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오늘(20일)부터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변경된 가운데,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이 "국립대병원을 지역거점 공공병원으로 세우려면 시설, 장비, 인력에 아낌없이 투자하라"고 주장했다.
국립대병원을 적극적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정책 방향과 달리 실제 투자 예산은 삭감되고 있다는 취지다.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는 1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은 단순히 소관부처가 바뀌는 날이 아니라 국립대병원이 지역·필수·공공의료를 책임지는 국가 핵심 공공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면서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보건의료노조 정재범 부위원장은 “국립대병원의 복지부 이관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 주민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진료·교육·연구 거점병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그런데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예산을 기획예산처에서 이른바 ‘회계 장난’을 통해 실질적으로 삭감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립대병원을 지역거점 공공의료의 중심으로 두겠다, 시설과 장비, 인력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 위중증 환자의 수도권 쏠림을 막고 지역의료 역량을 키우겠다고 하면서, 정작 이를 뒷받침해야 할 예산은 꼼수를 통해 삭감하겠다는 것이 지금 정부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김영희 의료연대본부 수석부본부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 본부장은 “양질의 의료인력 확보 및 필수인력 충원은 의료의 질, 환자 안전과 직결된다. 그러나 국립대병원은 정부의 인력통제와 인건비 통제로 인해 매년 인력확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복지부는 ‘기타공공기관 해제’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 위기에 빠진 국립대병원들이 부족한 의료 인력 충원과 처우개선을 위해 인건비 등 운영비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절실하고 우선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국립대병원들의 산적한 문제해결과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노동조합과 성실히 대화하고 정책을 함께 협의하는 노정교섭 제도화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지방 국립대병원들의 열악한 현장 증언들도 나왔다.
공공운수노조 권순남 의료연대본부 충북대병원분회장은 "충북대학교병원은 불과 2년 사이 의정갈등으로 인해 700억 원에 육박하는 누적 적자를 떠안았다. 병상가동률은 40%대까지 곤두박질쳤다”면서 “단순한 경영위기가 아니다. 치료받아야 할 환자에게 치료할 의사가 없다는 뜻이고, 병상이 비어 있다는 것은 지역의 필수·공공의료가 무너지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살리겠다는 말뿐인 정책이 아니라, 현장이 실제로 버틸 수 있도록 재정과 인력을 책임져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총정원제의 족쇄를 풀고,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공공의료를 수행하며 발생하는 재정 부담 또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 김진아 전북대병원지부장은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 교수의 사직으로 시작된 지방 필수의료의 붕괴 위기를 우리는 몸소 겪었다"며 "미숙아와 고위험 신생아의 생명을 다루는 필수의료 영역이지만, 지방에서는 전문인력 부족과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인해 운영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전북대병원의 2025년 전공의 충원율은 70%에 머물고 있고,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8개 진료과의 전공의 충원율은 6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부족한 의사 인력 때문에 많은 업무가 간호사에게 전가되고 있다”면서 “병동의 간호사들이 전담간호사로 이탈하면서 업무 과중과 각종 의료사고 위험에 더욱 노출되고 있고, 이로 인해 간호사의 사직도 날로 늘어가고 있다”고 증언했다.
국립대병원연대체는 정부에게 ▲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의 구체적이고 신속한 실행계획 수립과 충분한 예산 배정 ▲'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 예산을 법 제정 취지에 맞게 정부 예산안에 충실히 반영 ▲'국립대학병원 설치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등을 요구했다.
국립대병원연대체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과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소속 국립대병원 노동조합이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