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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공급 순조롭다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백신에 대한 불신...공감과 소통으로 해결해야"

    [의대생 인턴기자의 생각] 송지은 인턴기자 이화의대 본4

    기사입력시간 2021-06-10 07:02
    최종업데이트 2022-01-25 10:56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송지은 인턴기자 이화의대 본4] 6월 1일 기준 미국의 백신 접종 완료 비율은 41.1%로 절반 채 되지 않는다. 화이자와 모더나 제품을 3억명(6억회)분 확보해 놓은 백신 ‘부자’임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낮은 접종률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는바로 ‘낮은 수용성’이다. 이렇게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할 의지를 밝힌 가운데,한국도 미국에서처럼 낮은 수용성으로 인한 기대에 못 미치는 접종률의 가능성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길게는 10년 까지도 소요되는 백신 개발과는 달리,코로나19 백신은 개발과 긴급 사용 승인을 받기까지 불과 약 1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한 짧은 접종 기간으로 인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데이터로는 면역 지속 기간 및 중증 부작용 발생에 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다.이러한 ‘불확실성’은 과장되고 왜곡된 보도 등에 의해‘위험하고 안전하지 않은 백신’으로 변질되었고, 결국 ’백신 공포’를 조장하기에 이르렀다.이 틈을 타 정치권에서는 이를 정치 싸움의 도구로 삼으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가시켰다는 의견도 분분하다.

    국내 접종 시작 전부터 안전성에 대한 설득이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정부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 6월 4일 온라인으로 열린 '코로나19 예방접종 과연 안전한가' 포럼에서 “정부는 미디어, 전문가와 함께 국민들이 백신에 대해 가지는 감정과 생각을 충분히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유교수는 “한 국내 조사 결과에서 ’접종 시 이상 반응을 본인이 경험할 가능성이 낮다’에 대한 응답은 22.9% 밖에 되지 않았다“며, “실제적인 위험이 적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라도 국민들이느끼는 위험은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정부와 전문가가 아무리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백신의 안전성을 입증하고 전달하더라도 이 방식으로만 진정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개인의 접종 의향을 이해함과 동시에 “좋은 센터,숙련된 보건 인력 등을 갖춤으로써 안전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국내의 사회적인 여건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사회가 누려온 예방 접종의 긍정적인 효과와 그 의미를 되살리기를 희망했다.

    이러한 소통과 함께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이 긴급 사용 승인된 점을 고려해 백신 안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먼저 과학적, 사실적 근거가 없는 왜곡된 보도에 대해 신속한 정정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한 이상 반응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대처로 국민들과의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대응책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가짜 뉴스에 대한 정정 보도, 예방 접종 피해에 대한 국가보상체계 및 이상 반응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는 ‘질병관리청 코로나19 백신 및 예방접종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안전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접종률을 늘리기 위한 노력 또한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수준에서는 백신 접종의 긍정적인 효과를 알리는 등 접종을 권장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 선례로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포스터 제작 및 배포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야외 마스크 미착용, 집합 인원수 제한 완화 등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접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먼저 접종 절차를 간소화 해야 한다. 또한 젊은 층의 접근성 확보를 위한 모바일 기기의 적극 활용, 전자기기 이용이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한 전화 예약 방식 등 세대에 따른 예약 방식에 차별성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 직장 혹은 학업으로 백신 맞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야간 접종 시행도 고려해볼 수 있다.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선별 진료소가 K-방역으로 큰 주목을 받은 것처럼 드라이브 스루 접종 방식 도입이 다시 한번 접종률 증가에 기여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이 방법으로 접종 속도를 끌어올린 바 있다.

    정부는 접종률을 높이는 노력과 더불어 접종이 전 세대에서 고루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각 나이 대에 필요한 종류의 백신 물량이 갖춰져야 한다. 그리고 의료기관이 적은 지역 주민, 장애인, 고령인구등과 같이 백신 접종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 계층과 사각지역을 파악하고, 임시 보건 시설 운영, 차량 지원, 접종 정보 지원 등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1년하고도 4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국민들에게 백신 공급 소식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정부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있다. 정부는 국민들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대해 공감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허위 정보들에 대한 주의를 당부해 국민들로 하여금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처럼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해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