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는 5일 故(고) 신형록 전공의 산재 승인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의 너무나 당연한 판정을 환영하며, 이번 판정 결과가 전공의 과로 재해를 근절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근로복지공단은 5일 근무 중 병원 내 당직실에서 사망한 故 신형록 전공의 유족이 제출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에 대해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그러나 가천대길병원과 정부는 아직 유족이나 전공의들에게 사과도 없고 반성이나 변화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판정 결과에 감사하게 생각하나, 산재 승인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특별근로감독 등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전협은 "대한민국 대부분의 병원은 사람을 연료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전공의들은 의료 최전선에서 밤낮을 지새우며 환자를 위해 묵묵히 희생을 감내하고 있다"며 "고인의 죽음으로 전공의가 당직 근무 중 사망하는 등 근무환경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공의 과로는 결국 환자 안전, 그리고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이에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 3월 23일 전국 전공의 대표자 대회를 열고 환자 안전과 전공의 과로 재해 근절을 위해 다음 5가지 과제를 요구한 바 있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첫째, 야간 당직 시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전공의 1인당 담당 환자 수 제한이 필요하다. 둘째, 입원전담전문의(의사 인력)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병원평가지표에 입원전담전문의 비율을 포함하고 별도의 재정지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셋째,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집중 계도기간을 운영하고 추가 보조 인력을 통해 환자 진료와 관련 없는 업무를 재조정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넷째,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 구성 개편을 통해 피교육자인 전공의 참여를 높이고 매년 수련환경 평가를 공개하여 결과에 따라 우수 수련병원을 지정해야 한다"며 "마지막으로, 전공의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미준수 건별 혹은 전문과목별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시정명령 이후 무작위추출을 통해 현지평가를 시행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산재 승인 판정이 난 만큼 가천대 길병원은 유족 앞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사회적으로 약속해야 한다"며 "또한 정부는 앞으로 대한민국 전공의들에게 이런 비극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진지한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 책임 있는 대답이 있을 때까지 1만6000명 대한민국 전공의들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