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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 ‘실종’된 커뮤니티케어...제도 정비하고 의사 참여 이끌어내야

    의료계·복지부 커뮤니티케어서 ‘의료’ 중요성 공감대...의료계 참여위해 적절한 보상이 관건

    기사입력시간 2022-07-20 07:10
    최종업데이트 2022-07-20 11:24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초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폭증과 존엄한 죽음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구축이 시급하단 제안이 나왔다.

    19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는 국민의힘 강기윤·이종성 의원, 더불어민주당 허종식·신현영 의원, 대한의사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지역사회 통합의료돌봄 개선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탈의료 지향 ‘커뮤니티케어’ 성공 어려워...요양의원 신설·기능중심 의료이용체계

    발제를 맡은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우봉식 소장은 정부가 지난 2019년부터 16개 시군구에서 추진 중인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며 서두를 열었다.

    우 소장은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모델은 과거 영국, 일본에서 실패한 관주도의 모델인데다 비용 절감을 위한 탈의료, 탈시설만을 지향하고 있어 제도 성공과 정착에 큰 어려움이 예견된다”고 말했다.

    이에 우 소장은 돌봄과 함께 의료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형 커뮤니티케어’를 제안했다. 우 소장은 먼저 1차의료 중심 의료돌봄 통합 제공체계로 가칭 ‘요양의원’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요양의원은 시설·인력·장비 기준을 기존 요양병원과 요양원 중간 정도이 기준을 적용해 장기요양환자를 의원급에서도 일정 부분 케어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우 소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외래 중심 일차의료 기반으로는 일차의료 중심 커뮤니티케어를 원활히 수행키 어렵다”며 “통합의료·돌봄 전문 일차의료기관의 한 형태를 일본의 개호의료원과 비슷한 요양의원 제도를 신설하자”고 했다.

    이어 “요양의원 의사가 고령자와 친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형성해 신뢰를 유지하고 예방적 의료를 통한 건강지킴이로 역할을 할 수 있게 충분한 보상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질환 시기에 따른 기능 중심으로 이용체계를 개편하자고도 했다. 우 소장은 “기존의 1~3차 피라미드식 의료이용체계는 고령화로 인한 다양한 의료·돌봄 서비스 제공이 불가하다”며 “질병 시기와 생애 전주기를 고려해 기능중심 의료이용체계 구축하고, 일차의료가 지역 완결형 의료·요양·돌봄 연계체계의 조정자로서 역할하는 ‘매트리스식’ 의료이용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우 소장이 제안한 매트리스식 의료이용체계는 초급성기의 경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이, 급성기는 전문병원과 의원급이 중심적으로 담당하되 병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기능특화병원 등 특정 과목·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료기관으로 특화하는 방식이다. 이 외에 회복기 병원을 신설해 지역사회에서 지역 완결형 의료·돌봄 체계를 담당토록 하고, 기존 요양병원은 일반·재활·완화·치매 등으로 기능을 분화한다.

    우 소장은 또한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을 위해 국회의 입법 활동이 중요하다며 통합의료돌봄법 제정, 의료법 개정,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 등을 주문했다.
     
    대한의사협회 김충기 정책이사, 대한개원의협의회 장현재 총무부회장, 보건복지부 통합돌봄추진단 손호준 단장.


    의사 참여위해 적절한 보상체계 마련 필요...복지부 “의료-돌봄 연계 중요”

    의협 김충기 정책이사는 환자에 대한 케어가 의료기관을 떠나는 순간 단절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기반 의료돌봄이 이뤄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의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정책이사는 “환자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도 케어가 필요한데 현재 이 부분에 대해 온전히 개인이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어느정도가 되는지 정부가 정확한 추계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에는 이런 문제를 관 주도로 해결하려 했지만 이번 코로나 팬데믹의 재택치료 과정에서 보듯 민간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 정책이사는 “가정과 가족 중심으로 환자돌봄을 지원할 수 있는 적절한 의료적 방침의 개발과 적용은 대다수의 의사들도 충분한 경험이 없어 큰 도전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현재 왕진수가는 진료실서 하는 진료수가와 차이가 없다. 의사들의 참여를 도결할 수 있는 적절한 지원과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직접 방문진료를 하고 있는 대한개원의협의회 장현재 총부무회장은 장기요양보험 분야에서 관련 수가 신설, 기존 재가센터와 일차의료기관의 연계를 통한 왕진을 제안했다.

    장 부회장은 “거동이 불편해 병원을 찾기 어려운 장기요양보험 2등급 환자들은 의사가 직접 방문해 케어할 필요가 있는 이들”이라며 “하지만 지금 장기요양 부분에서는 민간이 재가센터를 만들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의사들이 여기를 비집고 들어가 새로 재가센터를 만들고 왕진을 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장기요양에 소속된 재가센터가 지역단위로 굉장히 많다. 기존에 있는 재가센터를 일차의료기관들과 연결시키고, 그 의사들이 왕진을 간다면 그것이 자연스레 커뮤니티케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부회장은 또 “장기요양보험 재원 11조원 중 의사에게 쓰는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의사가 직접 환자를 찾아가 진료할 수 있도록 장기요양보험 내에서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며 “많은 비용과 많은 의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구조를 잘 짜고 수가만 마련해주면 커뮤니티케어에서 의사들의 왕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커뮤니티케어에서 의료가 필수적 요소라는 데 동의하며 의료 측면의 강화와 돌봄과의 긴밀한 연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통합돌봄추진단 손호준 단장은 “선도 사업에서 나타난 한계는 의료적 측면에서 부족”이라며 “커뮤니티케어의 성공을 위해선 의료와 돌봄이 연계되며 균형있게 가야한다. 선도사업 기간 일부 지역에서 의료 관련 모범적 모형들을 일반화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서비스와 인프라가 마련되더라도 국가·지자체의 제도들이 칸막이로 작용해선 안 된다”며 “장기요양, 건강보험, 돌봄 등에서 여러 제도들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