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 맞이 기자회견에서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필수의료 강화나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공공의료 정책 방향성 등 보건의료 내 굵직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17일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맞이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정책은 자취를 감쳤다. 다만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에 대한 내용이 간단히 언급된 정도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13조원의 기업 투자를 이끌어내는 바이오헬스 혁신방안을 마련했다"며 "5000억원 규모의 백신 펀드 조성 계획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래 의료기술을 선도하기 위해선 혁신 의료기기 평가기간을 단축하는 것과 같이 기업의 혁신 성장을 발목 잡는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바이오헬스 육성을 위한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하루 전인 16일 윤 대통령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이사장과 만나 "우리나라가 수준 높은 바이오헬스 기술을 계속 구축해 가면서 세계시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싶다"며 재단 측과 내실 있는 협력 관계를 갖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의 바이오·디지털 헬스 육성 전략과 발맞춰 정부부처들도 움직이고 있다.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 과제’를 보면 ▲신사업 지원과 ▲절차적 규제 해소가 핵심 내용이다.
정부의 신산업 지원은 기존 신개발에 저해되던 규제를 푸는 방식이다. 특히 현재 신개발·융복합 등 새롭게 개발된 의료기기가 품목 분류가 없어 분류 결정에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어려움을 고려해 '한시 품목' 분류제도가 도입된다.
정부는 절차적 규제 해소를 위해선 내년 1월부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를 신설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혁심 제품에 대한 신속심사와 신속 상용화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관례적으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의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보건의료분야 정책에 대한 언급이 전무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최근 의료계 내 최대 이슈인 필수의료 강화나 의료인력 지원,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감염 대응 등 굵직한 현안이 많지만 전혀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과 질의응답은 대부분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힘 내 갈등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외 노동, 경제, 부동산, 안보, 국제정치 등 현안에 대한 다양한 내용도 다뤄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료계 관계자는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비승대응 100일 로드맵까지 밝히면서 과학방역을 강조해왔다. 당시 언급됐던 과학방역 과제들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최근 재확산에 따른 방역 기조의 변화는 없는지 설명이 부재한 점은 아쉽다"며 "현재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건 등으로 최대 이슈로 떠오른 필수의료 문제에 대한 언급이 빠진 부분도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