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체용의약품과 동물용의약품을 같은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됐지만, 제조·품질관리체계는 여전히 따로 운영돼 공동생산 허용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3년 3월 '동물 약국 및 동물용 의약품등의 제조업·수입자와 판매업의 시설 기준령'이 개정되면서 인체용의약품과 동물용의약품 제조시설의 공동사용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제조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체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KGMP와 농림축산식품부의 KVGMP로 이원화된 상황이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일 제조시설에서 하나의 품질시스템을 운영하더라도 KGMP와 KVGMP에 맞춰 서류를 각각 제출하고 현장실사와 사후관리도 별도로 받아야 한다. 표준작업절차서와 제조기록서, 변경관리, 일탈관리, 교육훈련, 밸리데이션 등 품질업무도 두 관리체계에 맞춰 각각 작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제약업계는 이러한 이원화가 품질보증 업무와 행정부담을 늘리고 제조현장의 운영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한다. 동일 제조시설에 두 기준을 각각 적용해 추가로 확보되는 품질·안전관리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기업과 정부가 부담하는 행정비용과 관리비용은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동물용 의약품 등 취급규칙' 개정안에 동물용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적합판정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개정안은 KVGMP 적합판정 신청과 현장조사, 변경 적합판정, 갱신, 취소와 시정명령 등의 절차를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인체용의약품 제조소는 GMP 적합판정을 3년마다 갱신하고 있으며, 동물용의약품 제조소는 2년 주기의 실태조사를 받고 있다. 제약업계는 동물용의약품 적합판정제가 시행되면 기존 실태조사가 적합판정과 갱신 절차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인체용 KGMP 적합판정을 받은 시설도 KVGMP 적합판정 절차를 별도로 밟아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에도 두 품질관리체계가 분리돼 있었는데 적합판정과 갱신 절차까지 각각 운영되면 동일 제조시설의 심사와 관리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인체용 GMP 시설에서 동물용 의약품도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는데, 최근 다시 별도 관리체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바뀐 것 같다"며 "같은 제조시설을 두고 두 GMP 체계를 각각 운영해야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제약업계는 '동물용 의약품 등 취급규칙' 개정안에 KGMP 적합판정으로 KVGMP 적합판정을 갈음할 수 있는 규정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체용의약품 GMP가 동물용의약품보다 엄격한 기준과 관리체계를 적용하는 만큼 공통 제조·품질관리 항목은 KGMP 심사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단 동물용의약품에만 적용되는 특수 관리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항에 한하여 확인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