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밤샘 협상 끝에 6월 1일 오전 6시께 사상 최저치인 1.6%의 수가인상률을 도저히 수용하지 못하고 2024년도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의협은 6개 공급자 유형 중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협상을 이어갔으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2.1%에 이어 올해는 1.6%의 수가인상률을 제시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연속으로 수가협상을 결렬했다.
김봉천 의협 수가협상단장은 "2024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건보공단의 수가인상률 제시로 인해 또 다시 결렬되고 말았다"며 "지난해 역대 최저수준인 2.1% 수가인상률이 결정된 이후 이번에는 사상 최저치인 1.6% 인상률을 기록하며 의원급 의료기관에 더 깊은 좌절과 배신감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로써 의원유형은 지난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10차례나 협상이 결렬됐다.
김 단장은 "의협은 이번 협상에서 공단 협상단 및 재정위 위원들에게 인건비, 관리비, 재료비 등을 비롯한 비용지출 급증에 따른 원가 인상자료를 전달하고 건보재정이 당기수지 2년 연속 흑자, 누적 적립금이 24조원에 이를 때까지 여전히 원가를 보전받지 못하고 있는 의원유형에 대한 수가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공단은 높은 물가인상률 및 임금인상률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의 고용 유지 등 의료 인프라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원급의 현실은 외면했다. 여느 때와 같이 합리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공단의 SGR 연구 결과 순위를 토대로 인상률을 통보하고 수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방식을 되풀이 했다"고 비판했다.
김 단장은 "총 진료비가 100조원을 넘어섰는데도 이처럼 예년과 유사한 밴딩 규모로 공급자 간 치열하게 다투는 모습을 조장하는 협상 방식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건보재정이 적자일 때에는 고통 분담을 명분으로 의료계의 희생을 요구해왔고, 흑자일 때는 보장성 강화 등 우선순위가 있다는 이유로 저수가에 대한 책임을 회피했다"며 "이제부터라도 적정 수가 책정에 우선적인 재정이 투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국가적 재난상황 등이 발생할 경우 더 이상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할 명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단장은 "높은 물가 및 임금인상률 상황속에서도 감염병 최일선에서 일차의료를 책임지고 묵묵히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회원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대단히 송구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수가협상 시작부터 자리를 함께했던 이필수 의협 회장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회원들에게 고개를 숙였고 차마 입을 떼지 못한 채 침통한 표정만을 지어 보였다.
한편, 최근 의원급 의료기관 수가 인상률을 살펴보면 2020년 2.9%, 2021년 2.4%(결렬), 2022년 3.0%에서 2023년 2.1%(결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