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릴리(Eli Lilly)의 티제파티드(tirzepatide)가 기존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추가적인 이점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미국 비영리단체 임상경제검토연구소(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 ICER)가 16일(현지시간)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티제파티드의 비교 임상 효과와 가치를 평가하는 최종 근거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ICER의 독립적인 근거 평가위원회 세곳 중 하나인 뉴잉글랜드 CEPAC(New England CEPAC) 1월 공개 회의에서 검토됐다.
ICER 보건경제학 수석 부사장인 존 캠벨(Jon Campbell) 박사는 "티제파티드는 새로운 GIP 및 GLP-1 수용체 작용제 작용 기전을 가지고 있다"면서 "한 일대일 시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와 비교했을 때 티제파티드는 당화혈색소(HbA1c) 수치, 체중, 중성지방 및 혈압에서 더 큰 감소를 보였다. 그러나 티제파티드를 사용한 심혈관 결과에 대한 연구는 결론이 나지 않았으므로 다른 이용 가능한 치료 옵션과 진정한 비교 임상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이용 가능한 근거에 기초한 경제적 모델링에 따라 티제파티드의 공정한 가격 범위를 제안할 수 있으며, 제조업체와 지불자는 환자에게 불필요한 부담이 없도록 공정하게 가격을 설정하고 근거에 기반한 보험적용과 연결되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상 효과에 대한 투표에서 ICER 멤버들은 만장일치(13대 0)로 배경요법(background therapy) 단독과 비교했을 때 배경요법에 티제파티드를 추가하는 것이 건강상 이점을 입증하기에 근거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7대 6으로 배경요법에 티제파티드를 추가하는 것이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오젬픽(Ozempic,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비교했을 때 건강상 이점을 입증하기에는 근거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10대 2(기권 1)로 멤버들은 티제파티드가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의 자디앙(Jardiance, 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에 비해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패널 구성원들은 치료법의 다른 잠재적인 이점과 단점, 상황에 따른 고려사항에 대해서도 검토했다. 티제파티드의 경우 투표에서 지불자 및 기타 정책 입안자가 주목해야 할 특히 중요한 점으로 '제2혀 당뇨병 개별 환자에 대한 평생 영향의 크기'를 강조했다.
제조사인 릴리가 아직 티제파티드의 가격을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비용 대비 가치에 대한 투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가격 기준 ICER는 티제파티드에 대한 건강편익가격기준(HBPB)으로 연간 5500~5700달러를 제안했다.
또한 정책적 권장 사항으로 ICER는 GLP-1 유사체 및 SGLT-2 억제제 모두에 대한 보험적용 범위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ICER는 "최근 임상 지침에 따르면 이들 약물은 심혈관 또는 신장 질환이 있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1차 치료제로 간주될 수 있고, 이러한 특정 환자집단에서 더 광범위하게 사용을 권장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티제파티드는 아직 심혈관 혜택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티제파티드에 대해 보험 적용하기 전 메트포르민과 같은 1차 치료제에서 당화혈색소를 7% 이상이 되도록 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릴리는 지난해 6월 티제파티드가 위약에 비해 당화혈색소와 체중을 크게 감소시킨다는 3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티제파티드의 신약허가신청서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 접수돼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