로우를 한 뒤에, 지금은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조교수로 근무 중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미국 병원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앞에서 말했듯 Physician Scientist로서 삶이 너무 부러웠어요.
한국에도 연구 잘하시는 선생님이 계시지만, 진료를 겸하다 보면 환자에게 치이면서 개인 시간이 없는 게 학생 눈에도 보였거든요.
근데 미국의 Physician Scientist는 1주에 한 번 외래 보고 입원환자도 가끔 보면서 나머지 시간은 실험실에서 보내더라고요.
그게 다 외부 펀딩 때문에 가능하단 걸 너무 늦게 깨닫긴 했지만요.
메디게이트뉴스: 언제 다시 한국에 돌아오고픈 충동을 느끼셨나요?
-첫 2~3년은 종종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특히 인턴(미국에선 수련 1년 차를 인턴이라고 부른다) 시절엔 영어도 못 알아듣고, 말도 버벅거려서 맨날 바보 취급당했고요, "내가 여기까지 와서 도대체 왜 이런 수모를 겪나…"라는 자괴감이 들지 않은 날이 없었죠.
업무나 시스템에 적응하면서 빈도는 줄었지만, 결혼하기 전까진 외로워서 한국에 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던 적이 종종 있었습니다.
요즘엔 학교는 학교대로, 집에선 아들 때문에 바빠 그런 생각할 틈이 없네요(웃음).
인턴 시작하기 직전 오리엔테이션 때(2007.06)
#미국 진출 때 고려 사항
"본인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를 때 가장 조언하기 힘든 거 같아요.
막연한 환상을 가진 경우도 그렇고요."
막연한 환상을 가진 경우도 그렇고요."
메디게이트뉴스: USMLE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뭐 특별한 건 없었던 거 같은데요?
저는 공보의 때 USMLE 준비를 시작했는데, 첫해엔 노느라 시간을 다 보냈고, 2년 차 때 웹사이트 통해서 강의 들으면서 문제집 풀고 준비했어요.
의사 국가고시 공부할 땐 문제집 보는 게 진짜 싫었는데, 이상하게 USMLE 공부는 재밌더라고요.
단순 암기가 아니라, 전체적인 큰 그림을 그리면서 이해하는 방식인 데다가, 문제도 실제 case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내용을 묻는 거라 재미있게 공부했던 거 같아요.
(사실 잘못된 교육 방법은 '기대 이상의 낭비'를 창출한다.)
메디게이트뉴스: 미국 진출 때 한국 의사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절차가 궁금합니다. USMLE 합격 후엔 뭘 해야 하죠?
-USMLE(United States Medical Licensing Examination, 미국 의사면허시험)는 시작입니다.
USMLE step 1, step 2CK, step 2CS라는 과정을 통과하면, ECFMG(Educational Com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 certificate라고 의대졸업자격 인증 같은 걸 줘요.
항간에는 이게 미국 의사면허라고 소문이 났는데, 단지 미국 의대졸업생과 동등하게 레지던트 수련 자격을 갖췄다는 뜻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의 신설 의대나 졸업생 숫자가 늘면서, 외국 의대 졸업생의 입지가 많이 줄었어요.
그래도 경쟁력 있는 사람은 인터뷰를 많이 받습니다만, 경쟁력을 갖추려면 훌륭한 추천서, 그것도 미국 의사의 추천서가 중요하죠.
물론 성적도 중요하고, 논문이 있으면 그것도 좋고, 본국 수련 경력이 있으면 그게 플러스가 되는 프로그램도 있지만, 보통은 믿을만한 사람(유명할수록 좋겠죠?)의 강력한 추천서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과하면 매칭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게 알고리즘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말해 지원자와 병원 모두가 자신의 선호 리스트를 제출해 최적의 조합을 산출해 주는 겁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일반적인 미국 의사의 커리어 과정을 수련부터 설명해주세요.
-과마다 다르지만, 보통 3~5년의 레지던트 프로그램이 있고, 1~3년의 펠로우쉽 프로그램이 있어요.
내과의 경우 3년간 수련을 마치면 일반내과의(Medical Internist)가 되고, Primary Care(일차진료)에 종사하거나 Hospitalist(호스피탈리스트)가 될 수 있죠.
