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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정법원 앞에 선 교수들 "비현실적 의대 증원에 교육 불가…북한 독재 정권인가"

    충북의대·부산의대 교수협의회 회장 "늘어난 학생 수용할 공간도, 가르칠 환경도 안 돼"

    기사입력시간 2024-03-22 12:03
    최종업데이트 2024-03-22 12:04

    충북의대 교수협의회 최중국 회장, 부산의대 교수협의회 오세옥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내년부터 의대정원이 대폭 증원되면서 의학교육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서울행정법원 앞에 모인 의대 교수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대증원 배정 결과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교수들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를 상대로 의대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충북의대 교수협의회 최중국 회장은 늘어나는 학생을 가르칠 공간도, 교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충북의대는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4배 이상 늘어나며, 가장 큰 정원 증가폭을 기록한 곳이다.
     
    최 회장은 ”현재 충북의대가 보유한 강의실로는 200명을 수용할 수 없다“며 ”충북 청주 소재 본 캠퍼스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가야하는 오송에 새로 건물을 지었지만, 거기도 강의실 2개와 기숙사만 있을 뿐 충분한 교육환경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1년에 카데바를 10구 정도 기증을 받으면, 49명의 학생들이 8~10개의 특수 실험실에서 해부실습을 한다”며 “카데바는 일반인들의 시신을 기증 받기 때문에 학교나 정부가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게 아니다. 49명이 하던 교육을 200명이 진행하면 어떨지 걱정이 앞선다. 병원에서 이뤄져야 하는 임상실습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또 “의대는 교육 환경이 적정한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으로부터 주기적으로 평가를 받는다”며 “200명으로 정원이 늘어난 영향으로 인증을 받지 못하면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의사 국가고시 시험을 볼 자격이 박탈된다”고 우려했다.
     
    의대정원이 125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난 부산의대의 오세옥 교수협의회장은 현 정부의 의대증원 강행이 ‘북한식 독재 정권’을 연상하게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오 회장은 “대통령이 그렇게 자유민주주의를 외쳤으면서 지금은 거의 북한식 독재정권을 따라가는 게 아닌가 싶다”며 “김정은이 말하면 공산당이 받아적고 군부가 실행하듯, 지금은 대통령이 말하면 복지부가 받아적고 검찰, 경찰이 집행하고 있다. 이건 자유민주주의라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부산의대 모든 시설은 125명을 기준으로 맞췄다. 200명은 결코 되지 않고, 가르칠 교수도 부족하다”며 “정부가 전임 교수 정원 100개를 준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기금교수 180명 중 100명이 전임교수로 이동할 뿐 전체 교수 숫자는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복지부나 교육부는 우리 대학에 한 번도 실사를 하러 오지 않았다. 그냥 밀어붙이기식으로 행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자유롭게 토론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길 대통령실에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이날 오전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를 상대로 낸 입학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사건을 심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