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에 참여했던 의사 중 과반 수 이상인 52%가 원격의료에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대한내과의사회 등 단체에서 실시했던 비대면진료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6명이 부정적이었던 것과는 다소 다른 양상이다.
서울시의사회는 14일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백서 발간식'에서 이같은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은 지난해 12월 급작스러운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인해 한계에 도달한 기존 재택치료 시스템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참여함으로써 각종 변이로 인한 환자 급증의 위기를 극복하고, 서울시민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하루 빨리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설계됐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해 12월 의원급 재택치료 시범사업을 발표하고 올해 1월 구로구의사회를 시작으로 총 13개 구에서 46만3179명의 환자를 모니터링했다.
재택치료에 참여한 의원급 의료기관의 설문에 따르면 재택치료에 참여한 전문과목은 내과가 22%로 가장 많았고 이비인후과 18%, 가정의학과가 16%, 소아청소년과 11% 순이었다.
재택치료에 참여했던 환자 95%가 긍정적이라고 답했고 참여했던 의료기관 98%가 이번 시범사업이 코로나19 극복과 국민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시범사업 참여 중 어려웠던 점으론 재택치료 시스템 상의 문제(24.1%), 휴일과 심야시간 당직(22.4%), 지원 시스탬과 전자차트 호환 불가(22%)가 가장 많이 꼽혔다.
향후 시범사업의 개선사항에 대해선 '의사의 재택근무 가능 등 당직과 관련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2.4%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지원시스템과 차트 연동 등 행정업무 간소화(18.8%), 통화가 안되는 경우에 대한 대처 방법 개선(18.5%) 등 순이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의사들 중 52%는 원격의료에 대한 견해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재택치료 전과 후 전화진료 등 원격의료에 대한 관점이 변했는가'를 묻는 질의에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응답이 52%, '변화없다'는 답변이 43%, '부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응답이 3%였다.
구로구의사회 한동우 회장은 "우리나라는 IT 강국이고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재택치료환자 프로그램에 접속할 수 있어서 충분히 야간에 환자와 전화하면서 모니터링할 수 있었다"며 "이번 시범사업은 코로나19로 확대되고 있는 비대면진료에 참여했다는 점으로도 의의가 깊다"고 말했다.
반면 서초구의사회 구현남 회장은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구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진료에 대한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진 셈"이라며 "감염병 상황에서 환자 진료에 소홀할 수 있는 부분이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구의사회장들은 아직 비대면진료가 부족한 점이 많고 개선돼야 한다고 동의하면서도 이번 재택치료 의원급 서울형 사업은 기존 원격의료의 불안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북구의사회 장성관 회장은 "내과나 소아과 등 개원의단체와 설문 의견이 다른 이유는 이번 시범사업은 지자체와 정부의 행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 답변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중랑구의사회 오동호 회장도 "비대면진료 자체만 놓고 보면 아직 많이 불안정한 것이 맞지만, 재택치료 서울형모델에선 이를 백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었다. 각구와 서울시 차원에서 운영위원회가 비대면 모니터링 상 취약점을 보완하고 백업했다"며 "향후 비대면진료도 플랫폼을 만드는 것 보다 누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비대면진료 관련해선 회원들의 우려가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닥터나우와 같은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한편 시대적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다"며 "반발자국 앞으로 전진하되, 회원들보다 너무 앞서 걷진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