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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개발은 방위산업…컨소시엄 구축하고 대규모 투자로 자체 mRNA 개발해야"

    여야 초당적 글로벌 백신허브 지원 위한 국회 특위 구성…한미약품·에스티팜 등 컨소시엄에서 내년 mRNA백신 생산 계획

    기사입력시간 2021-06-15 07:26
    최종업데이트 2021-06-15 07:26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전세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료제·백신은 더이상 단순한 의약품이 아닌 국가 안보이자 필수 군수물자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만큼, 앞으로 신종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 국회, 민간제약사, 의료기관, 대학 등이 컨소시엄을 구축해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백신 허브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대표·에스티팜 김경진 대표는 지난 14일 국민의힘 최형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양기대 국회의원이 개최한 글로벌 백신허브지원을 위한 국회특위 구성 추진 공청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백신허브 국회특위는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에 글로벌 백신허브를 조성해야 한다는 초당적 입장에서 추진됐다.

    한미사이언스 "백신 주권 확보와 백신 허브 조성을 위해 컨소시엄 구성해야"

    먼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자체 백신 주권 확보와 백신 허브 조성을 위해 컨소시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임 대표는 "컨소시엄은 비영리단체와 산업협회 등이 공공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며,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전세계 팬데믹 종식을 목표로 해야 한다. 누구나 참가 가능하며 평등, 공유, 책임,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공익을 실현해야 하며, 저개발국가의 백신 소외 현실 해소에도 이바지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립보건원 주축으로 한미약품과 에스티팜, 진원생명과학 등 10여개사 참여해 mRNA 백신을 개발, 생산하는 목적으로 컨소시엄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백신 개발은 민수산업과 달리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자본집약적인 산업인 동시에 투자와 개발 기간이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에서 방위산업에 해당된다"면서 "실제 미국에서는 지속적으로 국방 예산을 제약바이오에 투입해 현재 바이오강국이 됐으며, 중국의 우한바이러스 연구소도 방위산업체에 속해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국방물자생산법(DPA·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주요 물품의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법률)를 발동해 백신 생산을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요 국가들간 국제 정세가 신냉전주의화 되고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방산 관련법상 방위산업은 무기, 군수물자 등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방산업체에 제약기업이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컨소시엄을 구축해 글로벌급 mRNA백신 개발·생산 기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방위산업과 관련 법률정와 조직체계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 권한으로 패스트트랙과 바이오산업에 적합한 긴급지원 루트 등을 마련해야 하며, 미국의 민관컨소시업과 같은 PPP(민관협력사업)형태의 사업으로 운영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G7 정상회의 이후 글로벌 백신 허브 센터가 호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영국, 미국 동부, 브라질 등 전세계에 동시 개발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도 주변국과의 경쟁상황 속에서 보다 빠른 속도로 실행을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단순한 백신 개발 프로그램이 아닌, 백신허브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조직을 만들고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백신 허브는 단순히 백신만 만드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위해 인천공항처럼 다양한 기능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단순한 백신 생산기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전진기지를 구상하고, 백신, 주사제 뿐 아니라 교육시설, 국가간 교류시설 등을 마련하자는 의미다.

    "내년 8월 자체 mRNA 백신 나오려면, 2021년 6월 골든타임"



