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으로 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의 진료비보다 한방 진료를 받은 환자의 진료비 증가율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평원은 지난 2013년 7월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를 위탁받은 이후 진료비 정보를 분석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정보'를 27일 처음으로 공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의과에서 진료 받은 환자는 179만명, 진료비는 1조 1144억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180만명, 1조 1191억원으로 집계돼 각각 0.6%, 0.4% 상승폭을 보였다.
한방 진료를 받은 환자 역시 2014년 48만명에서 2016년 72만명으로 무려 50%가 증가했으며, 진료비도 2722억원에서 4598억원으로 69% 증가했다.
진료비 상승폭은 의과와 68%나 차이 났으며, 환자 수 또한 의과는 2014년에 비해 0.6% 소폭 증가했으나 한방은 50%나 늘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총 1만 8327개 요양기관에서 자동차보험으로 청구건수가 가장 많은 종별은 한의원(58.5%)으로 의원(27.2%) 대비 2배였고, 병원(5.7%)보다는 10배 가까이 높았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자동차보험을 이용해 한방진료를 받는 것을 선호하면서 한방 진료비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진료 경향이 달라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차보험을 이용한 한방 진료비 증가 현상은 이전부터 여러 지적이 있었다.
건강보험에서는 비급여인 추나요법, 첩약, 약침술 등 주요 한방 행위가 자동차보험에서는 모두 정해진 수가에 따라 비용 청구가 가능해 이를 찾는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진료비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방치료 중 경추견인·경피전기자극 등 6개의 물리요법은 아직 수가도 정해지지 않아 한의원이 청구한 금액을 그대로 보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진료를 실시하는 한의원도 증가해 현재는 전체 한의원의 77.3%가 자동차보험 관련 청구를 하고 있어 자동차보험을 이용한 한방 진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보험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4만명이며, 진료비는 총 1조 658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총 진료비는 2014년 1조 4234억원, 2015년 1조 5557억원, 2016년 1조 6586억원으로 매년 증가해 그 증가율은 9.3%, 6.6%을 기록했지만, 연간 증가율은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진료환자 중 남성 환자가 119만명(58.3%)으로 여성 환자보다 많지만, 1인당 진료비는 여자(87만원)가 남자(77만원)보다 많았으며, 1인당 진료비는 70세 이상(245만원), 50대(87만원), 10대(65만원), 10세 미만(28만원) 순으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진료비가 뚜렷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또한 지난해 자동차보험 진료환자 중 입원환자는 69만명(33.8%) 입원진료비는 1조 433억원(62.9%)으로 매해 꾸준히 감소한 반면, 외래진료비 점유율은 2014년 4511억원(31.7%)에서 2016년 6153억원(37.1%)로 증가해 입원진료보다 외래진료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