분과 전문의는 2~3년의 펠로우쉽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한국과 달리 미국 펠로우는 철저하게 수련의 신분이에요.
지도 전문의 감독 없이는 뭔가를 독자적으로 할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가끔 펠로우를 마친 이후에 Advanced Fellowship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는데, 그게 한국의 펠로우랑 비슷한 거 같아요.
수련을 마치면, 학교에 남아 교육이나 연구에 종사하거나, 커뮤니티(대학병원이 아닌 병원 중 정부나 지방 단체, 영리 단체가 소유한 병원)에 나가서 임상을 하거나(봉직의나 개원의), 제약회사나 컨설팅 회사 등에서 일하거나, 정부에 진출하는 거 같아요.
미국식 시스템 특성 중 하나가 전문의가 커뮤니티에 나가도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건데요, 개업하더라도 동네 커뮤니티 병원과 Affiliation(제휴)을 맺어 본인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고, 수술이나 술기를 할 수도 있고, 다른 과를 컨설트할 수도 있습니다.
그걸 Privilege(보통은 '특권'이라는 뜻)라고 하는데, 그 대가로 병원 레지던트 교육을 담당하는 Attending Service를 해야 하거나, 병원 컨설트를 책임지거나 하죠.
(일본과 미국 모두, 대형병원이 아니더더라도 본인의 전문성을 발휘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루즈벨트 병원에서 인턴 마지막 날 밤당직을 마치고(2008.06)
메디게이트뉴스: 미국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 의사들에게 조언도 하시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요. 한국 의사가 저지르는 가장 흔한 시행착오가 무엇인가요?
-본인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를 때 가장 조언하기 힘든 거 같아요.
막연한 환상을 가진 경우도 그렇고요.
저는 보통 처음에 겁을 잔뜩 줘서 Discourage(의욕을 꺾음)를 하는 편인데요, 그 정도 조언에도 Discourage될 정도면 와서 후회하거나 힘들어할 가능성이 99.9%라, 차라리 오지 않는 게 낫다고 판단했거든요.
별생각 없이 한가해서 USMLE를 봤다가 낮은 점수 받아서, 거기에 발목 잡혀 원하는 프로그램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꽤 흔합니다.
USMLE는 일단 합격하면 다시 보기가 어려워, 한 번에 고득점을 받는 게 중요해요.
인터뷰 과정에서 한국식 정서로 임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사실 저도 돌이켜보면, 레지던트 지원 때 그런 실수를 많이 했는데, 인터뷰 전엔 꼭 현지 사람의 조언을 받으시는 게 좋을 거에요.
그가 일하는 병원 본관
#미국에서 외국 의사로 근무하기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의 현재 영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아마 처음엔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은데요?
-뭐, 그냥 그럭저럭 의사소통은 합니다.
아직도 동료들의 농담이나, 영화 대사, 뮤지컬 같은 건 100% 알아듣지 못해요.
발음은 여전히 한국식이고, 문법도 피곤하면 종종 틀려요.
메디게이트뉴스: 부족한 영어 때문에 환자와 대화하는 데 있어 힘들진 않으셨나요?
-워낙 외국 의사들이 많은 데다, 미국 본토 내에도 다양한 악센트가 존재해서 환자가 무시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처음에 뉴욕에서 레지던트 할 땐, 어떤 환자가 "영어 하는 의사로 바꿔달라"고 해서 좌절한 적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예외에 가까워요.
메디게이트뉴스: 미국이야 다양한 인종이 살지만, 전체를 하나로 캐릭터화하면 우리나라 환자와 차이가 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때요? 상대하시기에. 미국 환자들은 유순한 편인가요? 의사들을 존경하나요?
-한국보다는 훨씬 의사에 대한 존경심이 높은 편이에요.
의사가 공부도 많이 하고, 힘든 수련 과정도 거친다는 걸 대부분 알기 때문에, 보통 respect(존경)를 보이지, 깔보거나 무시하는 사람은 거의 찾기 힘듭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걸 요구하는 환자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라도 이유를 설명하고 못 해주겠다고 하면 대개 수긍하는 편이에요.
