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6일 ‘가치기반 의료시스템으로의 전환 과제와 성과 측정’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의료시스템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가치(Value)에 대한 개념을 논의했다.
미국 랜드연구소 쉐릴 댐버그(Cherly L. Damberg) 선임연구원은 “의료시스템에서는 이해 당사자들이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라며 “각각의 역할을 다할 때 무엇이 환자에게 최고의 결과를 가져올지 확인하고, 이를 시스템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댐버그 연구원은 “환자를 중심에 놓고 어떤 특정 상황마다 환자가 최적의 치료를 받게 할 때 가치 기반 의료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다”라며 “가치 기반 의료시스템의 출발점은 환자”라고 강조했다.
일본 토요대 히데카주 이나가와 교수는 “의료 분야는 의료서비스 공급자와 보험 지급자, 환자 등의 이해 관계가 다 다르다”라며 “서로 간의 합의를 거쳐 가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나가와 교수는 “의료시스템의 가치를 측정할 때 다양한 지표 중 어떤 점을 가장 우위에 둘지가 찾기가 어렵다”라며 “가치가 환자 치료 과정(process), 산출(output), 결과(outcome)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타라 키란(Tara Kira) 교수는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찾기 위해 노력할 때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 이때 환자들이 의료서비스 제공자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줘야 한다”라며 “앞으로 의료시스템이 나아갈 방향은 환자 중심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캐나다는 일차의료 인력을 교육해 이들이 환자에게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라며 “한국의 사정은 다르지만 1, 2, 3차 의료기관이 열린 마음으로 환자를 위해 논의해야 의료시스템 개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실 김윤 교수는 “가치를 높이기 위한 보상 체계가 있어야 한다”라며 “가치는 단위가 아니라 집합적인 서비스이고, 공급자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장기간의 결과로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서인석 보험이사는 “한국은 의사나 환자 모두 기본 진료 중심보다는 초음파나 엑스레이를 찍는 등의 의료행위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라며 “의료시스템 개혁은 제도가 아니라 수십년간 쌓인 진료 문화를 바꿔나가는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