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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산협 "비대면진료 참여 의사 10명 중 6명 '7일 처방 제한' 반대"

    비대면진료 시행 의사 설문조사 결과…응답 의사 63.6% '의사의 처방권 등 전문적 재량을 존중하는 법제화' 가장 중요

    기사입력시간 2026-05-27 15:26
    최종업데이트 2026-05-27 15:26

    사진=원격의료산업협의회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27일 정부가 추진 중인 비대면진료 하위법령 방향에 대한 참여 의료인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비대면진료 시행의사 10명 중 6명이 신규 환자 처방일수 7일 이내 제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사는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원산협 회원사 비대면진료 플랫폼(닥터나우·나만의닥터·솔닥·굿닥)에 참여 중인 의사 1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하위법령에서 검토 중인 ▲신규 환자 처방일수 7일 이내 제한 ▲처방 가능 의약품 범위의 행정적 제한 ▲의료기관당 비대면진료 비율 30% 상한 등 세 가지 핵심 쟁점에 대한 참여 의사들의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추진됐다.

    원산협이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 의사의 62.1%(169명)가 신규 환자 처방일수 7일 이내 제한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동의 응답은 33.5%(91명)에 그쳤으며, 처방 가능 의약품을 행정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은 52.9%(144명)로 과반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환자에게 일률적인 7일 처방 제한이 도입될 경우 우려 사항(복수 응답)으로는 '장기 복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의약품 처방이 어려워져 치료 연속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응답이 70.6%(192명)로 가장 많았다.

    원산협은 이러한 우려는 플랫폼 이용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를 3회 이상 이용한 환자의 73.9%가 동일 성분 의약품을 반복 처방받고 있어, 비대면진료 수요 상당수가 만성·반복 관리 목적에 있다는 설명이다.

    원산협 측은 "처음 만난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처방을 7일로 제한할 경우, 동일 약을 장기 복용해야 하는 환자 다수가 약을 받기 위해 매주 진료를 반복하거나 치료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응답 의사의 39.3%(107명)는 '의료취약계층·직장인·양육자 등 대면진료가 어려운 환자의 의료접근성이 제한될 것'을 우려했다.

    원산협 측은 "실제로 플랫폼 신규 이용자의 98%가 '초진'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다니던 병원이 비대면진료를 제공하지 않거나 진료시간·거리 등의 이유로 대면 접근이 어려운 환자가 플랫폼을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이런 환자에게 7일 처방 제한이 적용되면 애초 대면 접근이 어려웠던 환자의 접근성이 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참여 의사들의 우려가 환자 이용 데이터로 그대로 뒷받침되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논의 중인 안대로 하위법령이 확정될 경우 비대면진료 생태계의 급격한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응답 의사의 3분의 1 이상(36.0%, 98명)이 법 시행 전부터 비대면진료 제도 참여 축소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진료건수 전망에서는 응답자의 53.7%(146명)가 20% 이상 감소를 예상했으며, 전체 응답자의 13.6%(37명)는 '사실상 참여가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원산협 측은 "의료 현장에서는 규제 중심의 하위법령이 마련될 경우,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한시적 허용'에서 '시범사업'으로 전환되던 시기에 의사 참여가 급감하며 현장 혼란이 빚어졌던 전례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입법 취지와 무관하게 제도 시행 전부터 비대면진료 인프라의 연쇄 이탈과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정책 결정 과정에 실제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응답 의사의 78.3%(213명)가 '비대면진료에 실제 참여 중인 의료인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반영되고 있다'는 응답은 7.0%(19명)에 불과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하위법령 규제안은 의료 현장과 공감대를 전혀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위법령에 대한 정책적 취지와 근거를 '모른다'고 답한 비율은 59.6%에 달했다.

    비대면진료의 안정적 도입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복수응답)로는 '의사의 처방권 등 전문 재량을 존중하는 법제화'가 63.6%(173명)로 1순위에 올랐다. 이어 ▲비대면진료 비율 제한 완화(45.6%, 124명), ▲의사·환자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40.1%, 109명), ▲처방 가능 일수 현행 유지 및 완화(39.0%, 106명)가 뒤를 이었다.
     
    자유응답에는 현 규제안에 대한 현장의 다양한 우려와 의견이 담겼으며, 7일 처방 제한이 약국 운영 현실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또한 30% 비율 제한이 소규모 의료기관에 미칠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컸다.

    한 응답자는 "소규모 개인병원이나 나홀로 산부인과는 비율로 환자수를 제한하면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환자수가 더 줄게 된다"고 답했다. 또 다른 응답자는 "환자수가 적어 경영이 어려운 의원들이 비대면진료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데, 단순히 환자수의 30%로 제한하는 것은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하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야간 응급 소아 진료가 차단되는 구체적 사례도 제기됐다.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 응답자는 "낮 비대면진료만 열어도 30%를 초과해버려, 입법 전에 하던 야간 비대면진료를 닫게 됐다. 야간에 응급한 소아들의 비대면진료를 더 이상 못 하게 되는 것은 비대면진료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원산협 이슬 공동회장은 "의사의 임상 판단권 보장과 환자 안전은 규제 강화가 아닌, 데이터 중심의 거버넌스로 달성해야 할 과제"라며 "우리에게는 지난 6년간 검증된 비대면진료 데이터가 있고,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PHR 인프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제도를 안착시켰으므로 정부가 현장 데이터와 글로벌 표준을 고려하여 보다 전향적인 제도 설계에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원산협 선재원 공동회장은 "정부가 신규 환자에 대한 처방일수를 7일 등 일률 제한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규 환자 처방일수를 7일 이내로 규제할 경우 고혈압·당뇨·탈모 등 장기 처방이 필요한 만성·경증 질환자의 치료 연속성이 끊기게 되고, 결국 환자 의료비와 시간 등 사회적 비용이 가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건설적인 데이터 중심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산협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비대면진료 하위법령 수립 과정에 의료 현장의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도록 정부·국회와 소통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사진=원격의료산업협의회