억지를 부리거나 떼를 쓰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두경부종양 프로그램 홍보 브로셔에 실린 사진(가장 왼쪽)
메디게이트뉴스: 환자들은 선생님 같은 동양인 의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1.5세, 2세, 3세를 포함하면 동양인 의사가 워낙 많아서 별로 특별한 건 없어요.
어떤 환자는 동양인 의사가 똑똑해서 더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메디게이트뉴스: 미국이야 워낙 다민족 국가긴 합니다만, 실제 근무하면서 환자나 병원으로부터 혹은 동료 의사로부터 다른 인종이라는 이유로 기분 상하신 일이 있으셨습니까?
-병원에서는 그럴 일이 없지요.
동양인은 의사 사회에서 소수는 아닌 거 같습니다.
오히려 병원 밖(상점, 거리)에서 이상한 말을 듣거나 무시당할 확률이 더 높은 거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현재 선생님 근무하시는 곳에 한국인은 안 계시나요?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한 의사는 저 포함해서 다섯 분 정도입니다.
2세나 1.5세 분들은 훨씬 더 많아요.
병원 홈페이지
#미국의 의료 환경
"한국과 가장 다른 건 전문의들이 커뮤니티 병원에서도 수련 받은 전문 진료를 다 하기 때문에 의료가 대형 3차 병원으로 집중되는 일이 없다는 점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미국과 한국의 병원 시스템 차이를 단 두 줄 정도로 간략하게 비교해주실 수 있을까요?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
병원도 의료전달체계의 단계나 전문화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는데, 양국의 병원 시스템 차이를 두 줄로 요약하라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요.
또 '미국'이라는 나라는 사실 50개의 주가 어느 정도 각각 독립적인 국가처럼 돌아가는 시스템이라, 지역에 따라서 특색이 많이 다르기도 해서,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메디게이트뉴스: 미국의 전문의와 일차의료 상황, 그리고 의료 전달 체계에 관해 개략적으로 소개해주세요.
-미국의 일차의료(Primary Care)엔 일차의료 담당 전문의가 주로 종사합니다.
일반내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외에 산부인과가 여기 포함되고요, 이들은 일차진료 외에도 Screening(스크리닝), Health Maintenance(건강 관리) 등의 업무를 봅니다.
그 외의 전문 과목들과 내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의 세부 분과는 Non-primary Care Specialties라고 하는데요, 보험에 따라 PCP(Primary Care Physician)의 진료 의뢰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기도 하고요, 바로 전문의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PCP가 모든 전문 과목 진료를 Coordinate(조정)하는 구조인데, PCP들도 바쁘다 보니 약간의 체크리스트만 확인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더군요.
그리고 Doctor Shopping을 하러 다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특히 좋은 사보험을 가진 경우).
한국과 가장 다른 건 전문의들이 커뮤니티 병원에서도 수련 받은 전문 진료를 다 하기 때문에 의료가 대형 3차 병원으로 집중되는 일이 없다는 점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현재 선생님의 주간 스케줄이 궁금합니다.
-저는 1주일에 이틀은 외래만 보고요, 나머지 3일은 리서치와 행정업무 처리만 했는데, 요즘은 두경부종양을 보는 혈액종양내과 전문의가 저 하나뿐이어서, 나머지 3일에서도 하루 반 정도는 환자 업무로 시간을 보내요.
저와 함께 일하는 PA가 있긴 한데, 항암제 처방 문의나 infusion center 간호사 호출은 모두 저한테 직접 와요.
환자들이 보험이나 직장 관련한 문서작업을 부탁하는 경우도 많고요.
펠로우 1년 차 때 Grady Memorial 병원 Call Room에서(2010, 겨울)
메디게이트뉴스: 미국 교수들은 연봉을 병원에서 다 받지 않고, 본인 스스로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일정 부분을 채워야 한다고 들었는데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경우에 따라 다른데요, 임상만으로 본인 연봉의 100%를 채울 수도 있어요.
그런 경우 1주일에 사흘 반에서 나흘 정도 외래를 보든지, Inpatient Block(뒤에 나오는 질문 참조)을 길게 잡아야 하는데요, 그 임상 전체 100%에서 자기 Grant(정부나 단체의 보조금)로 시간을 사는 셈이죠.
