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자신의 능력, 재능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한 영향력으로 함께 이 재난 사태를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7명의 사망자, 전체 확진자 119명이 나왔던 청도 대남병원은 그야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최전방이었다.
이곳에 의료지원을 한 오성훈 간호사는 ‘리딩널스’라는 이름으로 간호사를 위로하는 웹툰을 연재해 온 스타트업 대표다. 그는 지난해에는 간호사들이 병원 부서별로 업무 내용이나 교육 자료, 실무 지침서와 같은 내용들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널스노트’를 론칭하기도 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던 때,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오성훈 간호사는 “환자가 급증하는 긴급한 상황이 펼쳐지니 실제로 현장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덜 불안해하고 같이 힘내 이겨낼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가족들의 걱정도 컸다. 결혼생활 5개월 차인 아내의 눈물과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그는 지난 2월 29일 코로나19 격진지로 불렸던 청도 대남병원 의료 지원에 나섰다.
그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청도 대남병원은 절망의 상황을 이제 막 극복해나가고 있는 순간이었다.
오성훈 간호사는 “불과 10일전까지만 해도 정말 열악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국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심각한 곳이라고 인식돼 보건복지부, 대한간호협회 등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았다”며 “의료 인력도 파견된 상태이고 방호복 의료물품도 보급이 잘 됐다”고 말했다.
현장에 파견된 간호사들은 주로 환자들의 활력징후 확인, 주사·약물 투여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지원 활동 초기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환자들에게 직접 다가가며 마음을 열고자 했다.
오성훈 간호사는 “(활동 전) 극한의 상황을 떠올리기도 했지만 실제 현장에 가 보니 ‘고맙다’는 말로 긍정적으로 대해주시는 환자들이 많았다”며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무서운 인식이 있는데 실제 환자들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한 명의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다”라고 강조했다.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청도 대남병원 상황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5일 대남병원에 남아있던 확진자 16명이 전원 음성 판정을 받으며 2주간의 사투도 일단락됐다.
오성훈 간호사도 청도 대남병원에서의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최근 안동의료원으로 배치돼 새로운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의료진이 현장에서 지원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절한 인력 배치, 충분한 보호장비 확보,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성훈 간호사는 “인력이 부족한 곳이 있다. 대구, 포항, 안동 등의 지역에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또한 한번 현장에 투입될 때마다 방호복은 2시간 정도 밖에 못 입는다. 매일 수 백 명의 의료진이 갈아입는다고 하면 엄청난 물량이다. 보호장비 수요에 대해 빠른 조사와 빠른 대처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간호사는 “(코로나19 현장에 있는) 의료진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며 “응원과 격려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