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본격 운영하면서 병원 근무 간호사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지만 체감도는 여전히 차갑다.
대한간호협회 산하 병원간호사회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전문 간호 인력이 24시간 환자를 돌보는 시스템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현장 간호사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병원간호사회 박영우 회장은 "자체적인 조사에 따르면 기존 병동 환자 만족도는 10% 가량 향상됐지만 현장 간호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이 없어 여전히 간호사들의 걱정이 많은 상태"라면서 "남은 간호사들이 모든 환자를 돌봐야 해 이에 따른 문제점 등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병원간호사회는 자체조사를 통해 표준인력부터 간호등급제까지 면밀히 검토중이다.
특히 병원간호사회는 각 병원이 환자 수 대비 간호인력 등을 자체적으로 신고하고 인센티브를 받는 간호관리료 차등제 서비스의 개선이 필수라고 언급했다.
간호관리료 혜택을 받는 간호사가 25%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영우 회장은 "간호관리료는 간호사 급여의 50%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별도의 간호관리료를 산정해 급여를 충당할 수 있는 체계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병원간호사회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중 발생하는 의료사고 책임 소재 문제 또한 간호사들을 옥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경옥 부회장은 "보호자 부재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해 병원들이 걱정이 많다"면서 "특히 나이가 많은 환자들은 아무리 교육을 해도 본인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으로 벌어지는 사고들이 많은데, 이럴 때에도 병원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해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병원간호사회는 간호간병서비스 확산에 따른 새로운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간호간병 경력 간호사들의 쏠림과 신입 간호사들의 사직 문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우 회장은 간호사들이 수도권에 쏠리는 것과 관련해 "지방에 간호사들이 머무를 수 있도록 복지나 급여, 정책들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이는 병원 혼자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적으로 지원이 있어야 정착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병원간호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신입 간호사의 34%가 병원에 적응하지 못하고 그만두고 있어 이들이 제대로 적응하기 위한 정책 또한 함께 필요하다.
병원간호사회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단기적인 간호사들의 임금 개선이 아닌 장기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단기처방에 그칠 경우 현장을 떠나는 간호사들을 막을 수 없고 새롭게 파생되는 문제점들 또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최우선적으로 간호관리료 개선과 함께 간호사의 표준급여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연구나 간호수가 개발. TFT를 통한 장단기계획 수립을 통해 개선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