이를테면, Grant로 임상의 50%를 서포트해주면, 본인의 임상 업무를 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보통 Physician Scientist(의과학자)는 20%의 임상과 80%의 연구를 하고요(이럴 경우 80%를 Grant에서 끌어와야 한다), Clinical Investigator(임상연구자)는 50:50 혹은 60:40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자기가 연구에 시간을 쓰고 싶은 만큼 Grant를 끌어와야 하는 구조죠.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 급여를 공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 학교는 너무 짜서, 연봉을 공개하기 창피합니다만, 연봉은 전문과목과 진료 병원 종류, 근무 지역 등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편입니다.
Medscape 자료 참조하시면 개요는 아실 수 있을 거예요.
(같은 자료를 기사로 풀어낸 적이 있어서 링크를 그쪽으로 건다.)
메디게이트뉴스: 미국에선 의사들의 진료 외 수입이 흔한 편인가요? 실제 어떤 행위를 통해 수입을 벌어들이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학교에 있고, 커리어 시작이 얼마 안 돼 과외 수입은 없습니다만, 정규직으로 일하면서도 Moonlight이라고 하는 알바를 뛰기도 쉽고요, 진료 외적으론 외부 자문(제약회사), 소송 자문(주로 변호사들 의뢰), 외부 강의 등의 수입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래도 수입의 제일 큰 부분은 진료에요.
메디게이트뉴스: 보통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외래보는 날엔 출근해서 잠깐 오피스 들렀다가, 외래 가서 온종일 환자 보고, 끝나면 오피스 와서 전자차트 작성하고 집에 갑니다.
외래 없을 땐 컨퍼런스 가고, 각종 서류 작업도 하고, 논문을 읽거나 쓰고, 사람들(Collaborator) 만나고, 이메일 처리하고, 뭐 그러다가 하루 금방 가요.
아이 봐주시는 분이 아침 7시 반에 오시니깐 보통 그때 집에서 나오고요, 오후 5시 반~6시 사이에 퇴근합니다.
집에 오면 저녁 먹고 아이랑 놀아주고, 9시쯤 재우고 나면 12시까지 논문 보거나 학교 일 처리하거나 와이프랑 한잔하거나, 뭐 그렇게 보내네요.
펠로우 때 일했던 실험실(Winship Cancer Institute, Emory University)
메디게이트뉴스: 주말은 가족과 같이 지낼 수 있나요?
-주말엔 출근 잘 안 하는데, 1년에 4~6주 정도 되는 Inpatient 서비스 기간은 예외에요.
미국의 전통적인 모델은 환자를 입원시키면 자기가 직접 회진 돌면서 관리하는 게 정석인데, 요즘엔 호스피탈리스트(Hospitalist)라고 하는 입원전담의가 있거든요.
저희 과 같은 경우, 전체 교수들이 돌아가면서 입원환자를 전담해 각자 맡은 기간만 모든 입원환자를 봅니다.
15일 정도가 그 Block인데, 주말에도 매일 출근해 레지던트, 펠로우와 함께 회진 돌아야 해요.
그 외엔 대개 집에서 가족과 지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미국엔 의국이 없겠지만, 어쨌든 같은 전문과 동료라고 할까요? 그런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직장 동료와도 인간적으로 친하게 지내기도 하는지...
-미국도 사람 사는 곳이니, 동료와 친분을 쌓기는 합니다만, 다들 퇴근하면 집에 가서 가족과 보내는 분위기라, 한국처럼 저녁 같이 먹고 술 마시고 그런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학회 저녁 땐 그런 친목 도모할 기회가 조금 있는데, 저는 보통 같은 분야의 연구자와 친목 및 정보 교환에 그 시간을 활용합니다.
펠로우 2년차 때 '백혈병 팀'과 함께(Emory University Hospital)
메디게이트뉴스: 지금 미국에서 원격의료 상황은 어떤가요? 의사들의 태도도 궁금합니다. 그런 새로운 접근 방법에 적응하는지? 아니면 저항의 움직임이 있는지?
