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는 코와 뺨 등 얼굴의 중간 부위가 빨개지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주사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국소 감염, 음주, 모낭충, 화장품 등 여러 인자가 고려되고 있다. 주사 환자들은 술을 먹지 않았는데도 취해 보인다,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는 등 오해를 받아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팀은 국내 주사 환자와 만성질환, 항고혈압제 약물 사이의 관계를 분석했다. 당뇨와 이상지질혈증이 있으면 추후 안면홍조증의 대표 질환인 주사 진단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만성질환과 안면 주사의 발생 위험(The Risk of Rosacea According to Chronic Diseases and Medications: A 5-Year Retrospective, Multi-Institutional Case-Control Study)'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SCI급 저널인 'annals of dermatology' 2018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1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을 포함한 의료원 내 5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139만9528명을 추적해 후향적 연구를 실시했다. 전체 환자 중 2536명(0.18%)이 주사로 진단받았는데 여성이 1745명으로 남성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만성질환과 주사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만성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군과 만성질환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주사 환자들 간의 주사 진단율을 비교했다. 전신 질환에 대한 약물 투여가 교란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약, 당뇨약, 이상지질혈증 약 등의 복용력을 확인해 보정했다.
분석 결과 당뇨와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환자는 주사 진단 확률이 각각 2.8배,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전은 정확하게 밝혀져 있지는 않으나 유전적인 요인과 음주 등의 후천적 요인으로 인한 전신 만성질환이 주사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지질단백질의 구조적인 변화를 일으켜 이상지질혈증을 유발한다고 제시된 바 있다. 반면 허혈성심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군에서는 주사 진단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원 교수는 "연구결과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주사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데 흥미롭게도 남성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스타틴 계열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면 주사의 발생 빈도가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주사는 주로 아시아인보다 백인에게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인에 대한 주사 연구는 상대적으로 적으며 한국인에 대한 주사 연구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의 주사 유병률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혜원 교수팀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주사와 전신질환과의 상관관계를 국내 최초로 밝혀내 주사에 관한 연구 기틀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