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화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1일 한국바이오협회와 RX코리아가 개최한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4(BIX 2024)에서 '선택과 집중, 신약개발 조기 상업화 전략'을 주제로 한 세션이 진행됐다.
"신약 개발 기업 '글로벌 진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준비해야"
이날 연자들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의 글로벌 진출 전략 계획 수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가별로 규제, 시장 전략, 환자 지원 프로그램, 공급망 등이 다른 만큼 개발 초기부터 상업화 전략을 세워야 계획한 타임라인을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규제기관과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 센코라(Cencora) 산드라 살라마 앤더슨(Sandra Salama Anderson) 국제상업화 담당 부사장은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진출 국가, 대상 환자 규모 등을 조사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회사는 임상을 진행하면서 첫 번째 시장뿐 아니라 후속 시장에 대한 출시 순서도 미리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업체가 이를 초기에 고려하지 않는다. 각 나라마다 규제와 시장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설정하지 않으면 실수를 범할 수 있다"며 "가격과 시장 접근에 대한 전략적인 결정을 초기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각 선진국의 다른 상황을 언급하며, 나라의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첫 번째 출시 국가의 약가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후속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는 "약가는 시장마다 매우 다른데, 한 국가에 약을 출시하면 후속 시장에서의 가격 책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느 국가에 먼저 출시할지, 최적의 가격은 얼마인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정부가 아닌 민간 중개자를 통해 가격을 협상한다. 정부 협상을 통해 약가가 정해지는 유럽과는 다르다. 유럽은 공동 임상 평가도 진행 중이며, 각 국가마다 개별적으로 가격을 협상 한다. 캐나다는 10개 주가 있고, 각 주에서 가격 협상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공급망은 간소화된 반면, 유럽은 매우 세분화돼 있어 공급망의 역학을 이해해야 한다"며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진행한다면 출시 전략 타임라인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독일 마이다스 파마(Midas Pharma) 마틴 바우어 대표와 미국 CSSi 라이프 사이언스(CSSi LifeSciences) 짐 세르기(Jim Sergi) 대표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등 규제기관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르기 대표는 "FDA는 개방적이고 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조직이다. 특히 외국 기업이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이 많다. FDA의 유일한 임무는 공공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다. FDA로부터 보완 등을 고지받았을 때 내용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FDA에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며 "이때 '공식적인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우어 대표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부터 FDA, EMA 등 규제기관과 소통해야 한다"며 "이들에게 자문을 받고 초기부터 논의해야 한다. 규제기관의 권고나 조언을 임상에 녹이면 향후 신약 출시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규제기관은 해당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어떻게 작용하는지,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데이터 품질을 중요하게 본다. 이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 혹은 통제되지 않는 제품 등이 시장에 출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라며 "데이터의 질을 경쟁력으로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美 생물보안법으로 무너진 중국 기업 신뢰…한국엔 기회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미국 생물보안법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세르기 대표는 "우리 모두가 (공식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지만 중국 기업의 신뢰가 무너졌고, 미국 시장에서 어려워졌다"며 "역으로 한국에는 굉장히 큰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제 미국과 한국 대표를 만나 위탁개발생산(CDMO) 기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한국이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마틴 대표는 "실제로 의뢰인들이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한국의 CMO를 추천하기도 한다. 이는 퀄리티 때문"이라며 "또 아시아 진출에 용이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