-저도 이쪽 뉴스를 잘 따라가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 원격의료를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의사가 많던데요?
미국은 워낙 커서 의사가 가까이 없는 경우도 많아, 접근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Remote Second Opinion'처럼 환자를 직접 안 보고도 의견만 주는 서비스가 오래전부터 활성화된 게 이유일 수도 있고요.
메디게이트뉴스: 오바마케어가 미국 의료에 실제 많은 영향을 줬나요?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시간을 좀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일단은 많은 환자에게 의료기관에 접근할 기회를 줬다는 면에선 긍정적인 거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당위지정제가 아닌 미국 의료는 우리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경험하신 미국 의료가 한국 의료와 가장 다른점은 무엇이었나요?
-한국은 의료 접근성이 좋아서, 정말 별것 아닌 걸로도 병원에 많이 오는데, 미국에선 심하게 아프지 않으면 잘 안 오는 거 같아요.
물론 좋은 보험을 가진 건강염려증 성향의 환자가 미국에도 없는 건 아닙니다만...
메디게이트뉴스: 한때 '식코(Sicko)'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많은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나중엔 오류에 관한 지적이 많기도 했습니다만... 미국처럼 공적 의료가 취약한 나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생님이 경험한) 최악의 모습은 무엇이었습니까?
-처음 수련 시작 때, 병원이 대도시 한가운데 있다 보니 빈곤층 환자가 많았어요.
단순히 보험이 없는 게 문제였는지, 다른 사회적 요인이었는지 모르지만, 일차기관에 가지 않고 계속 응급실만 오는 환자가 많았죠.
응급실은 EMTALA(Emergency Medical Treatment & Labor Act)란 법 때문에 치료를 거부할 수 없거든요.
이를테면 DKA(Diabetic Ketoacidosis, 당뇨병성 케토산증)로 들어와 치료해서 퇴원시키면, 얼마 안 돼서 또 DKA로 들어온다든가, Cocaine-induced Chest Pain(코카인 유발 흉통)으로 들어와 치료해서 퇴원시키면 얼마 후에 같은 증상으로 또 온다든가...
본인 의지 문제일 수도 있지만, 커뮤니티에서 제대로 건강관리를 못 받는 문제가 많았어요.
응급실에 와서 급한 불은 끄는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못 하니까 자꾸 다시 오는 경우를 많이 봤죠.
오바마케어가 고치려 한 게 바로 이 부분이고요, 응급실 자원 낭비를 막자는 게 한 가지 중요한 목적이었죠.
메디게이트뉴스: 미국도 우리나라 의사협회와 같은 단체가 있을 텐데요. 활동 모습이 실제 어떻습니까? 의사의 권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나요?
-AMA(American Medical Association)는 가장 강력한 로비 집단 중 하나에요.
많은 돈을 쏟아붓지만, 가입률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고요, 최근엔 가입자 수도 줄고 있습니다.
대신 전문의는 각자의 전문 학회에 더 소속감을 느끼는 거 같아요.
하지만 한국과 다른 게 학회가 학술 활동도 하면서 정치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AACR(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의 경우, NIH(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미국 국립 보건원) 연구 예산이 줄어드는 데 항의해 워싱턴 DC에서 학술 대회 중 연구비 늘려달라는 거리시위를 벌이기도 했죠.
일반 국민도 의사의 정치 활동이 환자에게 도움된다는 쪽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AMA는 KMA(대한의사협회)보다 훨씬 더 국민에게 지지를 받는 편이에요.
(요즘 KMA가 AMA를 열심히 벤치마킹 하는 것 같긴 하던데...)
연말 파티에서 내과 과장이던 Dr. Bruce Polsky와 함께(2010.06)
#미국 생활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이 미국에 진출하면서 가장 기대하던 본인 모습은 무엇이었나요?
-훌륭한 '의사 연구자'가 되는 거죠.
뭐 대가가 아니더라도, 연구중심의료 모델의 중심지에서 승부수를 던져보고 싶었어요.
메디게이트뉴스: 미국에 거주하는 게 한국과 비교해 어떤 거 같아요?
-장·단점이 있지요.
