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유럽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업계 파트너링 행사인 '2024 바이오-유럽 스프링'과 세계 3대 암학회로 손꼽히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가 잇따라 개최되는 가운데, 많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행사에 참석한다.
AI 기술 적용한 신약 발굴 플랫폼, 신규 파이프라인 등 소개하고 글로벌 파트너링 모색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업계 파트너링 행사인 '2024 바이오-유럽 스프링(BIO-Europe Spring)'이 오는 18~20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다.
바이오 유럽 스프링은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진과 기관투자자 등이 참석해 최신 바이오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기술제휴와 연구 협력, 투자 유치 등을 논의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바이오 콘퍼런스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바이오-유럽 스프링에는 약 60개국, 2000개 기업이 참석한다. 3월 14일 기준 행사에 참여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약 80여개다.
구체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SK케미칼, 유한양행, 일동제약, 녹십자, 대웅제약, 부광약품, 보령, 비보존, 바이오오케스트라, 지티아이바이오사이언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씨케이리제온, 파마리서치, 신테카바이오, 코오롱생명과학, 휴온스랩, 차백신연구소, 제넥신 등이 행사에 참석한다.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는 개별 부스를 통해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PDO)와 빅데이터에 독자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혁신 신약 타깃 발굴 플랫폼을 소개한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세포 표적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인 'BDDS'를 소개한다.
BDDS 플랫폼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와 같은 치료물질이 뇌혈관장벽(BBB)과 뇌세포(뉴런, 성상세포, 미세아교세포)에 발현돼 있는 아미노산 수용체까지 전달할 수 있게 도와주는 고분자 기반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이다.
보령은 항암신약 'BR101801'의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삼중 저해하는 혁신신약(First-in-Class)물질이다. 이는 '말초 T세포 림프종' 후보물질로 최근 완료된 임상 1b상에서 완전관해 2명, 부분관해 1명이 확인됐다.
BR101801은 2022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지난해 8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보령은 지난해 12월 미국혈액학회(ASH)에서도 BR101801의 임상 1상에 대한 결과를 발표했다.
신테카바이오는 'AI 신약후보 물질 공장 단위 생성 체계'와 '런치패드' 서비스 모델을 추가한 'DDC(Deepmatcher Drug Candidate)' 서비스를 소개한다.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다수의 물질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AI 신약 개발의 강점이 부각되는 자동화 프로세스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AI 신약후보 물질 공장 단위 생성 체계는 자체 AI 플랫폼 '딥매처'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후보물질 개발 과정을 연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 자동화 프로세스다. 후보물질 발굴 과정을 최적화해 신약 파이프라인 생성에 필요한 물리적 기간 단축 및 자원 효율화가 가능하다.
에이비온은 주요 파이프라인인 ABN401, ABN 501, ABN202 등을 소개하고, 기술이전(LO) 논의에 집중할 계획이다.
ABN401은 비소세포폐암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 돌연변이 표적치료제로, 글로벌 임상 2상 중간 결과 ORR(객관적반응률)이 약 53%로 집계됐다. 최초 치료 환자군 대상으로는 75%의 반응률을 보였으며, 안전성에서 8%의 환자만이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을 경험했다. 이는 경쟁약인 노바티스의 '타브렉타'와 머크의 '텝메코'보다 우수한 수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ABN501은 클라우딘3를 표적하는 신규 타겟(Novel Target) 파이프라인이다. ABN202은 항체·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ACFP)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항암 플랫폼이다.
지티아이바이오사이언스는 Ultra-Low HER2 발현 암종 타겟 신규 파이프라인 'ZTI-201A'를 공개할 예정이다.
ZTI-201A는 지티아이바이오사이언스의 산화철 나노 구조체 기반 약물 플랫폼 기술인 '테라캐리어(TERACARRIER)'를 활용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테라캐리어는 약물의 생체 내 전달 과정에서 전달체와 방사성 동위원소가 분리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 암세포로 안전하고 정확하게 전달해 치료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ADC부터 이중항체, AI 기반 항암 신약까지…항암제 개발 트렌드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내달 5~10일(현지 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에 대거 참석한다. 이들은 차세대 항암제 후보물질의 초기 임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에이비엘바이오, 레고켐바이오, 앱클론, 티움바이오, 한미약품, 에이비온, 애스톤사이언스, 지놈앤컴퍼니, 신라젠, 와이바이로직스, GC셀, 파로스아이바이오, 유빅스테라퓨틱스,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스티큐브, 큐리언트 등이 행사에 참석한다.
GC셀은 T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인 'GCC2005(AB205)'의 비임상 연구결과와 치료 가능성을 소개할 예정이다. 면역항암 세포치료제인 '이뮨셀엘씨주'의 리얼월드 데이터(RWD)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기존에 발표한 적 없는 이중항체 기반 ADC 치료제 'LCB36'의 전임상 결과를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LCB36은 B세포 혈액암에서 흔히 알려진 표적 단백질인 CD20과 CD22를 표적하는 ADC다. 이번 학회에서는 쥐와 영장류에서 얻은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공개한다.
신라젠은 개발 중인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의 연구결과와 항암제 'BAL0891' 1건,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SJ-600시리즈' 2건, 총 4건의 파이프라인 포스터 발표를 진행한다.
애스톤사이언스는 암 치료백신 관련 연구결과 5건과 암 표적치료제 연구결과 1건을 발표한다.