    현재 자체적 기술을 통해 mRNA 플랫폼 기술 구축에 나서는 에스티팜 역시 '골든타임'을 잡기 위해서 정부·국회의 빠른 결정과 설비 구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2018~2019년 바이오팀이 항암백신의 형태로 mRNA 플랫폼 기술을 위한 연구를 해왔다. 2020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감염병 예방 백신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mRNA 합성과 항체 생성에 중요한 핵심 기술인 5’-Capping 플랫폼 기술을 확보해 국내 특허출원을 완료했으며, 제네반트로부터 LNP(약물전달체인 지지 나노입자·Lipid Nano Particle) 기술이전 계약을 완료하고 이화여대 이혁진 교수팀과 중장기적으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mRNA는 작은 온도 변화 등 주변 환경에 매우 취약하고 우리 몸 속에서 수많은 분해효소들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며 분자량이 커 세포막 통과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LNP 기술 개발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김 대표는 "현재 22종의 후보물질 중 3종을 선정해 이달 말까지 1종을 선정한 후 비임상을 진행하고 올해말 임상을 본격 시작할 예정"이라며 "해당 프로젝트의 명칭은 프로젝트M, 이른바 겨자씨프로젝트로, 대한민국 백신주권 확보를 위한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플랫폼 중 mRNA 플랫폼의 백신 개발을 추진하는 것은 추후 발생할 신종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는 매우 신속하게 백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mRNA 백신 개발과 생산을 위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500만 도즈의 GMP 생산규모까지 확보하고 있어 추후 정부의 지원과 기술 이전 등이 이어지면 내년 8월까지 1억도즈 이상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문제는 이달까지가 토종 mRNA 백신을 만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빨리 결정해야만 내년 8월까지 설비가 들어와 완공까지 가능해진다"면서 "또한 원자재 등이 독점화돼 있는 상황인데, 정부가 주도적으로 일회용품 원자재 회사들과 제약기업들을 매칭시켜 자체 생산, 개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필름회사와 바이오회사를 연결시켜 원자재백을 만들 수 있게 하거나, 미생물배양 회사와 바이오회사를 연결해 디자인(설계)을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탁생산만 하는 글로벌 백신허브가 된다면 세계의 공장 역할만 해주게 되는 것이다. 백신주권을 갖는 글로벌 백신 허브가 돼야 협상력을 갖고 신속한 신종감염병 대응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 자체가 무기가 되고 있고, 자체적인 개발, 생산 역량이 없으면 전세계 시장에서 도태된다. 핵심역량과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화이자나 모더나로부터 기술이전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만의 기술력을 갖고 협상력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컨소시엄을 통한 시너지전략을 펼쳐야 한다. 제약회사와 민관이 협력해 mRNA 플랫폼 백신 개발을 완주해 우리나라가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형두 의원도 이에 동의하면서 "미국은 지난해 백신개발에 정부가 2조원 가까이 투입했다. 미국 국방부가 백신을 군수물자처럼 획득한 것 처럼 우리도 민간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공공소유의 제조시설을 늘려 일상적 백신 생산 능력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우리도 초당적 접근을 통해 백신체계를 구축하고 자체적 백신을 개발하고 공공소유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양기대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만 하기에는 백신 공급에 한계가 있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가서 다 같이 논의하고 보완하면서 책임도 같이 져야 일이 잘 추진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특위를 구성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제백신연구소(IVI) 제롬 킴 사무총장이 영상축사를 통해 "세계가 백신의 힘과 통제조치를 통해 터널의 끝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때이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응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이다. 한국은 세계적인 백신 허브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활발한 생명공학 분야 보유, 훌륭한 R&D 기반과 투자를 가졌다"면서 "한국이 백신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mRNA를 포함한 코로나19 백신의 생산을 극대화하고 단기적으로 모든 역량과 지원 동원, 플랫폼 기술 발굴 및 개발지원, 말기 임상시험에 대한 자금 등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 쿤스 미 상원의원도 "지금이야 말로 미국 과감한 백신외교를 펼칠 최적의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주요 동맹국과 협력하는데 주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이종성 의원은 "백신개발을 위한 범부처 R&D 부재와 역량 부족, 단기성과 집착과 예측 실패, 전문인력 부족 현상 등은 백신 개발과 주권을 확립해 가는 데 걸림돌도 작용할 것"이라며 "위탁생산개발(CDMO)기업으로 자체 백신 개발, 생산해 글로벌 유통 실현하기 위해 세제 지원에 나서고 제약산업에 민간자금의 원활한 유동을 가능하게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