저는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30년간 살았고, 지금 한국이었다면 뭔가 하려 할 때 어떻게 접근하는지, 누구에게 물어볼지 다 뻔한데, 여기서는 완전 어린애처럼 '어버버'해야 하죠.
예를 들어 여기에서 집을 살 때, 절차도 다르고 뭐를 중요하게 봐야 할지 몰라서, '공부'가 필요했어요.
아무리 공부해도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는 거 같아요.
메디게이트뉴스: 미국에 거주하면서 선생님이 가장 스트레스받는 것은 어떤 점이었습니까?
-방금 전에 얘기한 것들이 가장 스트레스였던 거 같아요.
다른 모든 사람에겐 당연한 게 저한텐 당연하지 않은 거랄까요?
'아, 내가 이방인이구나!' 하는 자각을 계속 갖게 해줘요.
메디게이트뉴스: 동양인이 서구권 문화를 가면, 인종차별 같은 문제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어떤 것 같으세요?
-인종 자체에 대한 차별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 그랬다간 어마어마한 결과(Consequence)가 초래돼 대놓고 차별하는 사람을 찾긴 힘들어요.
다만, 미묘한 문화적 차이가 인종차별처럼 보일 수는 있어요.
처음 미국 와서 한국에서처럼 늘 굳은 표정으로 다녔는데, 사람들이 상당히 불편해하더라고요.
어떤 사람은 "뭐가 불만이냐?"는 식으로 시비까지 걸기도 했고요.
첨엔 그걸 인종차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다른' 반응이 불편했던 것 같아요.
'인종(겉모습)'에 따른 차별보단 다른 악센트나 다른 문화를 가진 '외국인' 차별을 더 쉽게 접하는 거 같습니다.
(기자 역시 외국인의 '어색한 반응'을 인종차별로 오해한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갔다.)
펠로우쉽 졸업식에서 멘토 교수와 함께
메디게이트뉴스: 체류 비용은 어때요? 흔히 미국은 '쇼핑의 천국'이라고 불릴 만큼 공산품 등의 가격은 싸지만, '이발비'와 같은 인건비는 비싼 거로 알고 있거든요.
-네, 맞는 말씀이세요.
공산품 물가는 비교적 싼 편이지만, 인건비는 아주 비싸죠.
애 봐주시는 분 인건비도 한국보다 훨씬 비싸고요, 인력 서비스가 필요한 건 다 한국보다 훨씬 많이 지급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전문지식은 존중해주고 그만큼 대가를 지급해야, 제가 받는 것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주로 근무 때 식사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병원 식당?
-되도록 도시락을 싸오려고 노력해요.
주변엔 마땅한 식당도 없고 병원 카페테리아는 맛이 없어서요.
못 싸오는 날엔 병원 카페테리아에서 주로 포장 초밥 같은 걸 사다 먹어요.
아니면 점심 주는 컨퍼런스에서 샌드위치나 피자 받아서 먹곤 하죠.
메디게이트뉴스: 식사할 때마다 팁을 주는 문화는 적응하셨나요?
-처음엔 이상했는데, 최근엔 익숙해져서 얼마 전 한국 갔을 땐 팁 안 주는 게 더 이상하더군요.
메디게이트뉴스: 여가 생활은 뭐 하면서 보내요? 골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미국은 천국이죠.
-요즘은 아기 보느라 여가도 없습니다.
골프 좋아하는 분들에겐 천국이라고 하던데, 저는 골프 못 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주위에 어떤 사람이 많아요? 여가를 같이 보낼 수 있는 사람 중에 말입니다.
-역시 아기 보느라, 최근엔 사람들을 자주 못 만나는데요, 만날 땐 주로 고등학교 동문, 교회 지인들, 그리고 가끔 직장 동료와 시간을 보냅니다. .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께서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육아비용이죠.
아기 봐주시는 분께 드리는 급여가 가장 많이 들어요.
그 다음이 Mortgage(주택대출금)이고, 자동차 할부금, 통신료, 식비, 등등... 뭐 한국에 사는 거랑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은데요?
메디게이트뉴스: 2세 교육에 대해 고려까지 하고 건너가셨을 것 같은데요. 미국이란 나라는 2세 교육을 하기에 어떤가요?
