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최근 국립중앙의료원(NMC)에 설치된 서울 권역외상센터가 마취과 의사가 부족해 야간·휴일 응급수술이 중단된 것과 관련해, 뒷이야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이번 응급수술 중단은 마취과 의사 인력 소진, 부족 문제와 더불어 임금 문제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정규직 마취과 의사들에 비해 급여가 현저히 적었던 NMC 마취과 의사들은 최근 병원 측에 급여 인상을 요구했다. 적은 급여에 비해 최근 업무 로딩 역시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병원은 급여 인상이 아닌 마취과 전문의 공고를 내면서 병원과 기존 마취과 의사들 간 갈등이 발생했다.
기존 NMC 마취과 의사들 급여는 새로 공고가 난 마취과 전문의 급여인 3억에 크게 못 미친다는 후문이다. 공고된 마취과 촉탁의 정원(TO)엔 지원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급여체계 역전 현상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최근 기존 교수들과 신규 촉탁의들 사이 급여 차이가 크게 발생하면서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발생한 지방 대학병원 응급실 폐쇄 문제도 비슷한 임금 역전 현상으로 인한 문제가 얽혀있었다.
병원 현장 의사들은 이 같은 임금 역전 현상이 의료대란으로 더 가속화된 만큼 조속한 의정갈등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족한 현장 인력을 돈을 더 주더라도 빠르게 일 할 수 있는 촉탁의 등 채용으로 대체하는 일이 확산되다 보니 의료계 전반적으로 최근 비슷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대학병원 마취과 교수는 "병원 정규직 교수로 발령된 인원들은 전공의 교육, 연구, 진료까지 하면서 1~2억대 급여를 받는데 새로 고용된 진료교수, 촉탁의 등은 3억이 훌쩍 넘는 돈을 받는다. 이런 급여 역전 때문에 주니어 교수들은 대학병원을 많이 그만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젊은 교수들이 떠나면서 더 많은 촉탁의를 고용할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립중앙의료원 일은 실제 수술에 차질이 생겨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이지 급여 문제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병원 내 갈등은 상당한 상태"라며 "빠르게 의정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소속 마취과 의사들이 병원 측에 당직 근무가 어렵다는 입장을 표명해 서울권역외상센터의 야간·휴일 외상환자 수술에 일부 어려움이 발생했다"며 "그러나 이는 해당 의사들의 당직 미실시에 의한 것이며 마취과 의사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니다. 병원은 신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해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들과 근무여건 협의 및 면담 등 자체적인 노력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NMC 관계자는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