구체적으로 애스톤사이언스는 ▲진행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개발되고 있는 암치료백신 AST-021p의 임상 1상 연구결과 ▲TROP2 백신 AST-07X의 단독 요법과 TROP2 ADC와 병용 요법에 대한 면역원성과 항종양효과 전임상 결과 ▲KRAS 비변이성(non-mutated) 제2형 (class II) 항원결정기를 이용한 백신 AST-11X의 면역원성 전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이와 함께 ▲위암에서 AST-301(HER2 백신, 임상 2상 단계 약물)과 HER2 ADC 병용요법에 대한 항종양효과 전임상 결과 ▲난소암에서 AST-201(IGFBP2 백신, 임상 2상 단계 약물)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항종양효과 전임상 결과 ▲진행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ISR(integrated stress response) 억제 표적치료제인 AST-05X의 전임상 결과도 공개한다.
앱클론은 HER2 양성 고형암을 표적으로 하는 스위처블 CAR-T 치료제 후보물질 'AT501' 임상 1상 연구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어피맵 이중항체 기술이 도입된 'AM105'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112'와 'ABL407'의 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ABL112와 ABL407은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가 적용된 파이프라인이다.
에이비온은 ▲소세포폐암(SCLC)에서 ABN501의 비임상 결과 ▲ABN202-비스타·메소텔린 표적항암제(VISTAxMSLN)의 다중항체 비임상 결과 ▲ABN202-EGFR의 비소세포폐암에서의 비임상 결과 ▲ABN202-Trop2 표적항암제의 Trop2 양성 고형암에서 비임상 결과 등을 발표한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항-CD39 단일클론항체 'AR062'의 특성과 효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CD39는 세포의 에너지원인 아데노신삼인산(ATP)을 분해해 아데노신으로 변환시키는 기작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주로 면역억제 세포의 표면에서 높은 발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빅스테라퓨틱스는 혈액암 신약 후보물질 'UBX-303-1'의 비임상 연구결과와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발표한다. UBX-303-1은 자체 TPD 플랫폼 기술 'Degraducer'에 기반해 도출된 첫 번째 임상 파이프라인이다.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32367'에 대한 비임상 연구결과와 PD-L1, TIGIT 2중 타깃 면역항암제 'YH41723'의 항암 효력 결과와 비임상 연구 개발 현황을 발표한다.
YH32367은 다양한 HER2 발현 종양 비임상 실험에서 대조항체 대비 유의적으로 우수한 항암 효력 및 안전성을 나타냈고 HER2 발현이 낮은 종양에서도 경쟁 약물 대비 효력도 공개한다.
회사 측은 "이번 학회를 통해 최초로 공개되는 YH41723은 PD-L15이 발현되는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 면역세포의 활성을 저해하는 PD-1과의 결합을 방해해 T 면역세포를 활성화한다. 이와 함께 T 면역 세포의 다른 면역관문6 타깃인 TIGIT7에 결합해 T면역 세포 기능의 억제를 차단해 추가로 T면역 세포를 활성화하는 이중항체"라고 밝혔다.
지놈앤캠퍼니는 신규타깃 면역항암제 'GENA-104'의 전임상 결과 4건을 포스터로 발표한다.
구체적으로 ▲AI 기반 면역조직화학염색(IHC) 분석을 통한 18개 암종에서 CNTN4 발현율 탐색 및 PD-L1 발현과의 연관성 ▲키트루다를 투여한 위암 환자에서의 CNTN4 발현 심층분석 ▲CNTN4 결합 파트너인 신규타깃 APP의 T세포 내 발현 메커니즘과 기존 면역항암제 비반응 환자에서의 발현분석 결과 ▲ADC 신규타깃으로서 CNTN4의 가능성 확인 등이다.
큐리언트는 암세포의 전사 조절에서의 CDK7 저해제 'Q901'의 작용 기전을 발표하고, 이 기전이 가지는 약리학적 의미를 공개한다.
티움바이오는 면역항암제 'TU2218'의 전임상 연구결과를 공개한다. TU2218은 체내에서 면역항암제 활성을 방해하는 '형질전환성장인자(TGF-ß)'와 '혈관내피생성인자(VEGF)'의 경로를 동시에 차단해 키트루다와 같은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극대화하는 이중 저해제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5년 연속 행사에 참석중이며,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항암제 파이프라인 'PHI-101'과 'PHI-501'의 생체 내(in vivo) 효능 등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이뿐 아니라 루닛, 포트래이 등의 기업 참가도 눈에 띈다.
루닛은 인공지능(AI) 기술로 바이오마커를 찾는 '루닛 스코프'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결과 7건을 발표한다. 여기에는 ERBB2 변이가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형(HER2) 면역조직화학염색(IHC) 발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연구결과도 포함돼 있다.
루닛은 암세포의 CNTN4 발현이 PD-L1과 관련돼 있는지를 AI 기술로 분석한 연구결과도 이번에 발표한다.
포트래이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공간전사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과 관련한 연구결과 9건을 AACR에서 발표한다.
공간전사체를 활용해 간암세포의 표적을 발굴하고, 공간전사체 데이터를 학습한 여러 암종의 종양미세환경 예측 모델을 구축한 연구결과도 공개한다.
공간전사체는 암세포의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는 기술이다. 항암제가 암세포에 정확하게 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도록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