-그런 생각은 없었고요, 사실 2세 교육에 미국이 좋은 환경인가엔 의문이 있어요.
워낙 총기 사고도 잦고, 애들이 술, 마약, 담배 하는 경우도 흔하고요, 동네에 따라 경쟁은 경쟁대로 심하고. 유럽같이 맘 편하게 애 키우는 환경은 아닌 거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한국보단 경쟁이 덜하다고 하더군요.
존스홉킨스병원 신관
#에필로그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은 현재 미국 생활에 만족하시나요?
-네, 전반적으로 만족합니다.
하고 싶던 대로 Academic Physician이 됐고, 환자 보는 것도 재밌고요, 연구자와 협력하면서 아이디어 개발하는 것도 재밌어요.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은 앞으로 어떤 의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Clinical Investigator/Translational Researcher로 꾸준히 진로를 발전해나가고 싶어요.
환자들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해 줄 수 있는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고요, 아카데믹하게는 두경부종양(Head and Neck Cancer)의 새로운 치료법을 모색하는 임상연구자로 기억되고 싶어요.
American Cancer Society의 chief medical and scientific officer인 Dr.Otis Brawley와 함께
메디게이트뉴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의료에 관한 교육을 받길 원하거나 정착에 생각이 있으신 분들께 한 마디 부탁합니다.
-수련 환경에 대해 별로 말씀을 안 드린 거 같은데, 저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어요.
제가 수련 받은 병원이 명문 의대 부속병원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갖춰진 병원만 수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육/수련의 상당 부분을 외부기금(미국의 공보험이라 할 수 있는 Medicare/Medicaid에서 수련비용을 많이 부담한다)에 의존하다 보니, 외부 평가(ACGME)에 민감해 수련의들 요구를 파악하고 맞춰주는 데 많이 신경을 씁니다.
외래에도 늘 레지던트나 펠로우가 환자 보고 프리젠테이션을 하면, 토의한 후 같이 환자를 보면서 피드백을 해주죠.
1:1 수련을 통해서, '아! 정말 내가 교육을 받는구나!'라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리고 수련을 마친 후에도 다양한 옵션이 있어요.
개원가로 나가는 게, 우리나라처럼 '강호'에서 '점빵' 차리는 것과는 좀 다른 개념인 거 같아요.
일단 커뮤니티로 나가도 자기 전문을 충분히 살릴 수 있고, 원하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노동 강도도 조절할 수 있죠.
아카데믹 커리어를 쌓는 경우라도 워낙 나라가 넓어 첫 근무지를 잡는 게 어렵지 않고요, 학벌이나 지연 같은 게 한국만큼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서, 본인 하기에 따라 크게 뻗어 나갈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레지던트 3년 차 시절 St.Luke 병원에서(2009.08)
물론, 여기 건너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일단 영어라는 가장 큰 관문을 넘어야 하는데, 수련 시작하기 전에 (손·발짓이 아니라 말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은 해야 해요.
그리고 여러 단계의 시험도 봐야 하고, 옵저버(참관자)/클럭쉽(병원실습) 돌면서 추천서도 받아야 하고, 인터뷰도 해야 하고, 비자 문제도 처리해야 하는 등, 단계마다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뛰어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미국 사회가 외향적인 사람에 유리한 측면이 있어서, 내성적인 성격이라면 약간 외향성을 기르실 필요도 있을 거 같아요.
저도 상당히 내성적인 사람이었는데, 미국 살면서 많이 바뀐 거 같습니다.
미국은 분명 기회의 땅이고 열려있어서 의지가 강하고 준비를 꼼꼼하게 하시면 수월하게 자리 잡아 정착하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메일로 진행한 인터뷰라 그의 화법을 직접 들을 순 없었지만, 질문에 채워진 대답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났다.
질문 의도에 명확한 대답이나 정확한 자기표현은 '이력서 꽤나 써본' 그의 솜씨를 추정케 했다.
미국 현지 상황이 좀 더 궁금한 독자는 hyunskang@gmail.com으로 직접 문의하길 바란다.
그의 미국 생활에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