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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산병원 교수들 "중증‧응급‧희귀 난치 환자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

    4일 진료 재조정 앞두고 정부에 의료전달체계 구축 촉구…전공의 신뢰 회복 위한 조치도 강조

    기사입력시간 2024-07-03 14:09
    최종업데이트 2024-07-03 14:09

    지난 6월 18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 당시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 피켓.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4일부터 진료 재조정에 들어가는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정부에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고 3일 촉구했다.
     
    울산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초래한 국가 비상상황에서 교수들은 중증, 응급 질환에 대한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강도 높은 근로환경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료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대표적으로 암 중 가장 사망률이 높은 폐암의 경우 지난 2021년 3200명이 서울아산병원에서 폐암 등록 보고를 했지만 올해 6개월 동안에는 1100여명이 진단과 치료를 받았다.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의 여파로 진료 차질이 빚어진 데 따른 것이다.
     
    비대위는 이같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폐암은 물론이고 여타 중증질환의 회피가능사망률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강도 높은 진료 축소 및 재조정을 통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진료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는 “진료 재조정 첫날인 7월 4일 주요 수술은 자체 집계 결과 작년 동일 기간 대비 49% 줄었고, 전주 대비 29% 줄었다. 외래 진료 환자는 작년 동일 기간 대비 30.5%, 신환은 42.1% 줄었고 전주 대비 17.2%가 줄었다”며 “이후 지속적으로 진료를 조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정부를 향해서는 “의료전달체계 구축 및 지역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서 시행하길 바란다”며 “암환자와 중증, 응급질환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상적 의료상황과 비교한 통계를 발표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에 집중할 수 있게 강도 높은 정책을 바로 실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전시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 중복 진료를 금지해주시고 이미 시작된 지방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이미 발표한 정책과 예산을 즉시 투입하기 바란다. 눈앞에 닥친 의료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의 역할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교수들은 다른 대학과 함께 바람직한 의료정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깊이 이해하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의료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고, 전공의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
     
    비대위는 끝으로 환자들에게 “송구하지만 정부의 폭력적 의료정책 추진에 의해 촉발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해달라”며 “이미 진단된 질환의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에 대해선 가급적 외래를 예약하지 말고 상급종합병원이 담당할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양보해 달라”고 했다.
     
    이어 “의료붕괴를 방관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는 질책의 목소리를 내달라”며 “정부가 변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최고 수준의 의료를 자랑하며 OECD 통계에서 상위를 차지하던 모든 지표들이 곤두박질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