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개원의협의회는 16일 성명서를 “정부의 탁상행정으로 실행이 불가능한 정책을 고집한다면 병의원이 폐원을 하거나 행정처분으로 폐쇄를 당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접근성이 쉬운 동네 병의원의 입원실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개협은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원실을 운영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게 하는 입법예고에 대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유예기간인 3년 이내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갖추지 않으면 과태료·시정명령·업무정지(15일)에 이어 의료기관 폐쇄명령까지 가능하다.
대개협은 “현실을 감안하고 들여다보면 보여주기식 편의주의 행정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초기에 작동을 하는 것이며, 화재 예방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개협은 “큰 화재사고의 예를 보면 스프링클러는 별다른 역할을 못하고 있다”라며 “국민 안전이 우선이라면 전 국민적인 화재 예방법과 안전의식에 관한 교육 강화가 훨씬 중요하다. 화재발생 시 대처 매뉴얼 개발과 재난 대비와 대책에 대한 시스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중소병원이나 의원급 의료기관은 대부분 임대를 한 경우가 많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대개협은 “스프링클러 설치에 수천만원에서 수 억원이 소요될 수 있는 시설을 임차인이 해주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병의원이 설비를 한 경우라도 원상복구를 요구하면 그 비용조차 감당해야한다. 노후화된 건물이라면 설치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소방 시설법을 일률적으로 강행해선 안 된다. 현장 파악을 통한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했다.
대개협은 “탁상행정으로 실행 불가능한 정책을 고집하게 된다면 동네 병의원의 입원실이 사라질 수 있다. 이는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게 돼 국민 의료부담이 가중되고 이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초래할 것이다. 국민의 병의원 선택권에도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대개협은 “'사람이 먼저'인 정부가 진정으로 환자를 걱정한다면 의료의 공공성을 위해 의사들에게 소방 대책을 떠넘기지 말고 소방 안전시설의 재정지원을 통한 진정성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