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발간된 미국 내과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는 남성의 대표적인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효과를 다룬 여러 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는 미국의 9개 대학이 2010년 6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실시한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에 대한 결과들로, 주로 테스토스테론이 골밀도와 기억력, 심혈관계 위험, 빈혈 개선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연구였다.
해당 임상시험은 65세 이상 남성 중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두 번 측정한 평균이 275L/ng 미만으로 나타난 성선기능저하증(symptomatic hypogonadism)을 보인 788명의 노년 남성들을 대상으로 했다.
테스토스테론 겔은 젊은 남성의 평균 수준에 속하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하도록 1년간 투여됐다.
먼저,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이는 노년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골밀도와 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관한 논문이다.
남성 역시 여성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낮아지고, 골밀도가 떨어져 골절의 위험이 증가한다. 이에 남성도 호르몬 치료가 골밀도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지 살펴본 연구다.
이중맹검법으로 실제 치료군과 위약 대조군을 비교했는데, 연구 결과 1년 간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그룹이 위약그룹에 비해 요추의 vBMD(Volumetric Bone Mineral Density, 체적 뼈광밀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골강도가 유의하게 높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말초 뼈보다 기둥 뼈가, 그리고 엉덩이 뼈보다는 척추 뼈의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로 노년층에 있어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골절 위험을 낮추는지를 입증하기 위해 보다 큰 규모의 장기 연구를 할 필요성이 제시된다.
다음은 테스토스테론의 치료가 노년 남성의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본 연구다.
임상시험 참여자들 중에서 주관적인 기억력 감퇴 증상이 있거나 언어 및 시각적 기억력 검사에서 수행능력 저하를 보이는 것으로 정의된, 고령으로 인한 기억력 장애를 가진 493명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연구 결과, 1년 동안 남성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환자군이 위약 대조군에 비해 기억력과 인지기능에 있어 유의한 개선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노년 남성의 3분의 1이 앓고 있는 빈혈을 개선하는데 있어서도 테스토스테론이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됐다.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이들의 헤모글로빈 농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빈혈(헤모글로빈 ≤12.7g / dL)이 있는 126명과 원인을 알 수 없는 빈혈 증상을 보인 62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원인 유무와 관계 없이 빈혈 환자들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이 연구는 원인 불명의 빈혈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보이는 65세 이상 남성에 대해 테스토스테론 수치 측정이 고려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노인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치료가 비석회화 관상동맥 플라크(noncalcified coronary artery plaque volume)의 진행을 늦춘다는 가설을 테스트하기 위해 실시한 연구도 있었다.
170명의 관상동맥 CT혈관조영 검사 결과 테스토스테론 겔 치료군이 위약군에 비해 관상동맥 비석회화 플라크의 부피가 현저히 늘어났다.
반면, 남성 호르몬이 결핍된 남성에 있어서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TRT)의 심혈관계 위험을 조사하기 위한 또 다른 연구도 발표됐는데, 여기서는 장기간의 추적조사 기간 동안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받은 남성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아침에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 안드로겐 결핍 남성에서 TRT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최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노년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테스토스테론의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와 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데, 그 이점과 위험성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